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NTA HELENA VARIETAL CHARDONNAY 2006/ RESERVA MUGA RIOJA 2000
by choco2007. 1. 1.
연말엔 먹고 마시는 계절~ 그래도 2006년엔 자제하는 분위기라 하루에 한병 정도로 끊을 수 있었다. 2005년 연말에는 좀 심하게 무리한 날도 있었는데. ^^; 가장 놀라운 건 중국 갔다올 때 사온 샴페인도 하나 뜯지 않고 고스란히 모셔놓고 있다는 사실.
각설하고 아직 병을 버리지 않은 두병에 대한 포스팅을 간단히 해야겠다.
SANTA HELENA VARIETAL CHARDONNAY 2006
얘는 000 저축은행 앞이 폭발이라 주차할 곳이 없어 갤러리아에 댄 김에 주차비 빼려고 들른 에노테카에서 건진 횡재. 싸지만 과일향이 풍부하고 좋다는 친절한 판매원 언니의 추천으로 샀는데 정말 괜찮다.
샤도네이 특유의 풍부한 과일향과 맛을 보이면서도 시지는 않다. 아직 익지 않은 신선한 와인인데도 3년 정도 묵은 은은한 묵직함이 감도는 맛. 향기는 살짝 가볍고 색깔도 연한 밀짚 빛깔로 폿풋해 보이지만 전체적인 밸런스가 아주 좋다.
더구나 가격도 9000원!!! 신선한 2006년산이니 앞으로 2-3년 간 숙성되면서 상승 곡선을 그린다고 볼 때 가격 대비 아주 괜찮은 맛을 보일 거라는 거 아닌가. 역시 가격대비 칠레 와인이 최고라는 내 나름의 선입견을 다시 한 번 입증해줬다.
얘는 조만간 에노테카에 가서 여러병 사다가 쟁여놔야겠다. 에노테카에서 그날 좀 비싼 것들을 많이 샀는데 걔네들이 가격 대비로 다 이 정도 퀄리티를 보여준다면 다시 에노테카를 애용하게 될듯.
그러나... 여전히 바가지는 살짝 남아 있는듯. 신세계나 다른 와이너리에서 세일 때는 10000원까지도 가고 보통 10000원 대 후반인 알라모스 샤도네이가 2만원대 중반이다. 이런 걸 자주 발견하게 되니 에노테카에서 와인을 살 때면 늘 찜찜한 마음을 갖게 되지. 아무리 갤러리아 안에 있고, 자릿값이 비싸다지면 일반화된 와인들의 가격 조사는 좀 해주는 게 좋을 터인데...
RESERVA MUGA RIOJA 2000
같은 날 에노테카에서 지른 와인. 유일하게 산 레드와인이기도 하다.
리호아를 무지~하게 좋아하는 동생이 사자고 설쳐서 구입한 와인. 예전에 마셨을 때 엄청 맛있었다고 하는데 솔직히 난 기억에 없다. 그래도 리호아는 나도 좋아하니까 괜찮지 않을까 해서 반대하지 않았다. 리호아가 잘못 고르면 정말 치가 떨리는 맛이라고 하는데 다행히 지금까지 내가 마신 리호아들은 다 너무너무 좋았던 고로. ^^
그리고 가격이나 숫자에 관한 한 탁월한 기억력을 보이는 -누가 회계학과 출신 아니랄까봐- 동생 얘기론 이게 보통 3만원대 후반에서 5만원까지 하는 가격대인데 싸게 나왔다고 한다. 29000원인가? 에 구입. <-- 에노테카에서도 이렇게 싸게 파는 좋은 와인이 있었군. 속으로 쫌 놀랬다.
어제 가족 송년회 때 중국 음식과 바베큐 등이 있어서 좀 강한 게 좋겠다는 생각으로 개봉을 했다. 빛깔은 아주 진한 자줏빛. 내가 갖고 있는 -그러나 거의 쓰지는 않고 있는- 와인 테이스팅 노트에 있는 표현을 빌리자면 진한 오팔색이라고 해야할까? ㅎㅎ;
전체적으로 아주 묵직하고 무엇보다 밸런스가 너무너무 좋다. 코끝에 살짝 감돌면서 파고드는 것 같은 과일향. 탄닌맛이 꽤 강함에도 불구하고 이 아로마나 과일향이 워낙에 강하다보니 그 헤비한 탄닌맛이 돌출되지 않고 바닥에 쫙 깔리면서 전체적인 농도와 폭을 넓게 만들어준다. 그리고 부드럽게 여운을 남기며 사라지는 끝맛까지 정말 환상~
잘 익은 좋은 스페인 와인의 맛이 바로 이거야! 라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바베큐와 중국 요리에 정말로 딱인 와인. 요리의 느끼함을 와인 한모금이 완전히 씻어내준다. 그리고 이런 강함에도 불구하고 그냥 너트 종류와 와인만 마셔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향과 끝맛이 너무 좋다.
에노테카에 갈 일이 있다면 좀 더 사오던가... 아니면 동네 단골 와인샵에 비슷한 가격으로 살 수 있으면 좀 더 구비를 해놓을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