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다른 때보다 조금 일찍 할당량을 끝낸 고로 포스팅을 하고 자기로 마음 먹었음.
다 읽기는 꽤 한참 전인데 포스팅이 늦었다. 이건 내 동생의 컬렉션. 내 반경 안에서만 움직였다면 세상에 존재하는지도 모른채 살다 갔을 책.
최근에는 많이 나아졌지만 80년대부터 90년대 초반까지 이런 류의 국내 저자들 책에 연이어서 학을 뗀 다음부터는 어지간하면 한국인이 쓴 건 잘 안 사게된다. 요즘에는 꽤 읽을만한 수준의 통찰력과 지식 수준을 가진 저자들이 나오지만 과거엔 정말 종이가 아까운 것들이 많았다.
위에 줄줄이 늘어놓은 사설은 욕이지만 이제부터 내용은 분위기 전환. ^^ 이 책은 아주 재밌게 읽었다.
내 생물학에 대한 지식은 학력고사에 정지되어 있기 때문에 이 책 내용에 오류가 있는지 어떤지는 판단할 수 없다. 고등학교 생물 시간에 배웠던 내용들도 많이 나오는데 내가 아는 범위 안에선 잘못된 것이 없어서 일단은 만족.
그외의 좋은 점들을 들자면 굉장히 쉽고 재미있게 풀어쓰고 있다. 과학과 담을 쌓은 나 같은 사람도 술술 즐겁게 읽어나갈 수 있을 정도. 단순히 과학만이었다면 전공자니까~ 이렇게 넘길 수 있는 내용을 저자는 매 주제와 신화를 접목시켜 흥미를 유발시킨다.
물론 본격적인 접목은 아니다. 그러나 자신이 풀어나가려는 주제와 연관된 신화가 도입부에 짧게 기록이 되면서 과학보다는 신화에 더 친숙할 대다수 독자들을 혹하게 한다. 그리스 신화에 낚인 독자들은 과학에서 어떻게 그 얘기가 연결되는지 당연히 집중할 수밖에 없음.
과학도들이 빠지기 쉬운 과학 지상주의나 아집에서도 비교적 자유롭고 공정한 시각을 갖고 있다는 것도 이 책에 점수를 더해주는 이유. 튀지 않게 드러나는 통찰과 인식을 읽어나가는 재미도 괜찮았다.
마지막으로 삽화를 보는 재미도~ 간혹 삽화가 망치는 책도 있는데 (대표적인 게 노란 표지의 그 명화의 수수께끼던가?와 원통함인지 억울함인지를 없게 하라는 어쩌고 책. 욕 나왔다.) 많지도 적지도 않은 재기발랄한 삽화는 화룡정점.
내게 고등학생 동생이나 조카가 있다면 하나 사주고 싶은 책이다. 흥미 유발은 물론 생물학 시험에도 상당히 도움이 될듯.
책/과학
하리하라의 생물학 카페
이은희 | 궁리 | 2006.8.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