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더 수정할 기분도 아니고... 중요한 부분이라 이렇게 내키지 않을 때 하면 결국 다시 엎어여 한다는 핑계로 오늘은 접었음. 남은 분량이 꽤 되는데... 뭐 어찌 되겠지. 자기 전에 조금이나마 영양가 있는 일을 해야겠다 생각하고 앉았다.
중국 가는 비행기 안에서 본 책. 인천서 청도까지 가는 시간은 1시간 조금 넘게 걸리는 정도지만 비행기 안에서 뜨기까지 시간이 좀 많이 걸린 바람에 그날 거의 다 읽고 조금 남은 건 동생네 집에서 끝냈다.
원제 Kindred Spirits (2001) 로 홀리스틱 수의사가 쓴 동물과의 교감과 치료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가 치료한 동물들, 그리고 그 동물과 인간과의 유대 관계. 기존의 수의학이 갖고 있는 문제점을 상당히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그가 막 수의학을 배우고 수의사가 되던 당시에 동물에 대해 인간이 갖고 있던 무지랄까... 파스칼과 데카르트 시대에서 거의 진보하지 않은 고통의 인식 같은 문제들이 인지되지 않은 것에는 솔직히 좀 충격이었다.
동물을 키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확신하는 사실. 동물도 감정이 있고 고통을 인간과 똑같이 받는다는 그 당연한 일이 주류 수의학에서 인정받기 시작한 게 불과 10몇년 이내의 일이라는 사실에 소름이 다 돋았다.
여기에 언급된 사례들은 -책을 쓰려면 당연한 일이겠지만- 아주 특별한 사례들 위주로 정리되어 있다. 여기에 나온 것처럼 특별히 영리하거나 아주 혹독한 상처 -육체적이건 정신적이건-를 기적처럼 이겨냈거나, 혹은 주인과 엄청난 교감을 나누는 동물들만 세상에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인간도 각기 특성과 성격이 다르듯 동물들도 각기 나름의 독특함을 갖고 존재한다. 그리고 세상에 소중하지 않은 생명은 하나도 없다. 그걸 깨닫게 해주는 책이라고 해야겠다. 더불에 미국에서 발달하고 있는 홀리스틱 수의학에 대한 무한한 부러움도 생긴다.
걸어다니는 종합병원인 난치병견을 키우다보니 기존 수의학에서 제공할 수 없는 다른 치유법에 대한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지만 한국에서 신뢰할만한 홀리스틱과 대안 치료법을 적용하는 수의사를 찾는 건 솔직히 지푸라기에서 바늘 찾기다. 실력과 동물에 대한 애정에 덧붙여 홀리스틱에 대한 관심이 병행되어야 하는데 이 세가지를 갖춘다는게 사실상 쉽지 않은 고로. -,ㅜ
부디 이 책을 많은 수의사와 수의학도들이 읽고 변화하기를.
합법적이란 차이를 제외하고는 마피아를 뺨치는 유대인들 블럭에 치여 불이익을 본 주변인들이 많고 또 요즘 부시와 이스라엘의 행태가 재수없어서 그쪽에 대한 감정이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닌데 이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괜찮은 -적어도 활자로 보이는 한에선- 유대인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스스로에게 주입시키고 있다.
그래... 어느 집단이나 비슷한 비율의 악화와 양화가 존재한다. 그리고 그 모든 곳에서 항상 악화들이 설치기에 더 많이 보이는 것이지. 그렇게 믿자.
책/과학
닮은꼴 영혼 - 사람과 동물 간의 사랑, 기적같은 치유이야기
앨런 쇼엔 (지은이) | 에피소드 | 2006.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