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이요법 주의사항을 보니 콜레스테롤 환자용 추천식단이 거의 내 식단이던데.... 결국은 엄청난 운동부족이란 얘기겠지.
내일부터 엄청 바쁘거나 춥지 않는 한 뽀삐랑 산책 나가고 또 집에서 자전거 30분은 타야겠다.
그리고 1월부터는 집 뒤에 있는 요가 학원이나 길 건너편에 있는 발레학원의 성인 스트래칭 강좌에 등록을 해야지.
어머니 쪽 할아버지들이 모두 중풍으로 돌아가신 터라 중풍을 일으키는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게 영... ㄷㄷㄷㄷ 맛있는 걸 계속 먹고 살려면 이제부터라도 신경을 써야지. ㅠ.ㅠ
2. 회의하러 가는 길에 몇년 전 같이 일했던 여자 PD한테 전화가 왔는데... 우리가 그때 같이 일하던 프로덕션에서 함께 기획해서 SBS에 넣었던 그 기획안이 모 케이블 방송에서 그대로 방송되고 있다고 한다. 솔직히 하늘 아래 새로운 게 하나도 없으니 비슷한 아이디어를 냈나보다 할 수도 있겠지만 코너 꼭지까지 똑같다면 좀 그렇기는 하다. 그 프로그램 무지 만들고 싶어했던 그녀는 열받아 거의 우는 수준.
에효호... 이 바닥에서 이런 일 한두번이냐고, 뭐란다고 나서봤자 우리만 미친 X 되니까 그냥 참으라고 달래긴 했지만 나도 기분이 갈수록 영 묘~해지네. SBS에서 그때 기획안 심사했던 작가나 PD가 외부로 빠지면서 쓸만한 것 모아둔 거 다 들고 갔겠지.
하여간... 방송국에서 하는 프로그램 공모에 편성팀과 사전 교감없이 기획안을 낸다는 자체가 바보짓이다. 그래서 요즘은 자체 제작 말고는 안 하고 있음. 아주 가끔 해도 절대 그 기획서만 갖고는 제작할 수 없도록 러프하게. 그러니 만날 떨어지지. ㅎㅎ; 그래도 공짜로 아이디어 갖다 바치는 건 이제 그만 하고 싶다. 그동안 한 것도 충분함.
그 프로그램 기획했던 자체도 잊고 있었는데... 진짜 안 들은 것보다 못한 소식이다. -_-;
3. 몇달째 다음주~ 다음달~하면서 질질 끌어온 감독과 드디어 통화를 하기는 했는데... 그것도 내 전화로 했으면 안 받았을 텐데 회의하러 간 곳 전화로 걸었더니 받더라. -_-+++
고소를 당했다는 둥 어쩌고 변명을 잠깐 늘어놓다가 다시 전화를 준다고 하더니 또 감감 무소식. 내일까지 기다려보고 문자 보낸 다음 또 꿩 궈먹은 소식이면 고소는 나한테도 당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줘야할듯.
예전부터 ㅅㄱ를 좀 친다는 소리는 들었어도 나한테는 안 쳐서 그냥 모르는 척 해줬더니 역시 제버릇 남주는 거 아니다.
우리 학교에는 학교 특성상 당연히 전교조 선생님이 없었다. 나 2학년 때 담임 선생님이 가입을 했다가 짤릴래, 타올래 하는 소리에 바로 깨갱하고 나온게 유일하기 때문에 그게 얼마나 심각한 상황이었는지 알 수도 없었다.
처음으로 알게된 건, 같은 아파트 사는 동네 동생 겸 내 과외제자 고등학교 졸업식에 갔다가 그 입구에서 졸업식을 보러 온 쫓겨난 전교조 선생님과 학교 사수대라고 해야하나? 여하튼 경비원들을 포함한 학주로 짐작되는 그 일단의 인물들의 실랑이를 보면서였다.
내가 가르쳤던 내 아이들이 졸업하는 걸 보러 왔는데 왜 막냐는 그 선생님의 항변에 실린 진심이랄까, 그 느낌이 너무나 강해서 정말 오랜 세월이 흘렀는데도 기억이 생생하다. 나서지는 못하고 엉엉 우는 몇몇 아이들을 보는 심정도 착잡했고. 아마 그 선생님이 내 선생님이었다면, 당시에 기운이 좋았던 나는 졸업도 하는 마당인데 우리 선생님 왜 막냐고 악다구니를 쳤겠지만 남의 선생님 일에 나설 수는 없으니 그냥 안타까운 마음만 갖고 말았다.
하지만 그때 학교에서 쫓겨난 전교조 선생님을 봤던 아이들은 그 뒤로도 오랫동안 그 얘기를 했고, 꽤 큰 상처였던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걔네 중 한명의 표현을 거의 그대로 옮기자면, 실력도 없이 돈이나 밝히는 XX들은 남아 있고 그나마 우릴 제일 위해주고 열심히 가르쳐 주는 선생님들만 다 짤렸다고 하면서 분개를 하던 기억이 난다.
저걸 보면서 저 반 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물론 원하는 만큼의 관심이 자기 자식에게 집중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잘 짤렸다고 좋아하는 학부모도 분명히 있을 거라는데 붕어빵 50개쯤 걸지만... 개인적으로도 우울한 일이 많은 날... 사회까지 아주 그냥 겹으로 밟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