다들 성실 바이러스에 감염이 됐는지 마감을 넘기는 족족 검토를 마치고 수정을 요구하는 바람에 지난 주부터 진짜 미친듯이 날마다 마감을 한개도 아니고 심한 경우엔 2개 이상도 연참으로 막았다.
미친 듯이 마감 막는 와중에 회의가 하나 잡였고 조금 전 11시에 마감 막고 뻗어 있으니 또 다른 곳에서 수정 요구가 날아오긴 했지만 그래도 둘 다 다음 주니까. ^^
어제 포스팅을 할 여력이 눈곱만큼이라도 있었으면 쌍시옷으로 점철된 포스팅이 하나 나왔겠지만 냉정을 되찾은 지금은 걔 때문에 나의 품위를 손상시키면 안 된다는 우아한 자세로 복귀.
오늘은 중요한 약속이 있어서 불가능이지만 이제 기운을 모아서 내일부터는 광화문에 출근을 해주셔야겠다.
나 정말 게으른 인간이고 평화롭게 살고 싶다고. 나라 걱정 같은 건 안 하는 나를 왜 이렇게 나라 걱정에 밤을 지새는 애국지사로 만드냐고!!!
어제 열 받는 와중에 그래도 좀 위로를 주는 글이 하나 있어서 퍼왔다.
너희들 덕분에 내가 쪽팔리지 않고 산다. ㅠ.ㅠ
기특한 것들.... 토닥토닥. 동창회 인간들은 딴나라와 이메가 일당들과 있는 걸 너무 많이 봐서 솔직히 못 믿겠고 나중에 장학금이나 연구 발전기금 모금하면 그거나 내야겠다.
서울대 단과대 학생회장단 성명서
총투표의 결정에 겸허히 복무하며 서울대는 끝까지 촛불을 들 것이다
얼마 전 많은 언론을 통해 ‘의제 확장에 대한 의견수렴이 충분치 않아 입장을 정할 수 없다’는 총학생회의 입장이 왜곡되어 인용되면서 파장이 일었다. 보수 언론에서는 환영하며 이를 확대보도했고, 시민들은 서울대 총학생회의 성급한 발언에 실망하여 질타와 비판을 가했다. 총학생회는 곧바로 언론 보도가 왜곡된 것이라며 정정 보도를 요청했지만, 결국 이후 거리에서의 촛불집회에 함께할 수 없음을 밝혔다. 여전히 시민들은 촛불을 들고 있고 총투표를 통해 학우들과 함께 결정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가 이루어지지도 않은 상황에서 촛불의 거리를 포기한 판단에 대해 유감을 표명할 수 밖에 없다.
총투표를 통해 총학생회의 미국산쇠고기 수입 반대에 대한 광범위한 활동을 인준한 많은 학우들의 뜻을 소중하게 이어나가기 위해서, 또한 학생들의 동맹휴업에 뜨겁게 박수를 보내주었던 수많은 시민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총학생회는 광우병의 불안이 사라질 때까지 가장 열심히 활동해야 한다. 그것이 의견수렴 절차를 강조했던 현 총학생회의 원칙을 지키는 것이다. 민주주의는 ‘아래로부터’ 만들어진다. 총투표나 총회 같은 ‘형식’ 속에서 만들어지기도 하지만 그것을 초과하는 의미를 가지는 것, 서로가 일상적으로 소통하는 가운데 합의되고 도출되는 것이 민주주의다. 오늘 이 자리에 단과대 학생회장들이 모인 것은 ‘아래로부터의’ 요구로 다시 쓰는 우리의 민주주의를 이야기하기 위함이다. 또한 시민들이 촛불을 내릴 때까지 결코 우리의 촛불과 깃발을 내리지 않겠다는 다짐을 학우들, 시민들과 함께 하기 위함이다.
정부는 이제 협상을 할 만큼 했다며 고시 강행을 서두르고 있고, 여당과 제 보수단체들도 이에 힘을 보태고 있다. 그러나 해결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때문에 여전히 수많은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추가협상은 기만이라고, 이명박 정부로 인해 증폭될 불안이 아직 가시지 않았다며 밤새워 촛불을 지키고 있다. 하기에 우리 학생들도 촛불을 끌 수 없다.
처음부터 촛불집회는 가장 강력한 정치의 공간이었다. “국가의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의 기본정신이 송두리째 무너지는 것을 무기력하게 바라보는 것이 결코 ‘평화’가 아님을 시민들은 온 몸으로 보여주었다. 시민들이 발언하는 것, 그것이 바로 정치라는 그 평범한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우리는 얼마나 많은 밤을 지새웠던가. 단일하지 않은 요구, 한정되지 않는 권리가 민주주의를 확장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오래전부터 배워오지 않았던가. 시민들과 함께 승리하는 그 길에 서울대 인들도 계속 함께할 것이다. 그/녀들의 정치를 한마디 말로 제한하려 들지 않고, 우리 역시 그 속에서 무수한 대안을 제시할 것이다. 촛불집회가 시들해 진다고 이야기하면서 또 다시 시민들을 속일 기회를 노리고 있는 이명박 정부에게 아직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고 이야기할 것이다. 추가협상이 아닌 재협상을, 불안함이 아닌 안정을, 눈물이 아닌 희망을 시민들과 함께 발언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