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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설

정지민 & 변듣보

by choco 2010. 2. 1.
내게 있어서 둘의 공통점은, 책을 읽어야 한다는 어릴 때부터의 그 몸에 밴 의무감을 저 멀리~ 안드로메다로 보내주는 능력자.

정지민이 진중권씨가 블로그에 올린 글에 대해 파르르~하며 읽기도 힘들 정도로 장문의 답변을 ㄴㄷㅇㄹ 어쩌고 하는 인터넷 신문에 기고했던데, 그 동네 클릭수를 올려주고 싶지 않아서 링크는 생략. 

책 좀 읽다가 자야겠다는 생각을 천리만리 날려주는 한 귀절만 퍼왔다.

나는 천상 인문학도다. 진중권 같은 연예인을 지망하는 사이비 석사가 아리스토텔레스를 허술하게 인용해서, 교양에 목마른 무지한 어린아이들을 낚을 때, 나는- 비록 PDF파일일지라도- 아리스토텔레스 원문을 혼자 공부했다. 그가 TV에 나와 시시덕거릴 때 나는 TV를 아예 없애고 몇 년을 살아왔다. 남들이 커피나 먹고 수다 떨 때 나는 독서를 했다. 이것이 내가, 그가 보기에 “잘났다고 생각”할만한 이유다.

TV를 없애고 책만 몇년을 읽은 결과가 저렇게 뭔 소리를 하는지 도무지 알아듣기 힘든 글을 쓰게 되는 거라면 쉬운 글= 밥벌이인 나로서는 절대 회피해야겠구만.  잘난 척이 아니라 빠른 독해가 생업 능력의 일부인 나도 2-3번은 정독을 해야 뭔 소린지 알아들을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쟤를 대상으로 방송을 만드는 것도 아니니 한번으로도 족함. 

예전에 진중권씨랑 싸울 때 변듣보도 매주 인문학 서적을 서너권씩 읽고 어쩌고 했던 것 같은데... 그때도 인문학 서적 읽고 싶은 욕망이 싹 달아나더니 정지민의 글을 보니까 갑자기 책 읽는 시간을 줄이고 TV 보는 시간을 늘려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잘난 정지민의 위치에서 보자면 나도 사이비 석사겠지만, 정지민이 앞으로 어디서든 박사 학위를 딴 다음이라면 몰라도 이대 석사(그녀가 석사라는 가정 아래)가 서울대 석사한테 할 소리는 아닌 것 같구만.  현재 상황만 놓고 볼 때 그녀의 이대 학위보다는 진중권의 서울대 학위가 객관적으로 더 윗길이 아닌가?   언제 이대와 서울대의 대학 순위가 바뀌었지?  

더불어 하나만 더. 아리스토텔레스 원문이라면 그리스어 아닌가?????  그리스어 독해도 하나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