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서 돕는 척이라도 해야할 것 같아서 밀린 차 시음기 몇개만 올리고 가려고 한다.....고 하고 아래 비글로우 얼 그레이 디카페인 하나 쓰다가 저녁 먹고 술 마시고 뻗었음. 밤 9시부터 아침 10시까지 중간에 물 마시고 화장실 가는 제외하고 내내 자고 일어나 기운이 뻗쳐서 냉동실에 모아놓은 식빵 다 갈아서 빵가루로 만들고, 마늘도 갈아서 냉동실에 얼려놓고 (이거 안 해놓으면 매번 찧어쓰는 거 정말 귀찮다. -_-) 그리고 어제 남은 영수증 등등도 다 갈았다. 여기에 고기까지 갈아주면 그야말로 완성이겠지만 귀찮아서 그건 생략~
이 와중에 돈도 안 준 주제에 기획안 써달라는 전화가 왔길래 -아마 경리팀과 손발이 안 맞았던듯- Insert the coin first~라고 시크하게 말해주고 오늘도 한가롭게~ ^^;
BIGELOW EARL GRAY DECAFFEINATED 홍차.
L님이 카페인에 약한 나를 위해 보내주셔서 늦은 밤 티타임에 애용하는 은혜로운 홍차 중 하나.
여러 종류의 맛이 있는 샘플러 중 하나인데.... 초창기 디카페인 커피를 마시느니 그냥 안 마시겠다던 사람들의 심정이 이해되게 뭔가 밍밍하니 참... 뭐라고 표현할 수 없는 맛이 나는 게 이 다카페인 홍차들의 특징인데 마셔본 중 얘가 제일 홍차에 가깝다. (올레~)
티백에서 우리는 중.
다 우러난 모습.
얼 그레이에 투하되는 베르가못 향이 디카페인 홍차의 밋밋한 밍밍함을 덮어주는 덕분인지 내가 여지껏 마신 디카페인 홍차 중에서 가장 홍차에 가까운 모습. 디카페인이란 걸 굳이 알려주지 않는다면 그냥 묽은 홍차이거나, 연한 품종의 홍차려니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디카페인 잉글리시 브랙퍼스트는 도대체 어떤 맛일지 상상이 가지 않아서 뜯지 않았는데 조만간 걔도 한번 마셔봐야겠음.
tavalon의 Serenity Herbal.
3월에 ㅌ님 댁에 놀러가서 마신 차 중 하나.
오후부터 시작된 과도한 카페인 섭취로 인해 저녁부터는 온갖 허브차로 달려줬다.
그 중 하나인데, 이렇게 봉지에 들어서 당연히 티백이려니 했더니만 1회용으로 잎차가 들어 있었다는 반전이 있었음. 향 달아나지 않고 또 조금씩 먹는 사람들은 소량으로 사먹을 수 있도록 이렇게 개별 포장을 해놓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다.
오래되서 정환한 맛은 잘 떠오르지 않지만 맛있었던 기억은 남아 있다.
역시 tavalon의 더미 중에서 골라낸 Sweet Lemongrass.
이 회사가 허브 티는 맛있는 것 같다는 ㅌ님의 평가대로 허브티의 맛이나 질은 괜찮은 듯.
물론 허브티가 다 풀맛이지! 하는 사람도 있지만 좋은 허브티는 특유의 그 풋내 나는 풀맛이 적고 각 허브의 특성이 강하게 드러나면서 맛을 잘 내는데 얘는 그런쪽.
레몬향을 폴폴 풍기는 좋은 친구였다.
Hierba Menta Supremo 티백.
떠나기 직전 짜파게티를 끓여 먹으면서 마셨던 차였던 것 같은데...
민트티는 맛없기가 힘든 차니까. ^^
상큼하게 잘 마셨던 티백~
Whittard ENGLISH BREAKFAST 티백
얼마 전에 뜯어 반만 덜어놓고 밀봉한 헤로즈의 잉글리쉬 브랙퍼스트 잎차를 다 마시고, 나머지 반을 풀기 전에 새로운 걸 좀 마셔보자~하고 뜯은 위타드 잉글리쉬 브랙퍼스트 티백.
박스는 엄청 예쁘나 벌크형 티백이라 나눠 마시기는 쫌 그런.... ^^;
티팟에 3개 투하해서 3~5분 우리라는데 한국과 영국의 차이를 고려해서 2개 넣고 3분 이내로 잽싸게 우린다.
사실 1분도 되지 않아 진~하게 우러나는 티백을 보면 도저히 3분 이상은 우릴 엄두가 나지 않는다.
살짝 우려낸 첫잔~
고소하고 부드럽다.
잉글리쉬 브랙퍼스트에서 기대하는 딱 그대로의 맛과 향.
헤로즈 잉글리쉬 브랙퍼스트 잎차와 비교를 하자면 조금 더 부드럽지만 얘 나름의 날카로움은 있다.
다른 나라 홍차에 비해 영국의 잉글리쉬 브랙퍼스트 홍차들이 참 느리게 써져서 -색깔은 사약처럼 시커먼데 맛은 별로 써지지 않음- 천천히 마셔도 막잔에 우유가 절실히 필요한 경우는 별로 없지만 그래도 잉블 마시면서 밀크티를 패스하는 건 서운한 고로 우유를 듬뿍 부어줬음.
별로 쓰지 않아도 우유를 넣은 홍차가 비리지 않고 고소하니 참 맛있다.
실은 조금 전에도 크로와상에 이 잉블 마시고 마지막에 밀크티 한 잔으로 마무리해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