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종 | 수선재 | 2009.10.8-9
머리를 식히기 위해 읽은 책.
나도 늙는지 서울을 떠서 근교 1-2시간 거리의 경치 좋은 곳에 집을 짓고 허브 가든이랑 텃밭 키우면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부쩍 들고 있다. 아직은 도시의 편리함과 문화생활을 벗어날 엄두를 내지 못하지만 이 마음에 더 커지면 언젠가는 일을 칠지도 모르지. ^^ 어쨌든 이 책은 대리 만족 겸 언젠가 올지도 모를 그날을 위한 정보 수집의 일환으로 구입한 책이다.
몇몇 블로그에서 열손실이 많은 벽난로와 구들을 결합해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하는 벽난로 온돌방에 대한 글을 보고 정보를 찾다보니 이 책까지 왔다.
이 책의 저자는 자신이 직접 고안한 벽난로 온돌방이 있는 황토흙집을 짓고 귀농을 해서 살고 있다. 자연과 동화되고 자연스럽게 순화되는 삶을 이상으로 삼고 집도 그 정신에 입각해서 짓고 살고 있는데 이 책에는 그가 시도한 몇가지 벽난로 온돌방에 대한 얘기와 함께 그가 추구하는 정신에 대해 구구절절 풀어내고 있다.
이화종씨란 사람의 귀농한 삶과 그 사유가 그가 사는 집과 연관되어 계속 설명되고 있는데 그 생각에 동의하거나 혹은 그런 소소한 얘기들을 읽으며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그 부분이 만족스러울 것이고 나처럼 자세한 정보를 찾으려는 사람은 사족처럼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이 책을 낸 출판사가 명상이나 도 닦는 류의 단체인데 이화종씨도 그 사상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다. 결국 공감하느냐, 별반 공감하지 않느냐, 혹은 흥미가 있으냐 없느냐의 차이일듯.
사유가 많다고 정보가 없는 건 아니고 꽤 자세히 나와 있긴 한데... 가장 중요한 도면들이 수기로 되어있다. 책 제목부터 카피까지 정보의 냄새를 풀풀 풍기면서 내놓고 있다면 그런 부분은 알아보기 쉽게 작업을 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 이건 저자가 아니라 편집부에게 하는 불평이다.
물론 어느 정도 건축의 경험이 있거나 집 짓는 현장에서 구들 놓는 걸 본 사람이라면 그런 스케치성 그림을 보고도 맥락 파악이 다 될 것이다. 하지만 나같은 초보자는 그림을 보면서 높낮이라던가 이런저런 파악되지 않는 부분이 많아서 갑갑하단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이것 역시 편집진의 나태함인데- 개인의 메모이다 보니 맞춤법이 틀린 게 있는데 그 부분이 전혀 수정되지 않아서 더 거슬렸다. 마지막에 부록으로 구들장 조감도가 있긴 한데 그것 역시 별반 성의는 없어 보였음.
그래도 듣고 상상만 하던 벽난로 온돌방의 원리에 대해 막연하게나마 그 원리를 알 수 있게 된 것은 큰 수확이다. 이분이 주장하는 이상적인 주택과 도시 생활에 찌든 내가 생각하는 이상의 차이가 좀 있긴 하지만 그래도 일맥상통하는 부분들이 있다는 것도 발견했고. 특히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건 추구하는 원리는 거의 극과 극인 패시브 하우스와 벽난로 온돌방에 사용된 열 사용의 매커니즘이 거의 비슷하다는 것이다.
탈서울을 꿈꾸면서 전원주택이나 귀촌(귀농 아님!) 관련 카페나 정말 시골로 내려간 사람들의 블로그를 기웃거리며 집짓기에 대한 글들을 읽다보니 가장 많이 나오는 고민거리가 단열과 난방이다. 한옥 지은 사람의 블로그를 보면 한옥이 제일 멋진 것 같고, 통나무나 황토벽돌집을 보면 또 그게 땡기고 목조 추택이나 스틸하우스 등등 온갖 집들을 섭렵해서 구경하면서 언제 갈지 (혹은 영영 가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내가 살고 싶은 집의 아우트라인이 살살 그려지기 시작한다.
현재 내 머릿속에 있는 그림은 에너지 제로를 지향하는 패시브 하우스. 완벽한 단열과 태양열, 태양광 등을 추구하면서 보조 난방으로 화목을 때는 페치카를 설치한 패시브 하우스를 보면서 내 생각에 거의 근접하다고 생각을 했는데, 거기에 벽난로 온돌방의 원리도 더해질 것 같다. 아마 다른 획기적인 게 없다면, 내가 집을 지을 때는 그 방향으로 가게 될 듯.
그나저나 한국서 집을 지으면 태국에서 노후를 보낼 수 없구나... 벽난로에 고구마나 밤은 못 구워먹어도 태국에서도 텃밭이랑 허브 가든은 만들 수 있겠지?
나도 늙는지 서울을 떠서 근교 1-2시간 거리의 경치 좋은 곳에 집을 짓고 허브 가든이랑 텃밭 키우면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부쩍 들고 있다. 아직은 도시의 편리함과 문화생활을 벗어날 엄두를 내지 못하지만 이 마음에 더 커지면 언젠가는 일을 칠지도 모르지. ^^ 어쨌든 이 책은 대리 만족 겸 언젠가 올지도 모를 그날을 위한 정보 수집의 일환으로 구입한 책이다.
몇몇 블로그에서 열손실이 많은 벽난로와 구들을 결합해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하는 벽난로 온돌방에 대한 글을 보고 정보를 찾다보니 이 책까지 왔다.
이 책의 저자는 자신이 직접 고안한 벽난로 온돌방이 있는 황토흙집을 짓고 귀농을 해서 살고 있다. 자연과 동화되고 자연스럽게 순화되는 삶을 이상으로 삼고 집도 그 정신에 입각해서 짓고 살고 있는데 이 책에는 그가 시도한 몇가지 벽난로 온돌방에 대한 얘기와 함께 그가 추구하는 정신에 대해 구구절절 풀어내고 있다.
이화종씨란 사람의 귀농한 삶과 그 사유가 그가 사는 집과 연관되어 계속 설명되고 있는데 그 생각에 동의하거나 혹은 그런 소소한 얘기들을 읽으며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그 부분이 만족스러울 것이고 나처럼 자세한 정보를 찾으려는 사람은 사족처럼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이 책을 낸 출판사가 명상이나 도 닦는 류의 단체인데 이화종씨도 그 사상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다. 결국 공감하느냐, 별반 공감하지 않느냐, 혹은 흥미가 있으냐 없느냐의 차이일듯.
사유가 많다고 정보가 없는 건 아니고 꽤 자세히 나와 있긴 한데... 가장 중요한 도면들이 수기로 되어있다. 책 제목부터 카피까지 정보의 냄새를 풀풀 풍기면서 내놓고 있다면 그런 부분은 알아보기 쉽게 작업을 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 이건 저자가 아니라 편집부에게 하는 불평이다.
물론 어느 정도 건축의 경험이 있거나 집 짓는 현장에서 구들 놓는 걸 본 사람이라면 그런 스케치성 그림을 보고도 맥락 파악이 다 될 것이다. 하지만 나같은 초보자는 그림을 보면서 높낮이라던가 이런저런 파악되지 않는 부분이 많아서 갑갑하단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이것 역시 편집진의 나태함인데- 개인의 메모이다 보니 맞춤법이 틀린 게 있는데 그 부분이 전혀 수정되지 않아서 더 거슬렸다. 마지막에 부록으로 구들장 조감도가 있긴 한데 그것 역시 별반 성의는 없어 보였음.
그래도 듣고 상상만 하던 벽난로 온돌방의 원리에 대해 막연하게나마 그 원리를 알 수 있게 된 것은 큰 수확이다. 이분이 주장하는 이상적인 주택과 도시 생활에 찌든 내가 생각하는 이상의 차이가 좀 있긴 하지만 그래도 일맥상통하는 부분들이 있다는 것도 발견했고. 특히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건 추구하는 원리는 거의 극과 극인 패시브 하우스와 벽난로 온돌방에 사용된 열 사용의 매커니즘이 거의 비슷하다는 것이다.
탈서울을 꿈꾸면서 전원주택이나 귀촌(귀농 아님!) 관련 카페나 정말 시골로 내려간 사람들의 블로그를 기웃거리며 집짓기에 대한 글들을 읽다보니 가장 많이 나오는 고민거리가 단열과 난방이다. 한옥 지은 사람의 블로그를 보면 한옥이 제일 멋진 것 같고, 통나무나 황토벽돌집을 보면 또 그게 땡기고 목조 추택이나 스틸하우스 등등 온갖 집들을 섭렵해서 구경하면서 언제 갈지 (혹은 영영 가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내가 살고 싶은 집의 아우트라인이 살살 그려지기 시작한다.
현재 내 머릿속에 있는 그림은 에너지 제로를 지향하는 패시브 하우스. 완벽한 단열과 태양열, 태양광 등을 추구하면서 보조 난방으로 화목을 때는 페치카를 설치한 패시브 하우스를 보면서 내 생각에 거의 근접하다고 생각을 했는데, 거기에 벽난로 온돌방의 원리도 더해질 것 같다. 아마 다른 획기적인 게 없다면, 내가 집을 지을 때는 그 방향으로 가게 될 듯.
그나저나 한국서 집을 지으면 태국에서 노후를 보낼 수 없구나... 벽난로에 고구마나 밤은 못 구워먹어도 태국에서도 텃밭이랑 허브 가든은 만들 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