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얼마만에 이렇게 느긋하게 서핑하고 블럭깨기 게임 같은 잉여짓을 아무 가책이나 부담감없이 하고 있는 주말 밤인지...
물론 월요일 아침 9시에 인천에서 회의가 있고 월요일 아침까지 비록 한장짜리지만 기획서가 나오긴 해야 한다. 하지만 그건 모두 일요일 밤부터 나를 짓누를 일들이고 지금은 행복 모드~
어제 3시 직전에 기나긴 3주간의 장정을 잠시 끝마치는 마감을 끝내고 미장원으로 달려가 내가 봐도 괴로운 봉두난발을 처리해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온 뒤 부친 저녁밥 준비해놓고 김군의 차에 얻어타고 미키 크레올로~ 나중에 따로 포스팅을 하겠지만 7명이 모이니 뉴올리안즈식 메뉴는 1-2개를 제외하고 다 맛을 본 것 같다. 가격이 쫌 사악하긴 하지만 한국에선 맛보기 힘든 음식들이니 추천~ 특히 모히토는 국내에서 가격 대비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님.
오늘은 명동 성당 앞에 유명하다는 고로케 전문점에 갔는데... 이른 시간임에도 겨자와 팥 고로케는 다 팔리고 없어서 크림치즈, 야채, 감자 고로케만 사왔는데 크림치즈는 내 입맛엔 비추. 감자는 괜찮고 야채는 강추다. 언젠가 팥과 겨자도 꼭 먹어봐야지.
H&M과 자라를 휩쓸고 다니면서 입어보고 구경은 많이 했지만 자제를 적절하게 해서 치마 하나 조끼 하나를 샀고, XS이라고 해서 대충 대보고 조끼랑 세트로 산 반바지는 너무 커서 동생에게 헌납. ㅜㅜ XS을 왜 그렇게 크게 만드냐고!!!!!
그나저나 좍 깔린 옷들이 내가 대학생 때 유행하던 스타일이던데... 그때 옷들 안 버리고 다 껴안고 있을 걸 그랬다. ㅎㅎ
그 다음엔 홍대로 옮겨가 부친이 사랑하시는 몰리스팝스에 가서 아이스크림을 왕창 쓸어왔음.
가격이 사악하긴 하지만 화학 첨가물이 거의 들어가지 않아서 먹고 나서 부담감도 없어 좋음.
라티시모 플러스를 사고 싶어하는 동생을 따라 간 백화점에서 동생은 커피 기계 앞에서 하악거리고 난 소다 스트림 앞에서 한참을 하악거리다 왔다.
동생은 그 에스프레소 기계에 3년 이상 하악거렸으니 아마 올해는 지를 것 같음.
난 작년부터 꽂혀서 괴로워하고 있으니까... 최소한 올 여름은 넘기고 내년 요맘 때도 소다 스트림이 머리 위에 동동 떠다니면 그땐 고려를 좀 해봐야겠다.
사실.... 올 여름만 돌려도 본전은 충분히 뽑겠지만... 그래도 사치품 카테고리에 들어가는 거니... 양심상 내년까진 고민을 해줘야.... ^^;
저녁엔 동생 생일 디너로 하카다 셉템버에 가서 저녁.
가격이 무지막지하게 사악하긴 하지만... 일년에 한두번 정도 이벤트로는 충분히 투자할만한 것 같다.
정말 정성스럽고 만족스런 식사였음.
그리고 나서 책 읽은 거 감상문 좀 써야지~ 하면서 이렇게 딴짓하고 내내 놀고 있다. ㅎㅎ
내가 이렇게 게을게을거리는 걸 얼마나 좋아했는지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음.
고생 많았다.
그런데... 지금 잠시 쉬고 이제 고생문이 올해 내내 활짝 열려있다는 게 함정. ;ㅁ;
그래도 지금 이 순간은 즐기자~
카르페 디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