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다들 3월에 돈 주겠다고 약속을 했는데 오늘이 벌써 25일. 작은 덩어리 2건은 들어왔지만 정작 들어와야 할 큰 덩어리들은 잠잠하네. 어쨌든 3월을 약속했으니 31일까지 기다려보고 안 들어오면 4월에는 또 슬슬 닦달을 해야지. 줘야할 돈을 못 줘서 그런지 일 하자는 연락도 안 온다. 이건 좋아해야 할지, 싫어해야 할지 쫌 고민을 해봐야겠음. ㅋㅋ
2. 세계 선수권이 예상대로 러시아로 결정됐다. 역시 푸짜르의 위엄이란. 멋지심.
3. 우리 동네에 오래된 아파트 하나가 재개발을 앞두고 재판하고 난리가 났는데... 이주를 거부하고 남은 사람들을 보면서 참 기분이 묘~하다. 바로 몇년 전, 바로 옆 용산에서 그 참사가 났을 때는 억지를 쓰는 거네 어쩌네 하면서 법치 운운하던 사람들이 막상 자기 이익이 걸리니까 빨간띠를 두르고 있음. 하긴... 평수가 늘어나는 것도 아니고 저층에 방향도 나쁜 사람들까지 모조리 최소 5억 이상씩 분담금을 내야 하는데 그걸 하겠다는 사람들이 제정신이 아니지.
지금 재판 중인데 워낙 조합과 삼성건설이 법을 무시하고 마구 밀어붙인 통에 재판관이 삼성 장학생이 아닌 이상엔 반대파들이 1심 승소는 확실할 것 같다. 하지만 건설사가 이런 장사를 한 두번 해봤나. 그들도 바보가 아닌 관계로 만약 재판에서 지더라도 사람들이 다시 돌아와 살 수 없도록 아파트를 적극적으로 황폐화 시키고 있는 모양이다. 그렇게 일단 다 부숴놓고 나면 재판 결과야 어떻거나 말거나 재개발을 할 수 밖에 없지. 남은 사람들을 쫓아내기 위해 빈집에 문 열고 들어와서 소송장 붙여놓고 가기, 빈집 수도관을 파괴해서 그 아랫집 물바다 만들기, 단지 전구를 깨서 암흑으로 만들고, 아침 저녁으로 문 쾅쾅 치며 빨리 나가라고 협박 내지 소송에 앞장서는 사람 집 앞에 인분 뿌려놓기 등등... 장난이 아닌 모양이다.
이 동네에서 40평대 아파트면 최소 10억대 이상의 자산 보유자들에 법도 대충은 알고 어디서 무시당하지 않을 만큼 배운 사람들. 동네 안에 파출소가 있기 때문에 경찰 부르면 아무리 늦어도 5분 안에 달려온다. (실제로 경찰들이 열심히 출동하고 있고 경찰이 오면 사라지는 걸 반복) 그리고 동네 특성상 워낙 작고 촘촘해서 옆에서 뭔 일이 나는지 다 지켜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런 일들이 벌어지는 걸 보면서 달동네나 서민층 지역 재개발 때 얼마나 무시무시한 일들이 백주대낮에 벌어졌을지 정말 소름이 끼친다. 지금 대통령으로 대표되는 소위 토건 세력들이 얼마나 불법적으로 부를 축적해왔는지, 그리고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얼마나 극악무도한 행동을 할 수 있는지를 바로 옆에서 학습하고 있다고 할까.
아이러니라면 지금 삼성과 서울시로 대표되는 그 토건 세력에 저항하는 반대파들 중에, 위에 썼듯, 용산에서 사람이 죽어갈 때는 시원하다는 둥, 법을 안 지키는 사람들은 어째야 한다는 둥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소리를 해가며 거품을 물었던 사람들이 상당수 있다는 것이지. 그때 동네 카페가 뒤집어졌을 때 '난 바로 다음 번까진 아니더라도 다음 다음번 정도 순서엔 우리도 그 망루에 올라갈 수도 있단 생각이 들어 두렵다'고 썼었는데... 솔직히 지금 정권의 행태를 보면서 그런 공포를 떨칠 수가 없다.
공익 어쩌고 하면서 열심히 옹호하던 서울시와 삼성을 같은 입으로 거품 물고 욕하는 걸 보면 사람은 정말 내일을 모르는 존재인듯. 둘 중 더 싫은 쪽을 따지자면 서울시와 삼성이기 때문에 재개발 반대쪽을 심정적으로 옹호하고 있긴 하지만... 과연 저 사람들이 버텨낼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회의감이 폴폴.
1심 이긴다고 쳐도 삼성의 비호를 받는 조합장은 곧바로 2심 상고할 거고 재판 진행되는 동안 빈집은 다 때려부셔서 결국 사람이 살 수 없도록 만들텐데. 받쳐주는 뒷배가 있을 때 제대로 해먹어야 하니 그들도 나름 절박하긴 하겠지만... 이전에 현대가 추진하다 결국 재판으로 엎어졌던 동네 다른 아파트 건의 처리와 비교해보면 이젠 현대가 20세기 때 찬란했던 악명의 왕관을 21세기엔 삼성에게 넘겨줘도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