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구입한 와인 책에서 뉴질랜드의 소비뇽 블랑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찬사를 읽었었다. 그 이후 언젠가 그 동네 소비뇽 블랑을 한번 마셔보리라 결심했었다. 그러나 대부분 너무나 착하지 않은 가격이라 군침만 흘리다 동네 단골 와인샵에서 비교적 착한 가격에 나온 걸 발견하고 잽싸게 구입. 사실 상대평가로 착한 거지 절대 평가를 하면 별로 착하지 않음. ㅠ.ㅠ
PENCARROW MARTINBOROUGH SAUVIGNON BLANC 2004 시음 기록 정리.
내내 마실 기회만 노리다가 토요일에 새우를 구워 먹으면서 유일하게 남은 화이트 와인이라 개봉. 일단 놀란 건 병뚜껑이 코르크가 아니라 그냥 돌려 따는 뚜껑. 약간은 바가지를 쓴 기분이기도 했다. 아마도 뉴질랜드에선 한국에서 파는 가격의 20% 정도쯤이지 않을까 싶다. -_-;
그리고 향기도 은근히 달착지근하게 감기는 느낌. 새우와 전혀 궁합이 맞는 향이 아니다. 불길함에 떨면서 얼른 한방을 머금어봤는데 오!
새콤한 것이 향기와 전혀 다른 맛. 색깔도 향기도 굉장히 연하고 바디가 약할 것 같아서 강렬한 새우에 묻혀 완전히 맹탕이 되지 않을까 걱정했던 게 기우였다. 냉정하게 평가하자면 약간은 빈약한 바디고 살짝 신맛이 강하긴 하지만 전체적인 밸런스는 잘 잡힌 편인 와인.
소비뇽 블랑 특유의 가벼운 부드러움에다 새콤한 느낌이 강화되어서 새우와 궁합이 아주 좋았다. 수정이 밀려 있어 술을 마실 컨디션이 절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한잔 반, 화이트 와인은 쥐약인 동생은 한잔, 나머지는 부친이 아쉬워하면서 깨끗이 비우셨다. ㅎㅎ
이번에 중국 가서 파산의 위험을 무릅쓰면서 샴페인을 두병 사왔는데 31일날 초코 퐁듀에 딸기를 곁들여서 한잔 해주실 예정~ 모엣 샹동 로제는 처음인데 어떤 맛일지 무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