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데이비스 (지은이) | 제이 폴 (사진) | 윌북 | 2010.5.6
원제목은 Tasha Tudor's Dollhouse로 1999년에 나온 책이다.
그그저께는 공연 관람, 그제는 간만에 시내에 나갔다 온데다 갑자기 들은 부고로 독산동에 문상 갔다오고, 어제 송내까지 또 자문 받으러 갔다오니까 초저질 체력이 완전 바닥이 나서 일이고 뭐고 그냥 초저녁에 뻗어서 책을 한권 반 봤는데 그중 하나가 이거였다.
컨디션 좋지 않은 날의 독서는 무조건 찜찜하거나 머리 복잡하지 않고, 그림이 많으면 장땡이라는 게 내 주장인데 그런 의미에서 아주 적절한 선택이었다.
어릴 때부터 타샤 튜더의 취미 생활이었던 인형의 집에 대한 세세한 기록이다. 그녀의 코기 하우스를 축소한 것 같은 인형의 집에 사는 엠마와 새디어스 부부 인형. 엠마의 살림살이들은 타샤의 살림살이의 상당수는 섬세한 미니어처로 타샤의 팬이나 친구들이 각자 능력의 범위 안에서 만들어 준 것들이다. 그 나머지는 타샤의 손으로 직접 만든 것들이고.
어릴 때 선물세트의 커다란 상자의 아랫면을 바닥으로, 위뚜껑 부분을 한쪽 벽으로 세워서 거기에 인형을 위한 방을 꾸미는 일을 좋아했던 내게는 정말 부러운 컬렉션이다. 종이 상자 속에 내가 직접 만들어 넣은 옷장이며 침대, 책장과 부엌 살림살이, 책과 공책 등등 내 조악한 컬렉션은 어릴 때는 방청소를 할 때 어김없이 버려졌고, 내가 좀 더 커서는 다 큰 애가 어린애처럼 인형 만지작거린다는 구박에 결국 그렇게 끝을 맺었는데. 내가 열심히 모았던 그 인형들과 갖가지 옷들도 내가 대학을 졸업하고 이사를 위해 짐정리를 하던 그 즈음에 결국 퇴출당했다. ㅠ.ㅠ
그 취미생활이 구박받지 않고 그냥 이어졌다고 해도 내 재주상, 타샤 튜더나 예전에 런던에 있는 장난감 박물관에 전시된 인형의 집들 같은 예술품을 만들어내지는 못했겠지만 그래도 쓰레기장에서 사라진 내 컬렉션들은 내게는 의미가 있는 거였는데... 이 책을 보면서 잊고 있었던 그 추억과 아쉬움이 떠올랐다.
인형을 대대로 물리고 또 그 살림살이들을 대대로 물리는 문화가 어느 정도는 남아 있는 미국과 서구 사회에서 가능한 결과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굳이 인형의 집은 아니더라도.... 우리의 급격한 발전과 변화 속에서 분명 보존되어야할 가치가 있는 아름다운 것들이 유형이건 무형이건 많이 사라졌을 거라는 생각도.
미국 시골에서 살았던 손재주 많은 어느 부지런한 할머니의 인형의 집이 바다를 건너 전혀 다른 문화권에 사는 사람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다. 언젠가 타샤 튜더의 집이나 컬렉션이 기념관이나 박물관으로 꾸며지는 날이 오면 그때는 직접 구경할 수 있겠지.
책과 상관없이 생각이 옆으로 많이 튀었는데, 글씨는 조금, 예쁜 사진과 그림은 엄청 많은, 그래서 좀 비싸지만 머리 복잡할 때 꺼내놓고 후루룩 넘겨만 봐도 흐뭇해지는 고운 책이다. 비싼 책값이 슬프지만 이 정도로 예쁘게 만들려면 이 돈은 써야했을 거라고 위로하고 있음.
책분류는 에세이에 속해 있는데... 오히려 도록이나 사진집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그그저께는 공연 관람, 그제는 간만에 시내에 나갔다 온데다 갑자기 들은 부고로 독산동에 문상 갔다오고, 어제 송내까지 또 자문 받으러 갔다오니까 초저질 체력이 완전 바닥이 나서 일이고 뭐고 그냥 초저녁에 뻗어서 책을 한권 반 봤는데 그중 하나가 이거였다.
컨디션 좋지 않은 날의 독서는 무조건 찜찜하거나 머리 복잡하지 않고, 그림이 많으면 장땡이라는 게 내 주장인데 그런 의미에서 아주 적절한 선택이었다.
어릴 때부터 타샤 튜더의 취미 생활이었던 인형의 집에 대한 세세한 기록이다. 그녀의 코기 하우스를 축소한 것 같은 인형의 집에 사는 엠마와 새디어스 부부 인형. 엠마의 살림살이들은 타샤의 살림살이의 상당수는 섬세한 미니어처로 타샤의 팬이나 친구들이 각자 능력의 범위 안에서 만들어 준 것들이다. 그 나머지는 타샤의 손으로 직접 만든 것들이고.
어릴 때 선물세트의 커다란 상자의 아랫면을 바닥으로, 위뚜껑 부분을 한쪽 벽으로 세워서 거기에 인형을 위한 방을 꾸미는 일을 좋아했던 내게는 정말 부러운 컬렉션이다. 종이 상자 속에 내가 직접 만들어 넣은 옷장이며 침대, 책장과 부엌 살림살이, 책과 공책 등등 내 조악한 컬렉션은 어릴 때는 방청소를 할 때 어김없이 버려졌고, 내가 좀 더 커서는 다 큰 애가 어린애처럼 인형 만지작거린다는 구박에 결국 그렇게 끝을 맺었는데. 내가 열심히 모았던 그 인형들과 갖가지 옷들도 내가 대학을 졸업하고 이사를 위해 짐정리를 하던 그 즈음에 결국 퇴출당했다. ㅠ.ㅠ
그 취미생활이 구박받지 않고 그냥 이어졌다고 해도 내 재주상, 타샤 튜더나 예전에 런던에 있는 장난감 박물관에 전시된 인형의 집들 같은 예술품을 만들어내지는 못했겠지만 그래도 쓰레기장에서 사라진 내 컬렉션들은 내게는 의미가 있는 거였는데... 이 책을 보면서 잊고 있었던 그 추억과 아쉬움이 떠올랐다.
인형을 대대로 물리고 또 그 살림살이들을 대대로 물리는 문화가 어느 정도는 남아 있는 미국과 서구 사회에서 가능한 결과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굳이 인형의 집은 아니더라도.... 우리의 급격한 발전과 변화 속에서 분명 보존되어야할 가치가 있는 아름다운 것들이 유형이건 무형이건 많이 사라졌을 거라는 생각도.
미국 시골에서 살았던 손재주 많은 어느 부지런한 할머니의 인형의 집이 바다를 건너 전혀 다른 문화권에 사는 사람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다. 언젠가 타샤 튜더의 집이나 컬렉션이 기념관이나 박물관으로 꾸며지는 날이 오면 그때는 직접 구경할 수 있겠지.
책과 상관없이 생각이 옆으로 많이 튀었는데, 글씨는 조금, 예쁜 사진과 그림은 엄청 많은, 그래서 좀 비싸지만 머리 복잡할 때 꺼내놓고 후루룩 넘겨만 봐도 흐뭇해지는 고운 책이다. 비싼 책값이 슬프지만 이 정도로 예쁘게 만들려면 이 돈은 써야했을 거라고 위로하고 있음.
책분류는 에세이에 속해 있는데... 오히려 도록이나 사진집에 가깝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