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쿠스미라는 홍차 회사는 프랑스에 있고, 파리 여러 곳에 매장이 있는데 정작 프랑스에서는 매장 찾아갈 엄두도 못 냈는데 전혀 생각지도 않게 밀라노 리나센테 백화점에서 발견했다. 작은 사이즈의 여러 종류의 차가 든 패키지도 있었는데 거기에 전혀 쓸모없는 인퓨저를 끼워서 부피를 확 늘린 바람에 걔는 포기하고 그냥 땡기는 애들 몇개만 골라왔다.
KUSMI~ KUSMI~노래를 하는 모님이 생각났고, 또 나도 마셔보고 싶어서 지난 주 동생 생일날 동생 친구 ㅎ양이 놀러온 김에 PRINCE WLADIMIR, 블라디미르 대공을 꺼냈다.
1867년에 문을 연 차 회사인 모양이다.
회사 이름이며 저 뚜껑의 벚꽃은 딱 일본이구만 여기서 나오는 차들의 이름을 보건대 태생은 러시아의 냄새를 폴폴 풍기는 쫌 요상한 정체불명의 차.
매장은 샹트 페테르부르크, 런던, 파리, 베를린에 있다고 한다,
솔직히 여기 차는 랩생 소총을 제외하고는 맛이나 향보다는 이름이 끌리는대로 사온 게 많다.
얘도 사실 차 블렌딩에 대한 설명은 살짝 내 취향이 아니지만 이 블라디미르 대공에 대한 내 로망이 있어서.... ㅎㅎ;
잎 크기는 OP급과 BOP의 중간. (잎 사진은 다음엔 잊지 말고 찍어야지... 늘 생각은 하지만 막상 틴을 열면 향 달아날까봐 잽싸게 닫기 바쁘니. -_-;)
차맛이 달아날까봐 대부분 그렇듯 차 사진은 없음.
블렌딩 정보는 시트러스, 바닐라와 각종 스파이스들인데 표시된 블렌딩으로 설명할 수 없는 복잡미묘한 향들이 있다. 아마 스파이스로 간략하게 생략된 저 배합에 뭔가 특이한 게 들어가지 않았나 짐작이 됨.
그리고 바닐라가 일반적인 바닐라 향과 많이 다르고 좀 묘한.... 느낌.
어릴 때나 예전에 먹었던 기억이 있는, 뭔가 익숙하면서도 딱 뭐라고 떠오르지 않는 맛인데... 이건 주인들과 함께 시음을 좀 하면서 정체를 찾와봐야겠다.
수색은 그냥 평범한 홍차색.
맛이나 향은 이름과 달리 진하고 중후한 느낌보다는 굉장히 가볍고 부드럽다.
하긴,... 바닐라와 시트러스가 들어가는데 중후하면 그것도 삐끗하는 맛일 것 같긴 하다.
어쩌니 저쩌니 불평이 좀 길긴 했는데 전체적으로 상당히 만족스러운 맛과 향.
비싼 가격이 좀 부담스럽긴 하지만 그래도 돈값을 하는 친구라는 건 인정하기로 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