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에 차 문화대전에서 지른 홍차. 그동안 잎차 위주로 질렀더니 잎차는 뜯지도 못한 것들이 줄줄이지만 티백은 똑 떨어진 터라 동생이 꼭 티백 좀 사놓으라고 해서 티백만 질렀는데 그 중 하나이다.
홍차 부스가 제일 안쪽에 있었고 거기 갔을 때는 이미 총알이 거의 소진된 상태라서 제대로 지르지 못하고 왔다. 그때는 그러려니~ 했는데 집에 돌아와 앉으니 선물하거나 회사에 두고 먹어도 좋은데 좀 더 질렀더라면 하는 아쉬운 홍차들이 머리에 동동동.
테일러스 오브 헤로게이트와 아마드, 아크바 중에서 가격은 제일 세지만 그래도 우리 취향에 제일 잘 맞는 (입은 정말 요물이다. ㅠ.ㅠ) TOH 앞에서 빈약한 지갑을 들고 고민하다가 이걸 애프터눈 다즐링을 골라왔다. 오늘 날도 좀 꾸물꾸물하고 차 한잔 하기 딱 좋은 날이라 오후에 티백 하나를 개봉~
이렇게 생긴 친구다.
티백 홀더도 박람회에서 사온 것.
본래 목적은 티캐디 받침대로 만든 것 같던데 내가 보기엔 딱 티백 홀더라서 그렇게 쓰기로 했음. ^^ 산업대 학생들이 부스를 만들어서 자기들이 만든 티 관련 용품을 팔고 있는데 거기 게 디자인이며 색감들이 괜찮은 게 많았다. 아직 홍차 다구의 속성을 완전히 파악하지 못했는지 모양만 그럴듯하지 너무 무겁거나, 점핑에 별반 도움이 되지 않는 모양의 티팟들이 많지만 자꾸 참여하고 또 마셔보보면 뭔가 감이 잡히겠지. 저 티백 홀더와 티캐디, 밀크 저그를 사왔다. 동행한 ㅇ씨는 밀크 저그 대신 잔 받침을 샀음. 워머고 예뻤는데 그건 돌아보고 와야지~ 하다가 깜빡해버렸음. -_-
세컨드 플러시 다즐링이라는데 한국물이 연수인 걸 감안해서 살짝 우리고 티백을 잽싸게 빼버려서 그런지 실론 느낌도 살짝 나는 게 은은한 맛과 향. 다즐링 특유의 강한 수렴성이나 은은한 꽃향기는 느껴지지 않지만 티백에서 너무 많은 걸 바라지 않는 고로... 20개에 만원이면 한국에서는 훌륭한 가격에 그럭저럭 괜찮은 홍차를 건졌다고 생각한다.
이제 여름이 다가오는 터라 오늘 같은 날씨가 아니면 아마 가을이 될 때까지는 얌전히 티백 홍차들을 넣어둔 케이스에 모셔놓을 듯 싶다. 다즐링이 마시고 싶은데 잎차 우리고 어쩌고 하기 귀찮을 때 부담없이 잘 마셔줄 것 같음.
겨울에 카페쇼 때도 가서 같은 가격대로 있으면 또 사와야겠다.
이렇게 티타임을 가졌음~ ^^
장마철에는 몇번 더 이런 사치를 누릴 수 있겠지.
박람회세어 여름 냉차용으로 과일차를 사왔는데 그건 또 어떤 맛일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