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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2/단상

엎치고 덮치고

by choco 2013. 11. 18.

바흐 축제 관련 글을 쓰면서 바흐의 음악을 듣고 있는데 '눈 뜨라고 부르는 소리 있어'가 나온다.

 

그 가사가 '죽으라고 굿을 하는 날이 있어'로 뜬금없이 들리는. 

 

이번 주말에 내게 그랬음.

 

목요일 오후부터 대상포진이 와서 (그때는 몰랐음) 금요일까지 뻗어 있는데... 마감이 산더미처럼 쌓여있으니 누워있어도 누운 게 아니다.  아무래도 생으로는 못 이길 것 같아서 토요일 아침에 병원 가서 대상포진 진단 받고 항바이러스 제재 받아와서 먹고 좀 누우려는데 냉동고가 뻗었다.  급하게 서비스를 불렀는데 10년 넘은 거라 수리비가 20만원이고 당장 고칠 수도 없다네. -_-;

 

병든 닭처럼 비실비실하면서 냉동고 비워서 여기저기 끼워넣고 그대로 다시 뻗으면 소원이 없겠는데... 우리집 일에 다 와줬단 후배 아버님이 돌아가셨다고 함.  거기다 수원.  ㅜ.ㅜ  정말 죽을 힘을 다 해서 비실비실 기어갔다가 기어왔다.  남태령 넘어오는 버스가 꽉꽉 막히는데 내가 여기서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항바이러스약기운과 비타민, 홍삼, 로얄젤리를 전방위로 쓸어넣어 조금 살아난 기운으로 저녁부터 마감을 마치려고 했으나 결국 반만 간신히. 

 

처음 하는 곳인데... 정말 건강 관리 제대로 못한 내 자신에게 화가 난다.  내 유일한 경쟁력이 칼마감인데 이제 그것마저 날아가면 뭐 먹고 살려고 이러는지.  ㅜ.ㅜ

 

이번 주는 정말 꼼짝 말고 앉아서 먹고 자고 일만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