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결과적으로 한 건 아무 것도 없는데 계속 기다리면서 지치기만 했던 한 주. 수정안 보내준다는 곳들은 하나 같이 오늘까지 다 조용하고 회의는 열심히 했지만 본격적으로 들어가는 건 결국 이번 주에는 하나도 없다. 이럴 때 보통은 모든 게 한꺼번에 터지던데 그럼 다음 주는 죽음이라는 소리... 두렵구만. 그런데 문득 내가 이 짓을 앞으로 몇년이나 더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이게 더 두렵군. ^^;
2. 귀국 2주차에 접어드는 동생이 뉴욕에 갈 수도 있을 것 같다. 중국에선 더 이상 못 살겠다고 과감하게 회사도 관두고 들어왔는데 참. ^^; 옛날에 꽤 유명한 사람에게 사주를 봤을 때 우리 부친이랑 내 동생은 집에서 멀리 있을 수록 잘 될 거라고 했다던데 이런 걸 보면 그 사주라는 게 아주 터무니없지는 않은 모양이다. 나중에라면 몰라도 당분간은 타향살이 하고 싶지 않다고 갈까말까의 마음이 반반인 것 같던데... 솔직히 부러움. ㅠ.ㅠ 난 불러만 준다면 뒤도 안 돌아보고 뉴욕으로 날아가겠다. 뉴욕에서 돈 벌면서 살 수 있는 기회가 흔한 것도 아닌데. 어떻게 결정을 내릴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동생이 또 떠나면 뽀삐는 한동안 우울해~의 검은 포스를 폴폴 풍기고 다니고 부친은 심심해 하시겠군.
3. 한명숙 전 총리 재판 무죄 판결.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내릴 수 있는 판단이긴 한데 문제는 그 지극히 일반적인 상식을 정작 가져야할 사람들은 그게 완전히 결핍이라는 것. 더불어 무죄 판결과 상관없이 그 상식과 개념 미탑재자들이 원하는 소기의 목적은 이 재판을 통해 거뒀다는 게 더 화가 난다.
4. 천안함 침몰 사고. 너무 마음이 아파서... 그리고 죽은 젊은이들과 어쩌면 죽음보다 더 한 고통을 겪고 있을 그 가족들을 생각하면 제 3자 주에게 감히 슬픔이니 분노니 어쩌고 할 수 없어서 그냥 가슴 아파 하면서 지켜만 보고 있는데 돌고 돌아 완성되어가는 결론 뽄새를 보면서 드는 생각은 '참으로 애쓴다.' 나머지는 언젠가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류의 다큐멘터리에서~ 군이 관련되어 있는 거라서 한 세대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아무 정파적 고려나 계산 없이 왜 죽었는지는 알 수 있는 세상이 어서 오길.
5. 마음은 마감 상태이나 몸은 비교적 편했던 한 주다 보니 동네 수퍼마켓 세일도 좀 쫓아다니고 어쩌고 하는데... 물가 진짜 장난 아니다. 재작년에도 작년에도 (아마도 그 전에도) 물가가 너무 오른다고 투덜거렸던 것 같은데 이제는 그 체감의 수준이 다름. 전엔 10만원을 뽑으면 그래도 며칠은 갔는데 이젠 시장 한번 돌고 오면 그 돈이 다 어디로 갔는지. 그리고 결과물은 정말 허무하다. 파프리카 하나에 3천원이나 하면 도대체 뭘 먹고 살라는 건지. 한참 잘 먹는 애들 있는 집은 아이들 먹는 것도 무섭다는 소리가 나오겠다.
6. 저렇게 긴축을 해야하는 마당에 동네 대여점 하나가 폐업 정리를 하는 걸 발견하고 또 질렀음. 이미 알짜는 거의 다 빠져나갔지만 그래도 절판되서 못 구한 책 등등 쫌 건졌다. 연재만 보고 어영부영 못 산 책들도 있었는데 어떻게 수정했는지 궁금. 빨랑 보고 재미없는 건 팔아버려야겠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