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는 말이 뭔지 실감하는 요즘임.
오늘 4번째 마감을 넘기고 왜 불렀는지도 모르는 회의에 열 받으면서 잠시 앉아 있다가 집에 돌아와 그대로 기절했다. 다음 주에 대박 마감이 하나 또 기다리고 있지만 그건 일단 주말 지나고부터 고민할 예정. 지금은 머리가 텅 비어서 아무 생각도 나지 않고 아무 것도 하기 싫은 말 그대로 하얗게 다 태운 burn out 상태.
날짜로는 하루, 실제로는 반나절 정도 끄적이면 될 일이긴 한데 20에 좀 해주면 안 되겠냐는 요청을 받고 됐소~라고 속으로만 대답하고 입으로는 일정 좀 보겠다는 외교적인 답변을 하고 포털을 둘러보니 해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불현듯.
월급 120 받는 대졸자에 관한 기사를 보니 내가 귀찮음을 떨치고 앉아 반나절 정도 일해 받을 대가가 저 사람에겐 주급의 절반이구나라는 계산이 떠오르고 그러자 우습던 20이 갑자기 엄청나게 커진다.
2000년대 초중반까지만 해도 여러명이 누릴 수 있는 괜찮은 일자리와 그럭저럭 쓸만한 일자리가 그나마 좀 있어 고른 분산이 가능했었는데 이제는 아주 적은 숫자의 괜찮은 일자리와 굶어죽지만 않을 일자리로 양분화되는 것 같다.
결코 많이 버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적게 번다고 할 수는 없는 소득군에서 딱 내 몸 하나 챙기는데도 별반 여유를 못 느끼고 점점 빠듯함을 느끼는데 나랑 비슷하게 벌거나 적게 벌면서 가족들 건사하며 사는 사람들은 정말 대단한 것 같다.
어떻게 애들 교육시키고 먹고 사는지 도저히 계산이 안 나오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