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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마시기/식당

양식 - 사마르칸트

by choco 2010. 5. 21.
기분으로는 오늘이지만 0시를 넘겼으니 시간 상으로는 어제 간 러시아 식당.

일본으로 간 ㅅ양의 한국 방문을 기념(^^)해서 모처럼 모였다.  동대문으로 오라고 해서 좀 뜨아 했는데 역시 한 식도락 하는 ㅅ양과 ㄱ감독님의 선택답게 아주 만족스러운 저녁.

소, 소간, 양, 닭꼬치 구이를 비롯해 각종 스프와 샐러드, 각종 고기들을 이용한 러시아 요리들을 파는 러시아 식당이다.  만두 같은 것도 있지만 그건 비추라고 해서 양배추 고기 말이와 양고기 샤슬릭(한꼬치에 3500원), 크림빵을 시켰는데 다 너무 훌륭.  양고기를 진짜 환상적으로 맛있게 잘 구워내왔음. 

그리고 빵도 맛있다.  크림빵이라고 해서 속에 크림이 들어가 있는 줄 알았는데, 반죽에 크림을 섞었는지 빵 위나 속에서는 크림 구경도 할 수 없었음.  그러나 이 빵을 양고기와 같이 먹거나 양배추 고기말이를 자작하게 덮고 있는 그 국물에 찍어 먹으면 진짜 환상.  샤슬릭에 딸려나온 양파를 얹어 먹어도 맛있다.  한국 음식에는 밥인 것처럼 역시 서양 음식에는 그 나라 특유의 맛있는 빵은 필수인듯.

그래서 러시아 스콘 (한 6-7개 든 한봉지가 4천원이던가?)을 한봉지 사서 나눠 가져왔고, 내가 가기 전에 다들 맛있게 먹었다던 고기파이도 하나 사왔다.

러시아 맥주를 파는데 번호가 높이질수록 도수가 높다고 한다.  맛있는 흑맥주가 땡기던 참이라 흑맥주로, 러시아라는 단어에 약간 겁먹어 가장 약한 걸 시켰는데 한 6-7도 정도?  구수~하니 정말 맛있는 맥주였다.  다음에 가면 한 단계 더 높은 걸로 시켜봐야겠다.  그러고보니... 부친도 맛 좀 보시게 맥주를 두어병 사올 걸 그랬다.  러시아 맥주는 한병에 5천원.  충분히 합리적이고 납득 가능한 가격이다. 

회의 때문에 늦게 도착했을 때 일행들은 이미 한판을 해치운 상태여서 다양하게 먹지를 못했다는 게 아쉬움.  다음에 가면 스프와 샐러드 종류도 시켜서 먹어봐야겠다.

여하튼 4명이 이렇게 배가 터지게 먹고 마시고, 각자 집으로 가져갈 고기파이까지 여러개 샀는데 전체 가격은 66000원.  갑자기 애정 지수가 더 확 치솟았음.  

2003년에 오픈해서 처음엔 엄청 작은 매장 하나만 있었는데 7년 동안 그 골목에 3군데로 확장이 된 거라고 함.  정말 한국인, 외국인 할 것없이 끊임없이 사람이 들어오더라는...

뒤늦게 여기에 온 나의 무심함을 한탄하며 앞으로 많이 사랑해주기로 했다.  동생이 돌아오면 날 잡아서 한번 먹으러 가야겠고, 분위기는 그다지 따지지 않고 맛있고 푸짐하고 특이한 음식 좋아하는 사람들과 원정대를 한번 조직해 봐야겠음.

길눈 어두운 나를 위해서 아직 기억이 남아 있는 지금 기록을 해두자면 동대문 운동장 역 5번 출구로 나가서 그 사이 골목으로 들어가 작은 4거리에서 좌회전 -> 치킨집이던가? 보이는 골목으로 들어가면 됨.  골목 입구에 또 다른 러시아 음식점이 있지만 그건 무시하고 들어가면 허름한 사마르칸트가 3개나 있다.  다 같은 집.  추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