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광복 60주년이던 해에 만들었던 한국 현대 문학사 다큐멘터리에서 난 이런 나레이션을 썼었다.
- 레이저 쇼 그리고 2000년대의 막이 오른다.
- 김대중 대통령 북한 방문 보는 모습. 21세기가 열린 첫해. 2000년 6월 13일.
- 비행기에서 내리는 모습 한국인들은 한국 대통령과 북한 주석의 만남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 고은 인터뷰 SOV... 우리 민족의 축제에요.
- 군인 동상 또 하나의 금기가 깨졌다.
작가들의 온 몸을 지겹게 감고 있었던,
이념 전쟁의 굴레가 공식적으로 사라졌단 의미
저 나레이션을 쓸 때 글이 손끝에서 퐁퐁 솟아나는 것 같았고 진심으로 행복했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우리는 경제 뿐 아니라 민주화에서도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트렸던 것 같다.
빠른 시일 내에 지금 이 암흑 시대를 정리하면서 '우리를 다시 한번 휘감았던 그 지겨운 굴레를 이제 영원히 벗어던졌다' 는 나레이션을 기쁘게 쓸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