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The Triumph of Numbers
어쩌다보니 과학 관련 서적들을 열심히 읽고 있는 형국. 어제 나갈 때 들고나간 책도 생물학 관련이다. 골고루 편식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지만 조만간 다시 역사나 인문학쪽으로 돌아설듯. ^^
영어로 붙은 부제는 통계는 어떻게 현대 일상을 만들었는가.
많이 팔아먹기 위해 도발적으로 붙인 제목에 비해 부제가 이 책의 내용을 정확하게 묘사한 것 같다.
고대부터 당시 사람들의 일상과 얽힌 숫자의 얘기부터 이 책은 출발한다. 숫자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고 과학과 연결지어지는 중세와 근세. 그리고 통계학으로 발전되는 과정이 상당히 재미있게 묘사된다.
과학사 책을 많이 읽지는 않았지만 이렇게 재미있게 숫자에 관한 책을 읽어본 게 언제인가 싶을 정도로 등장하는 인물들과 그들이 연관된 내용과 업적에 푹 빠져들게 하는 매력이 있다.
만유인력의 법칙 정비로 물리학의 아버지가 된 뉴튼이 가장 비웃음받는 분야 중 하나인 수비학에 푹 빠져있었고 당시 그 부분에 인정받는 학자였다는 사실도 재밌고.... 현대 간호의 어머니인 나이팅게일이 통계를 통해 위생 개혁에 준 업적이 더 크다는 것도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몰랐을 내용이다.
서구에서 쓴 많은 책들이 다 그렇지만 동양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다. 자료 부족일 수도 있고 유교, 불교, 힌두교 문화권인 동양에서 이런 연구나 발전이 덜 했을 수도 있겠지만... 아라비아 숫자며 굉장히 복잡한 라가 체계를 가졌던 힌두교나 천문학과 과학 수준이 상당했던 이슬람 문화를 볼 때 업적도 많았을 텐데... 그들이 숫자와 통계가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에 대한 궁금증도 일지만 그건 나중에 이쪽 문화권에서의 연구를 기대해볼 수밖에 없겠다.
서구에 한정된 연구긴 하지만 의미있고 재밌는 연구이다.
세분화된 과학은 쥐약이지만 이렇게 가볍게 모아놓은 과학사는 내게도 소화가 가능한 것 같다. 이 출판사에서 나온 시리즈들을 찬찬히 골라서 읽어봐야겠다. 몇권은 정말 당기고 있음.
마지막으로 빠지지 않는 나의 딴지 하나. -_-
[#M_ more.. | less.. |어떻게 숫자를 다루는 책에서 숫자 오타를 낼 수 있는지.
정말 확 깬다.
다른 것도 아니고 연도를. 사소한 교정 실수가 책의 가치를 확 떨어뜨리는 느낌이다.
추가 증판할 때는 체크해서 바로잡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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