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후에 예정됐던 회의 하나가 취소. 날도 더운에 올 필요 뭐 있냐. 자료 올려놨으니까 그거 보고 전화로 회의하자는, 평소라면 아주 기특한 제안인데... 이 더운 날 선풍기 부여안고 헥헥거리는 집보다는 에어컨 돌아가는 쾌적한 사무실이 더 좋은데. ^^; 어차피 제일 더울 때 한달을 제외하면 난 회의는 질색이니 감사하기로 하자.
그런데... 이와 반대로 회의를 엄청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_-; 어제 4시부터 밤 9시까지 마라톤 회의를 한 것도 모자라서 다음주에 또 회의. 그리고 감수자들과 최종 회의는 1박 2일 어쩌고 하던데 내가 총 맞았냐. 딴소리하고 잡담하는 시간만 줄였어도 어제 저렇게 긴 회의를 안 해도 됐는데 짜증 엄청 났음.
어제 회의 중간에 대빵이 자기 운동하러 가야 한다고 2시간 브레이크를 선언해서 (--;;; 을의 설움. ㅠ.ㅠ) 빈 시간동안 책 보다가 현대 백화점 식품매장에서 노닥거렸는데 역시 부자들이 애용하는 백화점이라 그런지 희한한 것들이 많다. 당장 필요하지도 않고 또 비싸다는 걸 알면서도 왜 그렇게 사고 싶은게 많은지. 충동구매의 위험은 다행히 가방이 작았던 덕분에 자제됐고 (^^) 꼭 필요했던 큐브 타입 크림치즈와 와인 안주용 개별 포장 모듬 치즈만 사봤다. 몇년 전 상품권 증정기간에 받아 지갑에서 놀고있던 상품권을 드디어 사용했고. 그러고나니 돈은 썼는데 돈은 더 생기는 즐거움 사태가. ^^ 아침에 베이글 구워서 크림치즈 발라먹었는데 맛있었다. 필라델피아보다 더 부드러운 것 같음.
지난 6월부터 7월까지 스트래스 엄청 받게 하고 나를 들들 볶아댔던 일이 어제 1차 시사를 통과하면서 얼추 마무리. 1차 시사 반응이 좋았다니 다행이다. 더빙 마친 최종 마스터를 보니 내가 떠올리던 이미지보다 좀 거칠게 나왔는데 감독은 그런 살짝 거친 이미지를 원했다니 뭐... 영상에 대한 최종 선택권과 책임은 그쪽에 있으니 그냥 패스. 멘트 계속 예쁘고 추상적인 것을 외치면서 수정 요구할 때는 속으로 엄청 열 냈는데 역시 많이 고치니 매끈하고 괜찮다. 더빙 전날까지 계속 볶아댔던 걸 미워하지 않기로 했음.
유학간 뒤 20년 가까이 연락이 끊겼던 고교 동창과 통화하고 다음주나 다다음주에 만나기로 했다. 고등학교 때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것들이 미팅도 하는 등 찰떡같이 붙어서 열심히 노는 두 소녀였는데... 걔는 대학 붙자마자 바로 커티스로 갔고 -욕 엄청 먹었다. 다닐 것도 아니면서 결국 다른 애 한명 떨어뜨린 격이 됐으니- 난 재수하느라 정신없는 와중에 연락이 끊겼었다. 워낙 좁은 바닥이라 귀국 후 소식은 전해들었지만 연락은 이상하게 안 하게 됐었다. 걔 남편과 나랑 친한 감독의 부인이 선후배다 있다보니 부부동반 모임하다가 내 얘기가 나와서 전화를 했다고 함. 만나면 재밌을 것 같다. ^^
작년에 영국 지사로 파견나간 이후 또 어영부영 연락 않고 있던 ㄷ씨의 청첩장을 메일로 받았음. 이번 주에 한국 잠깐 들어온다니 붙잡고 앉아서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봐야겠다. 이번 주는 소원했던 인간관계가 재건되는 주간인듯. ^^
이 바쁜 와중에 틈틈이 구청에 전화해서 소고기 들어간 음식(쌀국수와 스테이크. -_-+++) 팔면서 원산지 표시 안 한 동네 음식점들 상호와 위치 알려주며 빨리 나와 단속을 하던지 지도를 하던지 하라고 아주아주 예의바르게 진상을 떨어줬고 (^^;;;) 아무리 바빠도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떨어줄 예정이다.
날도 더운데 오늘 촬영 간 팀은 잘 하고 있는지 모르겠군. 나는 저녁에 겨울옷 싸들고 냉동고로 피서예정.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