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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춤

유니버설 발레단 백조의 호수 (2010.3.28)

by choco 2010. 3. 30.
마감하고 저녁 먹은 뒤 8시에 그대로 기절했다가 깼다. 

오늘도 또 마감이 있는 관계로 일찍 일어나기 위해서 다시 자야겠지만 아직은 잠이 오지 않아서 늦기 전에 초 간단으로 갔다 왔다는 기록만 좀 남겨 놓으려고 앉았음.

1. 이번 올림픽 때 라이사첵의 경기를 떠오르게 하는 무대였다.  특별히 흠잡을 건 없지만 그렇다고 사람을 확 잡아끄는 매력이나 아우라도 없는 심심하고 평범한 공연.  그래도 최소한 망하지는 않았고, 또 역할의 무거움을 볼 때 한서혜와 이승현씨 입장에서는 무난한 주역 데뷔라고 봐줘야할 듯.  

2. 그래도 백조의 호수에 일가견이 있었던 발레리나들이 있는 단체다보니 한서혜씨는 상당히 공들여 다듬었다는 게 눈에 보인다.  소소한 것까지 꼼꼼하게 손을 봐줬다는 게 느껴짐.  이승현씨는.... 다른 안무에 비해 UBC의 백조가 왕자의 역할이 작기는 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갈 길이 멀구나 생각.  1막에서는 광대보다 존재감이 약했던 왕자님. -_-;  그래도 견적이 안 나오는 수준은 아니니 패스

3. 견적이 안 나왔던 건 1막의 3인무.  내 인생에서 이렇게 엉망인 왕자 친구의 춤은 다시 만나기 힘들듯.  처음엔 '헐? 저게 뭥미?' 였는데... 그 단계를 지나니까 저 무용수가 어디 다쳤거나 현재 컨디션에 심각하게 문제가 있지 않을까 싶었다.  프로 무용수로서는 있을 수 없는 무대였음. 

4. 이전에 UBC 백조를 본 지 시간이 많이 지나서 확신할 수는 없지만 무며 막 전환이 조금씩이지만 꽤 바뀐 것 같다.   본래 기억은 실제보다 아름답게 포장이 되는 거라 그런지 몰라도 예전 게 더 나은 것 같음.  그리고 클래식의 한계 안에 있는 백조의 호수 중에서 가장 최고는 역시 그리가로비치 버전인 것 같다.  볼쇼이 버전이나 왕자를 많이 강조한 다른 안무들을 보다가 프티파 원전에 가까운 걸 보니까 너무 끊긴다는 생각 + 왕자는 도대체 뭐하는 겨?라는 잡념이 자꾸.  ^^;

5. 그동안 리틀엔젤스 예술회관 (이제는 유니버설 아트센터로 이름을 바꿨음)은 일부 자리를 제외하고는 관람 환경이 최악이었는데 아주 성공적으로 리모델링을 한 것 같다.  좌석간 간격도 좋고 층고는 진짜 이 정도는 훌륭하다고 할 정도로 잘 잡았음.  확실히 공연이며 무대를 아는 단체가 주인이라 책임감을 갖고 감독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성남 아트센터처럼 겉만 번지르르하고 실제로는 최악인 공연장과 진짜 비교됨. 

6. 택시 기사가 길이 막히는 코스를 선택한 바람에 공연에 늦었는데 공연 전에 해설을 하는 순서를 붙인 바람에 차질없이 볼 수 있었음.  평소라면 앞이나 뒤, 혹은 중간에 붙은 그런 잡설이랄지 해설을 싫어하지만 일요일에는 진심으로 고마웠다.  ^^

7. 연이은 마감에다 과음 과식도 모자라 달리기까지 하는 바람에 중간중간 좀 졸렸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