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윌리엄 호킹 | 웅진지식하우스(웅진닷컴) | 2014.12.? ~13
과학과 수학 쪽에는 취미가 거의 없지만 그래도 너무 편식하는 것 좋지 않다는 생각에 비교적 만만해 보이는 '청소년을 위한' 시간의 역사를 구입.
결론부터 말하자만 이건 과학적 소양이 부족한 내 책임이긴 하지만 결코 만만하지 않다. 이 책에서 호킹은 70년 전에는 불과 2-3명이 상대성 이론에 대해 제대로 이해했지만 지금은 수만 명이 그것에 대해 이해하고 최소한 수백만 명은 그 개념에 대해 알고 있다고, 시간이 지나면 자신의 이론도 널리 알려진 것이 될 거라고 낙관(?)하던데 살아 생전에 내가 빅뱅 이론을 이해하는 수백만 명에 속할지에 대해선 좀 심각한 의문이 드네. ^^;
책의 본문과는 상관없지만, 발견 혹은 개념 정립을 하던 당시에는 아주 난해하고 아무도 이해못할 그런 이론들이 일반화가 된다는 점에 있어서는 조금은 수긍이 가는 게 아인슈타인의 이론을 정리한 E=MC2나 파인만의 강의 등은 대충 뭔 소린지 알듯 말듯은 하다. 그런데 블랙홀이니 빅뱅이니 하는 단어는 최소한 20년 이상 수없이 들어왔고 대충 이걸 이용해서 영상물도 끄적여보고 했음에도 이렇게 본격적으로 개념 정리를 해주기 시작하니 머릿속에서 회로가 마구 꼬이기 시작한다. ㅜㅜ
스티븐 호킹이 강의하는 형식으로 7개의 챕터를 나눠 쉽게 설명하고 있고 청소년들을 위해 중요한 개념 부분은 폰트를 키워 큰 글자로 강조하는 등 온갖 호의를 팍팍 베풀어줌에도 이해를 못 하는 나 자신에게 자괴감을 심하게 느끼는 중.
여튼 이 부분은 나의 책임이니 각설하고, 책은 청소년과 나처럼 과학적 소양이 부족한 성인들이 읽기에 편하도록 최선을 다 한 편집과 구성이다. 눈에 들어오는 큰 폰트에 호킹 박사의 캐리어처가 챕터마다 등장해 소소한 재미를 준다. 위에도 썼듯이 중요한 개념과 강조할 부분들은 크게 표시해 다시 한번 눈에 띄게 해준다.
호킹 박사의 과학적 이론과 성과는 물론 자신이 그 과정으로 가기까지 겪었던 오류와 그 정정 과정, 다른 과학자들과의 경쟁, 알력도 비교적 솔직담백하게 다루고 있다. 그 자신이 스스로 토로했듯 더 밝히면 자신이 너무 외로워질 것 같아서 많이 참은 부분도 있기는 한 것 같다. ㅎㅎ
내가 이해한 게 정확한 것인지는 장담할 수 없으나 어쨌든 팽창하는 우주와 빅뱅, 블랙홀의 개념에 대해서... 어릴 때 읽던 SF 소설과 만화의 수많은 오류보다는 조금은 더 나은 수준으로 개념 정리를 했다는 것으로 만족.
과학과 물리 관련 책들을 좀 더 열심히 읽어 기초를 좀 쌓아서 언젠가는 '시간의 역사'를 한번 정독은 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