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실에 올라오면 난방 켜고 물 올리고 작업실용 가디건 걸치고 뜨거운 차 한잔을 해야 몸이 따뜻해졌는데 지금은 차 한잔 하니까 가디건이 더워서 벗고 있다. 난방을 켜지 않아도 될 날도 멀지 않은듯.
가벼운 기획안 수정이 하나 앞두고 늘 그렇듯 딴짓 하나. ^^
주말에 오랜만에 책 하나 끝내긴 했지만 오늘의 딴짓은 밀려있는 요리 특강 후기 및 메모.
일단 시작은 도시락을 멋지게 보이게 하기 위해 보자기로 예쁘게 포장하는 법부터~ 선생님처럼 여러개 알 필욘 없고 이렇게 딱 1-2개 알고 있으면 두루두루 잘 써먹지 싶다. 우리 세대의 유행어로 하자만 뽀대가 제대로 남.
메로 우엉조림.
여기선 도시락이라 한입 크기로 잘랐지만 집에서 요리로 내놓을 때는 도미나 가자미 같은 애를 통으로 올리면 근사하지 싶음. 3월이 도미가 제일 맛있을 땐데 주말에 도미 작은 거 한마리 사다가 저 레시피로 해서 조림해 봐야겠다.
그동안 생선조림은 오래 전에 얻은 신라호텔 일식당 레시피를 썼는데 내 입맛에는 얘가 더 나은 것 같다. (신라호텔 레시피는 좀 달아서 설탕양을 줄여서 만들었음) 그리고 이날 배운 팁 하나도 아주 신선했음. 마지막 2%를 채우는 그런 소소한 팁은 역시 돈을 내야지 얻을 수 있는듯. ㅎㅎ;
닭봉조림.
두번 튀겨내서 조림장으로 마지막에 볶는 모습~ 날개나 다른 부위로 해도 괜찮을 것 같고... 돼지등갈비 같은 것도 이 레시피 살짝 변형해서 만들면 좋을듯. 쥐똥고추나 페퍼론치노 같은 거 넣어서 맵게 해도 맛있을 것 같다.
다만 스테프 쌤들이 들어온지 얼마 안 되서 그런지 2번 튀기는 과정이 충분치 못했던듯. 속이 덜 익어서 괜히 탈날까봐 맛만 살짝 봤다.
돼지고기 고추말이.
몇 개 먹자고 저걸 준비해 말고 굽고 졸이고 하는 과정에 내 기준으론 좀 귀찮아서 자주 할 것 같지는 않으나... 손님 치르거나 포트럭, 아니면 진짜 이대로 도시락 제대로 여러명 거 싸가려면 딱일듯.
고추말고 파프리카 넣어서 해도 색깔 예쁘고 애들 먹이긴 좋지 싶다. 버섯만 만들면 먹다 금방 물리겠고, 고추랑 같이 넣으면 안 예쁠 것 같고... 버섯이랑 각각 만들어서 고추랑 섞어서 먹으면 괜찮을 것 같음. 속을 바꾸면 하나로 3-4가지 요리 만들기가 가능해서 손님요리용으로 가성비가 확 올라갈듯.
가리비전, 새우전.
전 안 좋아하는데 이건 바로바로 구워서 먹으면 엄청 먹히지 싶다. 굴철에는 굴이랑 얘네 2종류 같이 하면 전 좋아하는 집에선 완전 끝내줄듯. 다만... 우리 집은 전 좋아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역시 손님용이나 친구집에 요리봉사 때나 써먹지 싶음.
예쁘게 굽는 팁은 종가집으로 시집 가서 제사 마스터인 큰이모가 알려주신 것과 똑같아서 혼자 속으로 빙그레. 일면식도 없고 전 굽기를 따로 배운 적도 없는 두 사람이 어떻게 같은 얘기를 하는 것일까. 고수끼리는 자체 습득하는 노하우가 결국 하나로 비슷해지는 모양. ^^
더덕 영양밥.
이건 진짜 완전 간단해서 잘 해먹지 싶다. 더덕 사놨음. 그나저나... 그렇게 흔하게 보이던 더덕 까서 파는 아주머니나 할머니들이 다들 어디로 가셨는지?
더덕 불고기는 사진을 따로 안 찍었던가 올리는 걸 잊어버렸던가. ^^; 얘도 간단하고 더덕 많이 먹을 수 있는 레시피라 종종 이용할듯.
이외에 연근피클이랑 고추무침, 곶감장아찌 배웠는데 다 괜찮다. 연근피클이랑 고추무침은 주말에 해서 잘 먹고 있고 곶감장아찌는 감말랭이가 오면 조만간~ 유리용기도 사놨고 고추장도 내일쯤 도착하겠지.
3단 도시락 완성~ 예쁘게 담는 팁도 배웠음. 사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저런 게 중요하지. 이걸 보니 예쁜 도시락을 사고 싶다는 욕망이 스멀스멀. ㅎㅎ; 그러나 미세먼지 천국인 한국에서 저거 싸들고 소풍 갈 일도 없고 저걸 다 먹을 인원 모집도 힘드니까 그냥 하나씩 헐어서 집에서 해먹는 걸로~
세팅해서 식사. 이걸 보니 한식기 사고 싶은 욕망도 뭉개뭉개. 참아야 하느니...
다른 것보다도 이날 배운 건 노력해야 겨우겨우 먹게 되는 뿌리채소들을 많이 먹을 수 있는 요리법들이라 특히 마음에 든다.
이번 달에는 스페인 요리 특강 신청해놨음~ 담달에 안주 특강도 땡기긴 하는데... 일단 다음달 일정 나오는 거 보고. 그때도 자리가 있으면 나랑 인연이 있는 거고 여석이 없으면 그냥 하지 말라는 하늘의 계시려니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