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 휴머니스트 | 2010.3.23
어제 회의 가는 길에 전철에서 읽으려고 갖고 나간 책. 간택의 이유는 내가 갖고 있는 책 중에 가장 얇아서였다. 회의 다음 코스가 책 벼룩이었기 때문에 짐을 줄이기 위해 골랐는데 양재동으로 가는 도중에 다 읽어버려서 회의 끝나고 이동할 때는 전철에서 좀 심심했었다.
작은 공책 정도의 크기에 총 60쪽의 책. 안에 그림도 많이 들어있고 매 챕터가 2-3쪽이기 때문에 넘어가는 부분에 대한 디자인 배치 등을 감안하면 내용은 더 간략하다. 제목 그대로 작가 노트에 가까운 수준이고 내용은 편집자와 작가의 대화 내용을 간략하게 기록해 놓은 것이다.
미학 오디세이를 읽은 독자라면 책의 내용과 연결지어가면서 그 내용이 바로 이런 이유로, 혹은 이런 과정을 통해서 이뤄졌구나를 찾아가는 재미가 있을 것이고, 나처럼 읽지 않은 독자는 미학 오디세이라는 게 이런 책이로군 하는 장님 코끼리 만지기 정도의 짐작을 가능하게 해주는 책. 하지만 그 자체로도 꽤 흥미진진하니 읽을만 하다.
어떤 주제를 다룬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 작가의 사유와 방향을 따라는 게 대부분인데 여기서는 직접적인 목소리를 듣는 재미가 있다. 어느 정도였나면 미학 오디세이를 한번 읽어볼까 하는 진지한 욕구가 생길 정도로.
전체적으로 가벼우면서 꽤나 곱씹을만한 내용들이 많았지만 특히 내가 동감하는 부분은 <장미의 이름>에 대한 부분이다. '대중들은 흥미진진한 추리 소설로 읽고 전문가들은 그 책에서 철학, 미학, 신학, 기호학, 정신분석학 등을 이용한 현란한 지적 유희에 주목할 것이다.'라는 내용. 이게 바로 소위 명작 혹은 클래식과 빠르게 소모되고 잊혀지는 문화의 차이가 아닐까 싶다.
얼마 전 피나 바우쉬의 카페 뮐러를 보면서 저기 참 많은 코드들이 숨겨져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은 했지만 거의 모른 가운데 그냥 춤과 움직임, 아이디어만을 즐겼다. 하지만 그 분야에 대해 정보가 있는 사람들은 각자 자신들이 아는 것을 찾아내는 즐거움, 소위 지적 유희를 즐겼겠지. 이렇게 이중이나 다중 코드를 활용해 여러 계층의 청자, 혹은 독자를 만족시키는 작품을 창조하는 게 천재들이지 싶은데...
여하튼 내 머릿속에서 정리되지 않고 동동 떠다니던 개념을 이리 간단하게 정리를 해주니 갑자기 진중권이라는 조금은 존재가 달리 보이기도 하다. 전에도 밝혔듯이 난 이 깐죽 캐릭터의 아저씨의 존재를 잘 몰랐고 관심도 없었다. 이메가 시대가 오지 않았다면 진중권이라는 이름은 내게 어떤 흥미도 끌지 못하고 '음악사에 길이 남을 천재 작곡가 진은숙의 동생'으로 영원히 남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시절이 하 수상하다보니 내 돈으로 진중권의 책을 사는 날이 오는구나 라는 실소가.... 물론 추가 적립금을 챙기기 위해 모자란 금액을 채워 넣기 적합한 가장 저렴한 책이었다는 것도 이유가 되겠지만.
제목은 노트지만 적절한 컬러 도판도 풍부하게 들어가 있는, 무게는 가볍지만 내용도 알차고 읽을만한 책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작은 공책 정도의 크기에 총 60쪽의 책. 안에 그림도 많이 들어있고 매 챕터가 2-3쪽이기 때문에 넘어가는 부분에 대한 디자인 배치 등을 감안하면 내용은 더 간략하다. 제목 그대로 작가 노트에 가까운 수준이고 내용은 편집자와 작가의 대화 내용을 간략하게 기록해 놓은 것이다.
미학 오디세이를 읽은 독자라면 책의 내용과 연결지어가면서 그 내용이 바로 이런 이유로, 혹은 이런 과정을 통해서 이뤄졌구나를 찾아가는 재미가 있을 것이고, 나처럼 읽지 않은 독자는 미학 오디세이라는 게 이런 책이로군 하는 장님 코끼리 만지기 정도의 짐작을 가능하게 해주는 책. 하지만 그 자체로도 꽤 흥미진진하니 읽을만 하다.
어떤 주제를 다룬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 작가의 사유와 방향을 따라는 게 대부분인데 여기서는 직접적인 목소리를 듣는 재미가 있다. 어느 정도였나면 미학 오디세이를 한번 읽어볼까 하는 진지한 욕구가 생길 정도로.
전체적으로 가벼우면서 꽤나 곱씹을만한 내용들이 많았지만 특히 내가 동감하는 부분은 <장미의 이름>에 대한 부분이다. '대중들은 흥미진진한 추리 소설로 읽고 전문가들은 그 책에서 철학, 미학, 신학, 기호학, 정신분석학 등을 이용한 현란한 지적 유희에 주목할 것이다.'라는 내용. 이게 바로 소위 명작 혹은 클래식과 빠르게 소모되고 잊혀지는 문화의 차이가 아닐까 싶다.
얼마 전 피나 바우쉬의 카페 뮐러를 보면서 저기 참 많은 코드들이 숨겨져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은 했지만 거의 모른 가운데 그냥 춤과 움직임, 아이디어만을 즐겼다. 하지만 그 분야에 대해 정보가 있는 사람들은 각자 자신들이 아는 것을 찾아내는 즐거움, 소위 지적 유희를 즐겼겠지. 이렇게 이중이나 다중 코드를 활용해 여러 계층의 청자, 혹은 독자를 만족시키는 작품을 창조하는 게 천재들이지 싶은데...
여하튼 내 머릿속에서 정리되지 않고 동동 떠다니던 개념을 이리 간단하게 정리를 해주니 갑자기 진중권이라는 조금은 존재가 달리 보이기도 하다. 전에도 밝혔듯이 난 이 깐죽 캐릭터의 아저씨의 존재를 잘 몰랐고 관심도 없었다. 이메가 시대가 오지 않았다면 진중권이라는 이름은 내게 어떤 흥미도 끌지 못하고 '음악사에 길이 남을 천재 작곡가 진은숙의 동생'으로 영원히 남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시절이 하 수상하다보니 내 돈으로 진중권의 책을 사는 날이 오는구나 라는 실소가.... 물론 추가 적립금을 챙기기 위해 모자란 금액을 채워 넣기 적합한 가장 저렴한 책이었다는 것도 이유가 되겠지만.
제목은 노트지만 적절한 컬러 도판도 풍부하게 들어가 있는, 무게는 가볍지만 내용도 알차고 읽을만한 책이라고 평가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