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러브 복숭아야 원래 몸값 비싼 친구라 그런지 올해에도 작년이랑 큰 차이가 없지만 얘를 제외하고는 시장에 한번 나갔다오면 정신이 혼미할 지경. 수요일에 동네에서 가장 싼 가판대에서 호박 하나 사려고 했더니 3천원!!!! 들었다가 그대로 놓고 그나마 4개 2천원인 -이것도 봄에는 천원에 3-4개 했는데. ㅜ.ㅜ- 가지 하나 사고, 텃밭에서 직접 키운 채소를 가져와 파는 노점 아줌마한테 못생긴 -하지만 맛있음- 오이를 3개 2천원에 사갖고 왔음.
그리고 목요일에 장 서는데 가서 그나마 2천원인 호박을 감지덕지 하면서... 5천원짜리라는 양배추는 마침 반만 팔면 안 되냐는 할머니가 계시길래 잘 됐다 싶어서 반씩 나눠달라고 해서 2500원에 구입. 파도 한단에 3천원인데 추석 전이라 더 오르면 올랐지 절대 내려갈 것 같지 않아서 역시나 눈물을 머금고 샀다. 이런 식으로 몇개 산 것도 없구만 지갑은 완전 홀쭉. 그다지 많이 먹지 않는 어른들만 사는데도 이 난리인데 한참 잘 먹는 애 키우는 집에선 장 볼 때마다 곡소리가 날 것 같다. 당분간 파채며 골뱅이 파무침 같은 건 멀리해야겠음. --;
ㄱ님이 올 여름에 화분에 상추랑 방울 토마토 키워서 원없이 잘 먹었다고 하던데 나도 상추 모종 좀 사다가 심어볼까? 호박도 비교적 잘 큰다고 하던데 호박 모종도...
2. 사실 이번 주 장보기 파산의 주 원인은 전복에 있었다. ㅎㅎ;
꽃게 풍년이라 꽃게가 엄청 싸다고 해서 장에 갔더니 월요일에는 일찌감치 다 팔리고 없었고 목요일에는 꽃게가 너무 비싸서 가져오지를 않았다고 함. 꽃게탕 한 번 먹기가 정말 힘들다고 포기하려는 찰나 싱싱한 전복 포착. 싸게 준다는 아저씨에게 낚여서 그냥 떨이를 쳐왔다.
덕분에 지갑은 탈탈 털렸지만 저녁에 싱싱한 전복회와 전복죽으로 이어지는 럭셔리한 전복 정식을 즐긴다는 기대에 행복 했는데 강력한 복병이 기다리고 있었음.
술이 없으니 왜 이렇게 전복이 느끼한지. 옆에서는 "역시 어패류에서 스파클링 와인이 최고야~" "이 와인 정말 맛있다~" 이러면서 염장을 지르지만 난 최소 한달 이상 금주를 해야하는 저주 받은 상황. ㅜ.ㅜ 목에 넘어가지 않아서 결국 두서너 점에서 손 들고 죽만 먹었다. 부친이 싱싱한 도미회를 한번 떠다가 먹자고 하시는데 금주령이 풀릴 때까지 결사적으로 막아야지. 기름이 좔좔 흐르는 도미회를 앞에 놓고 도미 지리국물만 떠먹는 비극은 없어야 함.
월요일에는 꽃게를 찾아서 또 장으로 가봐야겠음. 다른 일에도 이런 집념을 좀 가져야 하는데... ㅎㅎ;
3. 이번 정권의 컨셉은 위에서 아래까지 정말 해먹을 수 있을 때 다 해먹자~인 모양이다.
우리 부친의 베프께서 ㅁ@@@에 낙하산 타고 내려온 높은 분에게 점심을 뜯겼는데 그 한 끼가 자그마치 70만원대!!! 억대 연봉을 쳐받으면서 염치도 없는 완전 나쁜 X이라고 두 분이 앉아서 한참 씹으셨다는데 그것으로 모자라셨는지 우리에게도 울분을. ㅎㅎ;
자기가 사는 것도 아니고 남에게 얻어 먹으면서 어떻게 콕 찍어서 그렇게 비싼 곳으로 가자고 하는지 그 정신 세계가 궁금하긴 하지만... 유유상종이라고 사는 물이 그러면 그게 지들끼린 당연한 걸 수도 있겠지.
근데 저렇게 비싼 점심을 아무 가책이나 찔림없이 뜯어먹을 수 있는 정신상태보다 난 더 궁금하고 또 열받는 게, 나름대로 화려한 이력을 가진 분인 것 같긴 하지만 그런 단체는 프로 보노의 개념으로 참가해야 하는 거 아닌가? 어떻게 서민들을 위한 일종의 사회적 기업에 속하는 곳에 있으면서 그렇게 무지막지한 연봉을 받을 수 있도록 조직 구조가 되어 있는지가 정말 궁금. 하긴 감사인지 자문인지 뭔지 하는 직함을 달고 줄줄이 앉은, 도대체 뭘 하는지도 모르는 목사들도 7-8천대 연봉을 받는다고 하니... 그 입장에서 나는 이거 받을 자격이 충분히 돼!라고 생각할 수도. (갈수록 이해심만 깊어지고 있다. -_-a)
아름다운 재단에서 다 만들어 놓은 거 홀라당 뺏어갔으면 좀 제대로나 할 것이지. 정말 거지 X구멍에 콩나물 빼먹을 X이라는 경상도 욕이 딱 맞는 무리들. 하고지비과라는 박원순 변호사를 별로 좋아하진 않고, 회의하다 밤 새는 동네라 아름다운 재단도 그닥 신뢰하지 않지만 그래도 거긴 최소한 불쌍한 사람들 돈으로 지들 배 불리진 않았는데.
정권 바뀌면 아마 ㅁ@@@도 곡소리 나지 싶다. 아니, 곡소리가 처절하게 나야한다. 이왕이면 저 터무니 없는 월급도 다 토해내게 하면 더 좋고.
4. 오늘 2주 가까이 머리를 쥐어 뜯던 챕터 완성. 정말... 진심으로 삐리리~한 부분은 외주나 하청을 주고 싶다. 어떻게 갈수록 더 어려운지. ㅜ.ㅜ 이제 가장 큰 산을 넘었으니 가능하면 올해 넘기지 말고 완결할 수 있길...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