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선 | 부키 | 2009.2.15
자료 읽기 시리즈 2탄이다.
달라지는 세계를 먼저 읽지 않았다면 이 책에도 꽤나 감동을 많이 받았을 텐데... 그 책이 번역되어 출간되기 전에 원서를 엄청 많이 참고했는지 인물 소개부터 사회적 기업에 대한 정리까지 그 책에서 거의 발췌해다시피한 부분들이 많아서 좀 뜨아~했다. 하지만... 내 입장에서는 일단 입시용 요점 정리 엑기스를 만들어 준 셈이니 욕할 처지는 못됨. ^^
침팬지와 비슷하지만 침팬지와 달리 평화적이라는 영장류 보노보를 데려다가 제목을 뽑은 센스는 근사한 것 같다. 일단 눈에도 확 들어오고. 요점과는 좀 거리가 먼 얘기인데 이 보노보들이 살고 있는 자생지가 지금 지구상에서 가장 심각한 내전이 벌어지고 있는 곳 중 하나인 콩고 민주 공화국이라는 역설 때문에 혼자 좀 웃었다.
각설하고 책 내용을 정리해자면 첫 장에서는 유명한 사회적 기업가들을 소개하고 있다. 근데 이 부분을 읽으면서 개인적으로는 좀 혼란이 되는게 NGO와 NPO, 사회적 기업의 차이가 명확하게 무엇인지 헷갈리기 시작한다. 사회적 기업이라면 기업 활동을 통해 그 이윤을 다시 사회적 사업에 재투자하는 게 아닌가? 그런데 도서관 사업을 벌이는 존 우드며 가난의 대물림을 끊는 교육 지원 사업을 하는 얼 마틴 팰런이며 데이비드 위시의 사업은 사회적 기업이라기 보다는 NGO에 가까운 것 같은데??? 이 명확치 못한 부분은 기획안이 확정되고 본격적으로 진행에 들어가면 관련 전문가들을 만나서 공부를 좀 해야할 것 같다.
프로그램에서 써먹을만한 건 마틴 피셔의 오로랩. 이것이 일반인들에게 흥미를 끌고 또 여기저기 입맛을 맞춰주기 좋은 사회적 기업의 틀에 맞는 케이스인 것 같다. 이 부분을 집중 추적을 해봐야겠음.
내가 프리랜서라 그런지 프리랜서 노조를 만든 사라 호로위츠의 얘기는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다. 한국에서도 독립PD 연합이라고 일종의 노조가 출범하는 등 프리랜서들도 자기 권리찾기에 서서히 나서는 분위기던데... 우리 직종은 과연 언제쯤? 이라는 질문을 던져봤다.
두번째 장에서 소개하는 건 세상을 바꾸는 사회적 기업, 저자는 그것을 보노보 기업이라고 칭한다. 소개되는 1번 타자는 유명한 그라민 은행. 그라민 은행의 시스템이 최근 제에 봉착해 요즘 새롭게 돌파구를 찾고 있단 내용이 쏙 빠지긴 했지만 초창기부터 전 세계에 소액 무담보 대출이라는 새로운 변화를 일으킨 과정을 소개하는 데는 모자람이 없다.
그외에 시빅 벤처스는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한국 사회에서 능력있고 건강한 노인들의 인생 이모작과 사회 변혁, 봉사와 연관해서 따로 프로그램을 만들어도 충분히 먹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은퇴 이후 30년 가까운 세월이 남아 있는데 집안에 앉아 썩이기에 아까운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이 우리나라에도 꽤 많다. 그 전문적인 능력을 사회적 기업이나 자원 봉사라는 형태로 끌어낸다면 국가는 최소한의 예산으로 최대의 복지 효과를 끌어낼 수 있지 않을까? 이 부분은 좀 더 생각이 정리된 다음에.... 이것도 일단 급한 분을 끈 다음에 연구를 좀 해봐야겠음.
3장은 위에서도 언급했듯 달라지는 세계에 분산되어 소개돼 있었던 아쇼카의 시스템이며 이상, 선발기준 등을 요약해놓은 발췌본에 가깝다. 좋은 정보를 일찍 접한 사람의 선점 권리라고 인정할 수 있겠지만 좀 여러가지를 섞었다면 좋았을 것을..
4장은 기자 출신다운 아주아주 깔끔한 요점 정리. 한눈에 확 들어오게 도표도 있고 해서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사회적 기업이라는 게 많은 의미에다가 여러가지 얼굴을 갖고 있지만... 나라 돈을 끌어와야 하는 입장에서 나는 2007년 5월 뉴욕 타임즈에 실렸다는 기사 제목을 금과옥조로 삼아야겠다.
돈도 벌고 세상도 구하는 비지니스.
돈도 벌고 세상도 구하는 비지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