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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뮤지컬

캣츠(2014.6.28. 2시)

by choco 2014. 6. 29.

스트래스가 해일처럼 밀려오고 진을 쪽쪽 빨릴 시즌이 개봉박두라서 바로바로 포스팅하려 노력 중.


캐츠 예매 오픈 소식을 듣자마자 없애려던 카드까지 살려서 할인받아 잽싸게 예매한 캐츠 오리지널 캐스팅 공연~

캐츠의 명성은 자자했지만 이상하게 내게는 순위가 밀리고 해서 라이센스도 없는 어설픈 짭퉁 한번을 제외하고는 못 봤는데 이번에 소원을 풀었다.


두괄식으로 감상을 얘기하자면, 볼거리로 가득한 멋진 공연이긴 한데 내 취향은 아니었다.


젤리클 고양이들의 무도회날 밤, 수많은 고양이들의 사연이 소개되고 고양이들의 선지자랄지, 지도자인 올드 듀터러노미가 악당 맥케비티에게 납치되는 잠깐의 소동이 있었지만 허무할 정도로 순조롭게 구출되고 그해에 고양이들의 천국으로 가서 부활할 고양이로 늙은 그리자벨라가 선정되는 아주아주 간단한 스토리 라인.


이야기의 전개만 놓고 보면 '뭐지?' 싶지만 고양이 분장을 한 배우들의 고양이에 육박하는 그 유연함과 순발력으로 무장된 안무를 보면 왜 이 작품이 이렇게 인기가 있는지 알 것도 같다.

고양이들의 노래 가사를 보면 영국인들이라면 잘 알아들을 법한 운율이니 유머가 분명히 있긴 한데... 영어를 잘 못 하는 외부인에게는 그저 어렴풋한 짐작일 뿐이라는 거.  영국식 유머나 그 뒷배경을 안다면 훨씬 더 재미가 있을 것 같긴 하다.


더불어 기독교 문화권인 서구의 예술에 깔려있는 구세주, 천국, 구원, 부활의 그 코드는 고양이들의 이야기에서도 등장해 이야기 전체를 관통한다.

올드 듀터러노미가 등장하는 부분이나 그의 솔로에서는 종교음악에서 사용되는 교회 화성 코드가 완연히 들려서 혼자 쫌 웃었다.  ^^


휴식 시간에 고양이 분장을 한 배우들이 객석에 나타나 고양이처럼 배회해서 즐거움을 주는 것도 캐츠만의 매력이지 싶음.  우리 층에는 올리비아로 짐작되는 고양이가 올라와서 난간을 유유히 걸어다녀 고소공포증인 내게 또 다른 의미에서 경탄을 하게 했다.  능력도 안 되지만 난 시켜줘도 캣츠의 역할은 하나도 못 하겠다.  ㅎㅎ;


기대보다는 좀 별로였지만 그래도 제대로 된 캣츠를 드디어 봤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한 오후였다.


어리버리하다가 좀 늦게 출발했는데 길까지 막혀서 정말 심장이 쫄깃했지만 무사히 공연장에 안착해서 정말 다행.

간 김에 이태원 빵집 투어를 좀 하려고 했는데 잼앤브레드는 기네스 파운드는 이미 품절.  스콘도 딱 하나 남아서 멀리 오신 ㅅ님께 증정.

잼앤브레드를 보아하나 오월의 종은 가봤자이지 싶어서 패스.

타르틴으로 가서 마지막 2개 남은 라임 타르트 하나를 잽싸게 잡았는데 우리가 사고나서 곧바로 하나 남은 것도 사라지는 거 보면서 가슴을 쓸어내렸다.  ^^;


다음주는 나비부인, 그리고 2주 뒤에는 프리실라~

에헤라디야~

이 맛에 참은 인자 수십개 그리면서 돈 버는 거겠지.

힘내서 즐겁게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