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감상/기타

비에비스 나무병원 대장 내시경

by choco 2016. 5. 13.

내가 한 건 아니지만 나름 흥미있는 경험이었고 또 정보도 될 것 같아서 일하기 싫어 밍기적거리느니 끄적.

 

내시경만 하는줄 알았더니 11층 건물 전체를 다 쓰는, 소화기내과 관련 수술도 하는 전문 병원인 모양.

 

연초에 장 정결제(라고 쓰고 관장약이라고 읽는다) 먹다가 다 토하고 난리를 치면서 대장 내시경에 실패한 동생이 설사약을 직접 먹지 않고 대장내시경을 할 수 있다는데 솔깃해서 예약한 병원.

관장약과 어마어마한 양의 물을 몸에 쏟아넣는 그 과정이 너무나 괴롭거나 도저히 몸에서 안 받는 사람들을 위한 서비스라고 해야겠다.

 

원리가 뭔가 했더니 위 내시경을 할 때 (그래서 설사약 안 먹는 대장내시경을 할 때 반드시 위 내시경을 같이 해야함) 소장에 관장약을 직접 넣어준다고 한다.

이게 위험해서 조만간 금지할 거라는 기사를 본 기억이 있는데... 계속 하고 있는 걸 보면 후속조치는 아직 안 나온 모양이다.

 

보호자 필수라고 해서 아침부터 일어나 동생 따라 병원에 갔다.

 

일단 거금 38만 5천원!!!!!!!(동네 병원에서 몇번을 받을 수 있는!!!!)을 낸 뒤 담당의 만나고 내시경 전문 입원병동으로 이동. 

이 병동의 모든 병실은 1인실.

병실마다 으리삐까뻔쩍한 안마의자가 있는데 아쉽게 이용은 못 해보고 왔음.

 

병실에서 환자복으로 갈아입고 일단 위내시경을 하러 내려간다.

 

위 내시경을 하면서 막판에 소장에 관장약을 듬뿍 뿌려준 뒤 병실로 다시 올라와서는 알약과 물을 추가로 먹고는 장 정결 시작.

처음 안내를 받을 때 보통 점심 때까지 검사를 다 끝내고 가지만 간혹 변비가 있거나 정결이 잘 안 되는 경우는 좀 늦어질 수 있다고 들었는데 그게 바로 내 동생이었다.  -_-;

비슷한 시간에 위 내시경을 받고 올라온 다른 환자들이 대장내시경 검사를 다 마치고 집에 갈때까지 얘는 계속 관장 중.

 

관장약 먹다 죽다 살아나서 그 비싼 돈을 주고 여길 왔건만 결국 물약을 2번, 알약을 추가로 한번 더 먹고서 관장을 (대충) 마치고 오후 2시 반에 다시 내시경실로 내려가서 검사를 겨우 받을 수 있었다.

 

불안했던대로 그 난리를 치고도 군데군데 청소가 덜 된 곳이 있었다는 후문.  -_-;

 

선생님이 얘한테 다음에는 1주일 전에 미리 와서 변비약을 처방 받아 먹고 대충 비운 뒤 장 청소를 하라는 당부를 내렸다고 함.

 

변비가 있는 사람은 처방받으로 오기 귀찮으면 하루 전에 그냥 약국에서 사먹을 수 있는 변비약이라도 먹고 장을 좀 비우고 오는 게 좋지 싶다.

 

여하튼 이 과정에서 아주 작지만 용종이 발견되어 처치료로 12만원 추가.

어차피 보험으로 다 커버를 하긴 하겠지만 50만원을 가볍게 쓰고 왔음.  ㄷㄷㄷㄷㄷㄷㄷ

 

깨끗하고 시설도 좋고 빠르고 병동의 간호사들이 정말 황송할 정도로 친절하다.

빠르고 편하고 대접받고 싶은 사람들에게 비싼 값을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하루에 수면마취를 2번이나 한다는 것, 그리고 관장을 위해서 위내시경이 끝난 뒤 잠이 깨는 주사를 놓아 강제적으로 깨운다는 것이 몸에 무리를 주지 않으려나? 하는 의심이 계속 드는 것은 사실.

 

엘리베이터에서 본 풍선을 넣어 위의 용량을 줄이는 비만수술을 보면서 뜬금없이 신해철이 떠오르기도 했다.

 

간접 경험 잘 하고 왔다~

 

나도 내년에 또 대장내시경 해야하는데.... ㅜㅜ

벌써부터 두려움. ㅠㅠ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