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시국 자체가 무지막지하게 스펙타클이라 나도 어질어질한데다 한마디 한마디에 파르르 난리치는 사람들 꼬락서니도 보기 싫고 해서 그냥 조용히 몇달간 구경을 하면서 느낀 2월 이 시점의 개인적인 소회.
1. 문재인
대통령 선거 때까진 그냥 문빠 하기로 했음.
정권교체가 제일 시급하니 일단 될놈을 밀어줘야 한다는 게 40% + 지켜보니 그래도 원칙대로 법대로 하는 척이라도 해볼 사람은 문재인이 유일하지 않을까 싶은 게 40% + 불을 뿜으며 물어뜯고 있는 맛간 언론이 사색이 되는 거 구경해보고 싶은 마음 20% 정도 분포.
2. 안희정
엥??? 하고 좀 부정적인 의미에서 제일 많이 놀라고 있는 인물.
예전 노통 때 캠프에서도 깐깐하지만 머리 팽팽 돌아가고 일 잘 한다는 얘기를 당시 일한 사람들에게 직접 전해들은 것 + 참여정부 시절과 그 이후의 행보 때문에 호감도가 꽉꽉 차있는 사람이었다.
차차기에 됐으면 했던 것도 인재를 골고루 길게 쓰자는 이유지, 딱히 다음 번이 아니라 이번에 나와도 당연히 찍으려고 했는데 웬 봉창 두드리는 청산 완료?!!!! 새누리당과 대연정???!!!
워낙 언론의 마타도어가 심한 세상이라 혹시 내가 낚인 게 아닌가 꼼꼼히 읽어보고 동영상까지 찾아봤지만 역시나. (안희정이나 되니 내가 저 정도 수고를 했지 딴 사람이었음 그냥 기사만 보고 혀 차고 지웠을 것임) 내 수학 실력은 요즘 초딩 고학년보다도 떨어지지만 직업상 문해력만큼은 대한민국 10% 안에 든다고 자부하는데 분명히 저 내용이다.
정말 안희정이니까 왜 저러지??? 정도지 만약 저 소리를 박원순이나 김부겸 혹은 김종인이 했으면 민주당 주류지지자들에게 가루가 되서 날아갔을 거다.
똑똑한 양반이고 주변에 똑똑한 사람들이 많으니 나름대로 신중하게 계산한 행보라고 생각은 하지만 뭔가 많이 쎄~하네 + 내가 짧지 않게 살면서 얻은 나름의 교훈이 조중동과 보험사, 은행에서 칭찬하고 권유하는 것 중에 내게 도움이 되는 건 1% 미만이라는 점에서 더더욱 마음이 식는다.
이번에도 좋고 아니더라도 차차기엔 무조건 안희정 했는데... 신중하고 꼼꼼하게 지켜봐야겠다.
만약 저 소신대로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나온다면 난 심상정 언니를 찍을듯. 돈 없는 동네인데 선거비 보전이라도 하게 도와줘야지.
3. 이재명
호감과 비호감의 롤러코스터를 어마어마하게 탄 대표적인 인물.
성남에서 멋지게 하고 있지만 그래도 대통령 후보가 되기도 좀 힘들지 않을까 했는데 촛불정국 때 죽죽 타고 올라갈 때는 정말 멋지긴 하더라.
손가락 관리를 잘 못 하기도 했고 정치공학적으로 보수쪽에서 안희정을 띄우고 미는 사람에 좀 훅 가긴 했으나 그래도 내게는 최고 호감도 때 기준 70%는 유지하고 있다.
적폐 청산에 대한 의지는 제일 확고하지만 워낙 기반 세력이 없어서 원하는 만큼의 개혁을 하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점에서 문재인과 (내) 저울질에서 좀 밀리긴 했음.
그리고 모략과 왜곡에 도가 튼 맛 간 언론의 화려한 연출을 이겨낼 수 있을지, 본선 경쟁력이 어떨까에 대한 의구심도 있었고.
여튼 이번에 잘 해보고 세력과 기반을 차곡차곡 잘 쌓아서 다음 번에는 더 잘 해보길.
4. 박원순
행보에 따라 평가가 하늘과 땅을 오간.... 원순씨.
내가 아는 그 박원순 시장인가? 아바타 아냐? 할 정도로 무시무시하게 내부 총질을 해대는 바람에 그에게 갖고 있던 호감의 50%가 휙 날아갔었다.
정책으로 결과로 싸우던 자신의 장점을 왜 저렇게 버리고 말도 안 되는 행보를 했는지는 지금도 수수께끼네.
다행히 빠른 시간에 주화입마에서 벗어나 다시 본래 자리로 돌아온 건 환영.
최고 호감도 때 기준 75% 정도 회복.
여기서 더 기겁시키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내년 지방선거 때까진 지지하겠음.
이 양반이야 잠깐 하고 말았지만 기회만 되면 내부 총질을 업으로 해대는 박영선 보다야 낫겠지.
5. 안철수
미워할 수 없고 참 아까운... 그러나 그 옆에서 호가호위하는 인간들이 너무나 내 취향 밖이라(고 쓰고 극혐이라고 읽는다) 지지는 할 수 없는 딜레마.
정책 발표하는 거며 말하는 거 보면 정말 똑똑하고 생각도 많고 행실 바른 양반인데 왜 어울리지도 않고 잘 하지도 못 하는 네거티브로 본인의 장점과 경쟁력을 깎아 먹는지 정말 안타깝다.
그 위치와 그 배경을 갖고 새누리 들어가서 불의와 어울리며 호의호식 안 하는 것만 해도 정말 대단하단 감탄을 들어야 하는 사람인데...
너무 냉정하네, 밥도 잘 안 주네 하는 소리가 들리던데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한결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웃고 있다.
얼추 20년 전 안철수를 주인공으로 한 다큐멘터리 할 때 담당피디가 돈도 많은데 밥도 안 사준다고 투덜거렸었다. 근데 촬영 나갈 때마다 그리고 방송 뒤에 거~하게 밥 얻어먹는 거 은근히 불편했던 나는 거기에 호감을 엄청 가졌었음.
전에도 여기 썼던 것 같은데 그 프로그램에 나온 잘 나가는 사람들 중에 밥 안 산 유二한 출연진이 안철수와 문국현이었음. (1997~1999 봄 기준. 그 이후는 난 나왔으니 모름)
6. 김문수
권력욕이 강한 생계형 혁명가였고 본래 목적을 따라간 변절자.
변절자는 자신의 과거를 완벽하게 부정해야만 현재의 행보가 정당성을 얻기 때문에 더 지독하게 행동하고 그걸 한국 사회에선 정말 많이 구경을 하는데 김문수는 거의 코메디 수준이 되어가는듯.
본래도 기대감 제로였으니 놀랄 건 없지만 시대를 앞서 갔던 혁명가에 대한 그 미미한 짠~한 동정마저도 거둬갔음.
앞으로 뭐하려나?
7. 손학규
권력욕이 사람을 얼마나 추하게 만들 수 있나 보여주고 있는...
이 양반도 일종의 변절이긴 하지만 그래도 김문수나 이재오랑은 수준이 조금은 다르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요즘 보면서 이 정도밖에 안 됐나? 아쉽다.
최소한 정동영보다는 10배는 나은 후보였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구름을 타고 승천하지 못 한 아쉬움을 버리지 못한 이무기는 이렇게 되는구나 체험 중.
8. 황교안
군대도 못 갈 정도로 두드러기가 심한 사람이 어떻게 사시 공부를 했는지 그것이 알고 싶다....
군대도 못 갈 정도의 두드러기라면 획기적인 치료법이 나오지 않은 한 평생 고생을 하는데 지금도 고생하고 있는 수많은 환자와 그 가족들을 위해 노하우 공개 좀.
9. 유승민
어쩌고 저쩌고 뭔 코스프레를 해도 2015년 그날 이전까지 박근혜 옆에서 온갖 나쁜 일을 하면서 잘 먹고 잘 살았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지.
근데 저쪽에선 배신자로 본다는 그건 쫌 안 됐긴 하다면 결국 자업자득.
나머지는 패스~ 미장원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