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쉬엄쉬엄 한나절만 하면 될 걸 하기 싫어서 내내 미루다 정말 최후의, 최후의 순간에 달린 내 잘못이 제일 크긴 하지만 어쨌든 초를 다투며 오늘 오전에 마감을 끝냈다. 이젠 딱 보면 견적이 거의 정확하게 나오니 정말 마감 데드라인이 시작되는 시간이 아니면 뇌가 움직이질 않으려고 하네. -_-;
4년만에 만나는 ㅂPD와 점심~
까칠한 걸로 치면 세상 둘째 가라면 서운한 양반이고... 내가 일해본 중 작가 스트래스 주는 걸로는 두번째긴 하지만 결과물은 흡족하니 같이 일하자고 하면 거절 못하는 PD인데, 간부급이 되다보니 이젠 현장 뛰는 일이 적어져서 본인도 아쉬워하고 나도 시원섭섭.
하고 나선 뿌듯하고 하기 전에는 또 할 것 같은데 할 때는 정말 내가 미쳤지를 하루에도 수백번은 하게 된다. 이 PD랑 일할 때는 위장약 먹어야 함.
여하튼 오늘은 오랜만에 만나서 그동안 서로 아는 사람들 근황들 풀어놓고 수다 삼매경~
회사로 돌아와 워싱턴 공사관 다큐 회의.
서로 동의하는 괜찮은 아이디어가 나와서 나름 만족.
다만 미국에 촬영가는 이 PD에겐 애도를.
동부야 빡세지만 서부는 나름 널널했는데 내 새로운 촬구에 서부가 갑자기 와장창 끼어디는 바람에... ㅎㅎ;
그래도 할 수 없지. + 일 욕심이 많아서 그런 건 불평 안 해서 좋다.
조금만 덜 예민하면 금상첨화일 테지만... 물 좋고 정자 좋을 수는 없지.
집으로 돌아와서 좀 퍼지려고 했는데 1월 27일이었던 방송이 갑자기 13일로 당겨졌다는 청천벽력이 떨어지고... 기타등등 속 뒤집어지는 사태들이 발생. 프로덕션 사장은 옳다구나 하고 일본 촬영 취소하자고 하는데 ㅊPD랑 상의해서 결정하는대로 따르겠다고 했으니... ㅊPD가 이기기를.
그나저나 1일 방송 더빙 쓰고 바로 13일 방송 더빙을 써야하지 싶다.
아직 악은 남아 있으나 과연 물리적인 체력이 버텨줄라나???
지난 주엔 일정이 바빠서 시키느니 내가 하지 싶어 그냥 했던 서브 작가의 롤을 오늘 다 넘겨줬음. ㅎㅎ
요일별로 마감까지 정해서 해야할 일들을 차곡차곡 넘겨줬는데... 그거 체크해주는 것도 일이긴 하겠다만, 그 친구도 이렇게 제대로 굴러 일머리를 찾아보는 게 낫겠지.
그래도 난 내가 할 일을 넘기지는 않는다는~ 당당.
내일 할 일은...
1. 목요일 나갈 촬구와 인터뷰 정리
2. 미국 촬영 체크리스트 넘어오면 그거 수정 및 컨펌.
3. 주말에도 바깥 구경 못 한 뽀양 산책 및 야외 화장실 사용하게 해주기. ^^;
4. 좀 큰 부츠 깔창 깔아오기.
5. 시장도 봐야한다. 당근도 없고, 마늘도 없고, 감자도 없고~ 그래도 양파는 있구나.
6. 미용실 예약.
7. 더 바빠지기 전에 코스트코 갈 수 있는지 ㅇ에게 연락해 시간 맞추기.
그래도 내일은 개인사 위주로 널널하구나~
공포의 12월이 오기 전에 쉬어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