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의 그 기록적인 더위에 대한 기억의 단편은..
차 안에서 에어컨 켜놓고 있던 아기 포함한 가족. 다른 때였다면 뭔 짓이냐 했을 거지만 그 해에는 이해가 됐음. 진짜 저렇게라도 더위를 피해야겠지란 생각을 했었음.
내 인생 처음으로 찬물에 샤워를 하다 못해 찬물을 욕조에 받아놓고 들어가서 몸을 식혔었다. 더위를 무지하게 탔던 뽀삐 1세는 세면기에 찬물을 받아서 넣어놓고 난 욕조에 들어가서 둘 다 몸을 충분히 식힌 다음 잽싸게 잤다.
너무 더워서 에어컨이 유일하게 있던 안방에 밤에 다들 들어가서 에어컨을 켜고 자다보면 부친이 깨어나서 에어컨 끄고의 반복. -_-+++ 돌이켜보면 남에 대한 배려 없음은 우리 부친의 캐릭터였구나.
자식들이 덥다고 난리를 칠 때는 꿈쩍 안 하던 울 부친이 뽀삐 1세가 더위를 먹자 그해 겨울에 에어컨을 사주셨다. 그 여름에는 에어컨은 고사하고 선풍기도 사기 힘들었기 때문에.
제주도에 갔는데 가뭄으로 마실 물도 모자란 상황이라 수영장들이 다 문을 닫아서 신라호텔 수영장 데뷔(?) 계획은 무산. 그 이후로 결국 신라호텔 수영장은 한번도 안 가봤네. ^^
2018년 7월까지 더위에 대한 기억. 더위가 끝난 즈음에 아마도 더 추가될 수도.
지난 일요일, 부친이 80 평생 처음으로 손수 에어컨을 켜셨다. 숨이 막혀 죽을 것 같았다고... ㅋㅋㅋ 다른 사람들이 참다 참다 죽을 것 같을 때 눈치 보면서 켜던 에어컨인데 진짜 덥긴 더웠던 모양.
토요일에 이모 부부랑 점심 먹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편의점 옆 물웅덩이에 앉아있던 비둘기 2마리. 얼마나 더웠으면 사람이 바로 옆에 지나가거나 말거나 그냥 물에 철퍼덕. 욕조에 앉아있던 나랑 뽀삐가 떠오르는 모습이었다. 조금만 덜 더웠거나 내 정신이 온전(?)했으면 사진을 찍었을 텐데 아쉽게도 그 광경은 내 기억에만 저장.
작년부터 핫하게 떠오르는 아이템, 에어 서큘레이터가 뭔가를 샀을 때 사은품 비슷하게 딸려온 걸 잊고 있다가 발굴. 광고를 보면 뭔가 어마어마할 것 같은데 사용해본 입장에서 냉철하게 평가하자면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사용해야 만족도가 있을듯. 세게 튼 선풍기보다 한 1M 정도 더 공기를 밀어내긴 하는 것 같다. 하지만 특별히 더 시원하고 그런 건 없고 무엇보다 소음이 큼. 우리야 어차피 공짜나 다름없는 거라서 그럭저럭 만족하게 사용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