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동이라고 할까 하다가 이 수준이면 그냥 난리라는 단어가 더 맞을 것 같아서.
오후에 회의도 있고 지금 안 끄적이면 그냥 다 날아갈 것 같아서 간략 단상.
국정원 직원들은 본래 언론 등에 얼굴 노출되면 안 되니 그 국정원 직원이 사람들 못 들어오게 한 것까지는 이해.
의문1. 근데 국정원 직원인 거 외부에 밝히면 안 되서 아니라고 했다는 건 이해불가.
국정원(당시엔 안기부) 다니는 사람이랑 소개팅도 해봤고(그냥 사무관이라고 해서 나갔는데 안기부라고 자기가 소개), 동호회 오빠 여친이 안기부 요원이었는데 소속 다 까고 인사하고 다 같이 나이트도 가봤는데?
당시 삐삐 시대라 비상 호출 왔을 때 놓치면 징계 먹는다고(별일 없어도 수시로 시도때도 없이 호출 온다고 함) 그 언니는 삐삐를 진동으로 해 몸에 차고 춤추고 놀았었다.
그리고 몇년 전엔(아마 개와 늑대의 시간 할 즈음이었던가?) 국정원 사람들하고 같이 술 먹고 놀고, 000 연구소라고 쓴 명함까지 받았었다.
노출된 요원과 언더라고 신분노출 안 하고 활동하는 요원이 따로 있다는 얘긴 당시 국정원 사람에게 듣긴 했는데... 뭐 그럴 수도 있다고 치자.
의문2. 컴퓨터는 왜 죽어도 안 주는데?
정말 결백하다면 최선의 공격은 탈탈 털어 아무 것도 없다는 거 보여준 뒤 역공을 하는 건데 죽어도 안 내놓는다고 움켜쥐고 있으면 상식을 가진 사람은 의심을 할 수밖에.
기밀 때문이라는 소리들도 하는데 보안상 국정원은 물론이고 정부 기관들은 내부 자료나 문서 파일 밖으로 못 갖고 나간다.
예전엔 그런 보안이 국방부나 국정원 정도였지만 이젠 시청이나 도청 같은 지방자치단체나 정부기관 컴퓨터들은 아예 USB 포트도 없는 곳이 많다.
밖으로 내보내는 메일은 다 보안 통제 거치는 게 기본.
만약 노출할 수 없는 국정원 자료가 직원 개인 컴퓨터에 있다면 그건 그 직원이 내부 보안규정을 어겼거나...
아니면 정말 구린 일을 하는 거겠지.
야밤에 난리가 날 때는 솔직히 헛발질 아닌가 긴가민가 하면서 봤는데... 아무리 객관적이고 상식적으로 보려고 해도 구리다.
긴급체포나 수색 요건이 충분히 되는데도 밤 새며 질질 끈 경찰.
밤새도록 외부 지원 받으면서 포맷 프로그램 돌리고 또 돌리고 또 돌려 이젠 됐다 싶으니 PC 내놓겠다는 국정원.
흑색선전으로 마사지 해서 유포하는 언론들.
오늘 이 시점에 미사일 적절히 날려주시는 북한까지.
21세기에 별꼴을 다 보는구나.
유신으로 넘어가는 걸 막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던 1971년에 상식을 가진 당시 사람들이 느꼈던 암담함이 이런 기분이었을까?
이번에 바꾸지 않으면 정말 유신 2가 농담이 아닐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