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아수라장이긴 하지만 그래도 가장 신경 쓰이는 산은 넘었으니 그냥 한숨 돌렬보려고 끄적 겸 단상.
1.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어른이 되지 않는 사람은 정말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잘 해주고 싶다가도 말 하는 걸 들으면 그 마음이 싹 달아나게 하는 사람도. --;
둘 다 나보다 훨씬 나이 많은 두 분. 좀 미안한 얘기지만 보면서 저렇게 늙으면 안 되겠다는 경각심과 결심을 갖게 함. 누군가 나를 보면서 난 나중에 저렇게 늙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을 안 하도록 조심하면서 살아야겠다. 그러려면 뭐니뭐니해도 말을 줄여야 함. 입에서 만가지 복과 화가 온다는 말은 정말 진리인듯. 말 조심하고 줄이면서 살자.
2. 종편이 예능과 드라마만 하는 줄 알았더니 그래도 교양 프로그램을 만들긴 만드는 모양이다.
작가 구하는 전화가 아주 간간히 오는데.... 어차피 우리한테도 뜯어간 돈으로 발라놓은 곳이니 이왕이면 빨갱이들이 다시 뜯어먹는 게 공평하고 옳은 분배라는 주의라 연락 오면 후배들을 연결시켜주고 있다. 그런데.... 별 생각없이 하나 연결해준 게 시사 프로그램이라 두 명 다 거절한 모양. 하긴... 당장 굶어죽을 지경이 아닌 이상 형광등 100개의 아우라를 농담이 아니라 진지하게 읊어줘야 하는 시사 프로그램은 좀 그렇지. 그나마 둘 다 아직은 산와머니가 아니라 아빠머니의 우산 아래 있는 친구들이니 가능한 거부일 수도. ^^; (찬양하라, 아빠머니~)
나만 해도 내년에 종편 들어갈 특집 다큐 시리즈 하자는 구애(?)를 받고 있는데.... 정치색과 전~~혀 상관없는 아이템이긴 하고, 나도 해보고 싶은 주제긴 한데.... 왠지 모르게 참으로 꿀꿀하다. 기획 들어갈 때 일정이 맞으면 그때 생각해보자고 대충 넘겼는데 그냥 엎어져서 나한테 연락 다시 안 오기를 기도 중. 만약 연락 오면 내가 받을 수 있는 레벨에서 최고로 세게 불러보고 그래도 하겠다면 뭐... 이 참에 내 원고료의 상한선을 왕창 높여볼까? ㅎㅎ;
어디까지가 나쁜 X이 되지 않는 한계인지 참 모호한 세상이다. http://www.sisainlive.com/news/articleView.html?idxno=11901 <- 링크한 이 기사가 생계와 개념 사이에서 고민하는 우리 업자들의 고민을 비교적 잘 풀어낸 내용인 듯 싶다. 나야 부친에게 빌붙은 잉여 인생이라 내가 정말 싫은 일은 다행히 안 할 수 있지만 내게 줄줄이 딸린 새끼나 부양해야할 늙은 부모가 있다면 개념대로 살긴 쉽지 않을 거다. 그래서 독립운동가들을 존경하면서.... 독립운동이나 혁명을 하려면 부부가 함께 하거나 아니면 독신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 우리나라의 경우를 보면 정말 멋진 아버지 만난 덕분에 그 가족들은 도대체 무슨 죄냐. 특히 자식들. --;
3. 이제는 시사적인 사건도 개인에게 영향을 끼치는 시대가 확실한 듯.
나는 북쪽 지도자 동지의 갑작스런 부고로 인해 방송이 밀려서 원고료를 내년에 받게 생겼고 (이 동네는 방송이 나가야 돈이 나옴) 막 펀드 환매하려던 동생은 주가의 곤두박질로 지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 L님의 조카는 확 뛴 환율에 손해 보고, 어제 필라테스 샘은 국방부에 가던 강의가 순연되서 줄줄이 밀리는 바람에 연말 연초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고 울상. 국군방송 등 촬영하는 팀들은 방송은 나가야하는데 촬영은 못 하고 해서 한마디로 난리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