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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설

새우깡

by choco 2013. 10. 27.
목요일에 군산에 출장 가는 길에 들른 휴게소 편의점에서 간단한 요깃거리를 찾고 있는데 갑자기 눈에 들어온 새우깡.

이게 얼마만에 보는 거더라? 잊고 있었던 과자인데 보는 순간 갑자기 확 땡겨서 급구매. 근데 가격이 950원이나 한다. @0@

50원 하던 시절부터 먹기 시작해서 내가 마지막으로 새우깡을 먹었던 게 500원이었으니 정말 얼마나 오랫동안 먹었던 건지.

가장 많이 먹었던 건 대학교 때였던 것 같다. 그때 매점에서 사먹은 홈런볼과 새우깡을 그대로 모으면 작은 산까진 아니더라도... 언덕 정도는 하나 만들 수 있지 않을까? ^^;

오랜만에 먹은 새우깡은 고맙게도 기억하던 그 맛이었고 갑자기 새우깡 스위치가 눌러져서 어제 수퍼에 가서도 하나 구입해서 오늘 아침에 혼자 한봉지 뚝딱.

내가 한참 새우깡을 먹던 시절을 함께 보냈던 뽀삐 1세는 나만큼이나 이 과자를 좋아했는데 먹은 기억이 없거나 까마득한 뽀삐 2세는 보면서도 시큰둥이다.

이 두 마리가 각각 살아온 시간의 간극과 차이만큼 나도 변해온 거겠지.

지금까지 해왔던 많은 선택에 대해, 특히 중요한 선택에 대해서 후회하는 건 거의 없다. 가지 않은 길에 미련을 두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다고 믿는 쪽이라 아마 더 그럴수도 있겠지.

아주 금방은 아니더라도 조만간 양갈래 길에서 한쪽을 택해야할 때가 올 것 같은데... 과연 나는 어느 쪽으로 갈까?

그때로 돌아가라고 하면 절대 사양하겠지만 가끔은 성질 까칠한 뽀삐 1세도 있고 새우깡과 홈런볼을 먹으며 수다 떨던 그 시절이 그립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주인공은 마들렌에서 과거의 추억과 격한 향수를 느꼈는데 내겐 새우깡이 과거를 여는 문이었나보다.

종종 먹을 것 같다. 동네 수퍼에선 900원이었음.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