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페어
쉔&자오 커플 금메달, 팡&통 은메달, 사브첸코&졸코비 동메달. - 만족.
러시아를 밀어주기 위해서 쇼트에서 줄세우기를 하지 않았다면 내가 응원하던 팡&통의 금메달도 가능하지 않았을까 살짝 아쉽기는 하지만 쉔&자오의 금메달에는 크게 불만은 없다. 팡&통 커플도 은메달이라는 것에 대해 불만스러워하지 않는 듯. 하긴... 가와구치&스미로프 팀이 차려놓은 밥상을 엎지만 않았다면 이 결과도 힘들었을 테니까 뭐. 여하튼 프리에서 생애 최고의 연기를 보여준 팡&통 커플에게 박수를~
월드에서 금메달의 아쉬움을 풀면 좋겠지만... 이를 박박 갈고 있을 유럽 피겨계가 과연 그 꼴을 봐줄지. 2008년 예테보리 대회에서 장&장이 마땅히 받았어야 할 금메달을 사브첸코&졸코비에게 헌납한 선례를 볼 때 유럽이 줄줄이 삽질을 하지 않는 이상 힘들겠지.
무호토바네나 바자로바네의 미래를 개인적으로 기대하고 있음. 특히 이제 싸우지 않고 사이 좋은 무호토바네를 보면 2014 소치가 기대된다. 바자로바는 제발 점프 연습 좀....
남자 싱글.
라이사첵 금메달, 제냐 은메달, 다카하시 동메달. - 불만.
파리에서 밀라노로 가는 와중에 공항에서 잠깐 라이사첵의 모습이 화면에 지나가서 왠지 오싹했는데 들어와보니 역시나 라이사첵이 금메달을 땄더구만. 얼마나 잘 했나 하고 봤는데.... 쩝.... 2002년 토리노 때 이리나가 받았어야할 금메달을 사라 휴즈가 어이없이 채어간 정도까진 아니지만... 역대 남싱 금메달 중에 가장 감흥 없고 스피드 없고 재미 없는 연기라는 소리는 해야겠음.
제일 짜증나는 건 기술이 아니라 예술성이니 프로그램의 완성도니 어쩌고 하는 헛소리들. 저 자리에 랑비, 제프리나 하다 못해 제레미나 조니 위어, 다카하시, 오다가 있었다면 납득하겠지만 라이사첵에게 뭔 예술성. 그리고 2008년 시즌까지 라이사첵이 "난 내 프로그램에 쿼드를 꾸준히 넣고 있어요~" "난 내가 쿼드를 뛰고 있다는데 자부심을 느껴요~"라는 소리를 인터뷰 할 때마다 하지 않았더라면 그나마 봐줬을 텐데. 쿼드 뛴다고 온갖 방정을 떨 때는 언제고. 하여간 인간은 입조심을 해야한다.
만약 캐나다가 아니었으면 5위는 조니였을 텐데. 패트릭 챈의 5위도 어이없긴 마찬가지였지만... 그래도 자국 선수가 갈라에 하나쯤은 나와줘야 하고 더불어 홈 어드밴티지라는 게 존재한다는 건 인정해야겠지.
여하튼 토리노 월드 때 유럽, 특히 러시아가 어떤 반격을 할지 궁금함. 연아양 3-3 뛰는데 경기 중계하는 러시아 해설자들이 라이사첵에 뒤지지 않는다는 표현을 하는데 완전히 이를 박박 가는 게 느껴지더라. ㅎㅎ;
아이스댄스
버추&모이어 금메달. 데이비스&화이트 은메달. 돔니냐& 샤발린 동메달 - 그럭저럭 납득
미국과 캐나다가 원하는 줄 세우기 시나리오가 완벽하게 성공했다는 점에서 씁쓸한 맛이 없잖아 있기는 하지만 버추& 모이어의 금메달은 인정. 홈 어드밴티지도 본인들의 실력이 있으니 받쳐줄 수 있는 거니까. 별다른 논란의 소지 없이 확실히 잘 하긴 했다. 다만 은메달부터는... 은메달에 미국을 올려놓기 위한 공작이 올림픽 전부터 너무나 노골적으로 보여서 이 팀에 대한 호불호와 상관없이 저 못된 짓꺼리가 확 망해버리면 좋겠다는 묘한 심술도 생겨서. ^^; 어려운 가운데 좋은 결과를 낸 돔&샤 조에게 축하를 보내고, 돔니냐 언니가 파트너를 갈아버릴지 아니면 이대로 끌고 갈지 앞으로가 궁금하군.
이 아이스댄스도 토리노 월드에서 유럽의 피의 보복이 예상되니 유럽 팀들이 어지간히만 해줘도 포디움에 들텐데... 다들 얼마나 해줄지.
여자 싱글
김연아 금메달. 아사다 마오 은메달. 조애니 로쉐트 동메달. - 만족
김연아가 실수를 하지 않는 한 금메달을 딸 거라고 기대는 했지만 그 실수를 하지 않는다는 게 솔직히 쉬운 일이어야 말이지. 내 기억에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우승 이후 쇼트와 프리를 함께 클린한 건 처음인 것 같다. 그동안 어떻게든 점수 깍아보려고 하다하다 프리 때는 드디어 포기하고 심판들이 손을 든 모양이다. 결정적인 순간에 만루 홈런을 딱 터뜨려준 그런 느낌이다. 남은 토리노 월드에서 우승하고 전설로 은퇴하면 좋겠음. 한 2년 프로로 즐기다가 제냐처럼 올림픽 맞춰서 돌아와도 좋고~ ^^
아사다 마오도 근 몇년 간 두고 볼 때 자기 최고의 연기를 하긴 했는데... 상대가 좋지 않았다. 그래도 연아 프리 뒤에 완전히 무너질 줄 알았는데 꿋꿋하게 해내는 걸 보면서 멘탈도 많이 좋아졌구나라는 생각은 했음. 2007년 월드 때만 해도 축이 줄줄 흘러나가던 스핀이며, 엣지라는 게 도대체 왜 존재하는지 의문을 주던 스텝을 이렇게까지 끌어올린 걸 보면 얘도 재능은 있는 선수인데 왜 그렇게 트악에 목숨을 거는지. 4년 뒤에 다시 도전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지긴 했지만 소치 때 출전 가능한 러시아 3인방 중에서 한 명만 제대로 커도 힘들텐데. 캐나다도 만만치 않지만 홈어드밴티지에 관한 러시아의 철판은 초강력 티타늄이거든. 뭐... 걔네들 다 구르고 혼자 날면 가능할수도 있으니 완전히 포기할 건 아니지만. 러츠는 안 되더라도 최소한 살코는 좀 뛰어줘야하지 않을까?
조애니 로쉐트. 프리에서 점프 한두개를 조금만 더 깔끔하게 했어도 메달 순위가 바뀌지 않았을까 싶기도 했던... 여러가지 악재를 이겨낸 것에 PCS가 좀 더해진 감도 없잖아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동메달은 충분히 받을만 했다.
무시무시한 언니들 뒤에 나와서 기 죽지 않고 해낸 나가수도 앞날이 기대되고 -근데 넌 랜딩 좀 어떻게 해결을 해야할 것 같다- 버린 카드 취급을 받았는지 솔직히 한 것에 비해서는 짜게 점수를 받은 안도 미키도 불쌍했고, 첫 올림픽 출전에 너무도 잘 해준 민정양은 정말 대견. 프리에서 3-2-2를 제대로 붙였다면 12위도 가능했을 텐데 점수표 보면서 내내 아쉬웠다. ^^ 월드 때 잘 하면 1+12가 되서 내년에 3장 확보도 가능하지 않을까 혼자 이렇게 침 흘리며 계산 중.
여싱은 유럽의 유일한 포디움 가능권이었던 카로가 어떻게 견적이 나오지 않을 정도로 삽질을 해주신 덕분에 어쩌고 저쩌고 할 수 없었지만... 레피스토든 누구든 월드 때 조금만 잘 하면 포디움 한 자리 정도는 어떻게 차지할 수 있지 않을까.
토리노 월드 때 유럽과 미주 대륙의 싸움 구경이 아주~ 기대된다. 남의 집 싸움 구경은 즐거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