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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춤

국립 발레단 코펠리아 (2010.5.4)

by choco 2010. 5. 7.
별로 쓸 건 없지만 그래도 갔다 왔다는 기록은 남겨야할 것 같아서.

이 공연에 대한 요약은 딱 한 마디 '낚였다'

전막 해설발레라는 광고를 봤을 때 뭔가 좀 찜찜하긴 했지만 어린이날 시즌이니까 어린이 관객 유도를 위해서 그럴 수도 있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이건 뭐 거의 아동극 분위기.  -_-a  안무며 내용 등등은 다 가지치기에 중간중간 해설자가 나와서 춤으로서의 맥은 다 끊어 놓고 있다.  공연 보고 나오는데 부부로 보이는 한 40대 후반의 멋쟁이 아줌마랑 아저씨가 이런 건 줄 몰랐다고 투덜거리는 거 보면서 동병상련 + 조금의 위로를 받았다.  나 혼자만 낚인 게 아니었구나. ㅋㅋ

나처럼 정말 수십년 만에 한국에서 코펠리아를 보는구나~라는 설레임을 안고 온 나 같은 어른들은 낚인 거지만 애들 데리고 온 부모들이나 애들한테는 그럭저럭 볼만한 공연이었지 싶기는 하다.  일단 -애들 입장에서- 좀 지루할만 하면 해설자가 나와서 떠들어대면서 애들한테도 자꾸 말을 시키니까 그렇게 중간중간 기운을 빼놔서 그런지 난동(?)은 없긴 하더라.  

표값이 과히 비싸지 않으니까 내년에도 이걸 한다면 조기예매 기간에 조카나 보러 가라고 예매해 줘야겠다. 

그래도 공연 얘기를 살짝 끄적이고 가자면, 내가 간 날 공연에서 스와닐다는 김리회, 프란츠는 정영재. 

김리회씨는 지금까지 간간히 솔리스트로 등장한 공연에서 별반 좋은 인상을 받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역할이 잘 맞는 건지, 아니면 부담이 적어서 그런건지 아주 시원시원하니 자신감있고 즐기는 춤을 보여줬다.  평범한 무용수라는 인상을 확 지워주는 그런 무대였음.  앞으로 다른 공연이 있으면 좀 눈여겨 봐야겠다.   

정영재씨는 혼자 춤추는 건 괜찮은데 파트너 서포팅이라는 측면에서는 아직 쫌...  남성 무용수의 역할 중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가 서포팅 능력인데 이 정도 가벼운 작품에서 흔들거리는 건 본인이 고민을 좀 해봐야할 것 같다.

올해 국립 발레단 스케줄이 진짜 빡빡하니 죽음의 일정인데, 코펠리아에 등장한 무용수들의 전반적인 동작이며 움직임이 훈련이 잘 된 자신있는 모습이라 다른 공연들도 기대가 된다.  롤랑 프티 트리플 빌과 라이몬다를 5월 28일 이전에 함께 조기예매하면 40% 할인이라니까 (롤랑 프티만 하면 30%) 그냥 둘 다 예매하기로 했음. 

가을에 키로프도 2번은 가줘야 하는데 올 4/4분기는 공연 보러 다니느라고 더 바쁘겠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