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촌동생이 크리스마스 선물로 보내준 세 종류 스콘 중 마지막 남은 메이플 스콘과 클로티드 크림을 뜯었다.
티웨어 역시 몇년 전 동일인이 보내준 애프터눈의 티세트.
티포원에 웬 보울이냐고 투덜거렸는데 스콘 같은 걸 담기에는 접시보다 이게 괜찮은 것 같기도 하고...
옆구리나 쩍~하고 터져서 벌어진 가장 이상적인 형태의 스콘이다.
잘 구워진 마들렌은 배꼽이 불룩하게 올라오고 역시나 잘 구워진 스콘은 이렇게 옆구리가 터진다. ^^
오븐에 넣고 덥히는데 메이플 시럽의 향기가 거실에 폴폴~
냄새가 좋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좀 걱정이 되는 게, 난 메이플 시럽을 와플이나 핫케이크에 뿌려서 먹는 건 좋아해도 메이플 시럽을 활용한 가공품은 좋아하지 않는다. 그 맛이 너무 강해서 취향에 맞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 걱정을 하면서 접시에 담았음.
그런데 역시나 베노아! @0@
향은 강하지만 맛에는 아주 은은하니 살짝 배어나올락 말락. 메이플 시럽이라는 정체성은 보여주면서 절묘하게 부드럽고 은은해서 전혀 거부감을 주지 않는다.
그리고 중간중간 씹히는 호두 역시 일품이었음.
특히 감탄한 게 호두의 속껍질을 다 까서 특유의 약간 씁쓸한 맛이 전혀 나지 않도록 해놓은 것이다.
속껍질 까는 게 얼마나 손이 많이 가는 일인데 그걸 다 해놓다니 놀라고 감동스러우면서... 그래도 이 가격을 받으니 그 정도는 당연히! 라는 생각이 교차.
그래도 비싸게 받아먹으면서 돈값을 못하는 것들이 넘쳐나는 세상에 그래도 받는 만큼 소비자에게 배려를 해주는 게 팍팍 오는 건 마음에 든다. 다음에 일본에 가면 베노아 티룸에서 맛있게 먹어주고 또 한짐 사들고 와야겠다. ^^
베노아 스콘에는 베노아 티를 곁들여 주는 것이 예의겠지만 메이플와 애플티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고, 베노아 다즐링은 다 마셨고, 베노아 기문은 좀 남아있지만 이 역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아서 차는 가장 무난한 ??? 다원의 닐기리를 택했다.
무난하니 괜찮은 선택이었음.
다음에 일본 가면 꼭 베노아에서 파인 다즐링이나 퓨어 다즐링 사와야지~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