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온 여행사 사장님과 내 표를 부킹해준 담당자가 오늘 함께 한 덕분에 라마단 기간에 음식 판매 허가를 받은 한국음식점 만나 식당에서 식사. 아랍 음식의 꿈은 사라졌다. -_-;;;
그래도 너무나 배가 고픈 상태여서 감사히 식사. 한식이 만만찮은 가격인데 솔직히 횡재한거긴 했다. 난 정말 어딜 가나 먹을 복은 있는 모양이다.
그러나 새옹지마라고 일찌감치 숙소에 들어가야 했는데 라마단 기간에 1시 퇴근인 러시아워에 걸리는 바람에 사막투어 픽업 직전에 간신히 숙소도착. 까딱하면 사막 구경도 못할뻔했다.
미친듯이 세수만 하고 디카 등등 충전시키고 신발만 갈아신고 모자들고 기다리니 픽업 차량 역시 길이 막혀서 늦는다. 그렇게 늦게 올줄 알았으면 샤워라도 할것을 찝찝한 그대로 사막으로.
사막 가운데 뚫린 도로.
여기를 보니 페라리며 포르쉐를 살만 하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를 태우러 온 차가 랜드로버 종류였는데들었는데 까먹었음. -_-;;; 난 기계 구분 회로에 문제가 좀 있다 한 150정도 밟는데도 속도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다들 엄청 밟는다.
사막투어는 먼저 모래 사막으로 들어가기 전에 타이어의 바람을 빼고 튜닝을 한다. 이집트에도 비슷한 크루즈가 있는데 거기 차는 엄청 후져서 중간에 서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 여기 차들은 랜드로버, 랜드크루즈 등 엄청 좋은 차(라고 한다. 차에 관해서 잘 모름).
보통 사막에 들어가면 미개할 것으로 예상해 마지막 문명의 관문인 휴게소에서 볼일을 보려고 하는 것이 인간의 심리. 그러나 베드윈 캠프에 있는 화장실이 훨씬 깨끗하고 물도 잘 나옴. 모든 사람들에게 그냥 여기선 아주 급하지 않는 한 참으라고 말하고 싶음.
사막 크루즈 들어가는 차량들. 휴게실에서 기다리면서 찍었다. 저런 모래 언덕에서 곡예 운전을 한다. 이때까진 무슨 일이 일어날지 솔직히 잘은 모르고 있었다. 청룡열차도 안 타는 나로선 모르는게 나았을지도...
튜닝이 끝나면 차에 올라 사막으로~ 모래 언덕을 마구 질주하는 곡예 운전을 만끽(?)하고 난 뒤 모래 언덕에서 찍은 사막이다.
안전벨트 필수. 임산부나 노약자에겐 절대 권하고 싶지 않음.
그러나 이건 내 담에 해당하는 일인지 뒤에 탄 20살 청년들은 강도가 약해~ 하는 분위기. -_-;;;
함께 동행한 모 여행사 사장님을 보며 위로를 받았다. 내가 지나치게 겁이 많은 건 아닌듯.
광활한 모래 언덕. 드문드문 나무나 관목이 있었던 애리조나와 달리 여긴 정말로 사막이구나 하는 느낌이 온다.
여기선 문학이나 논픽션에서 묘사되는 사막이 주는 외경과 공포가 어느 정도 다가온다. 정말 사막을 헤매다 죽을 수도 있겠구나가 확실하게 느껴진다고 해야하나 ? 이정표가 될 것은 하나도 없고 평지가 아닌 모래 언덕의 연속.
운전사의 기술과 사막에서 길을 찾는 능력엔 정말로 감탄.
나중에 모래 언덕 한가운데에서 사진 찍으라고 내려주는데 너무 부드러워 발이 푹푹 빠진다. 일반적인 길에서 걷는 것과는 체력 소모가 차원이 다르다. 그리고 거의 차로 이동하고 걸은거리도 없는데 하루종일 물을 그렇게 마셔도 -몰래. -_-;;;- 화장실에 가고 싶지도 않고 계속 바싹 마른 느낌.
이제 누군가 사막을 헤매는 장면이 영화나 소설에서 나오면 감정이입이 엄청 될 것 같다.
욕 나오는 건 그 사막에 간간히 보이는 버려진 패트병들. 제발 한국 사람이 버린 것은 아니길. 그래도 그 패트병 덕분에 광활하고 막막한 사막이란는 공포는 사라졌음. ^^ 공포와 함께 낭만과 외경도 사라졌다는 것이 문제지만.
우리 차 운전자. 라마단이라고 하루종일 물 한모금 안마시면서 -아직 해가 떠있기 때문에 역시나 공복 상태이다- 초인적으로 운전까지 하는 철인. 종교의 무서움이랄지.... 길찾는 능력과 운전실력보다는 저게 빈속에서 가능했다는 사실이 내겐 더 강하게 다가왔다.
베드윈 캠프가 있는 사막으로. 여기는 아까와 달리 군데군데 풀이나 관목도 보인다. 모래 언덕이 완만해서 긴장을 풀고 있는데 다시 예고없는 곡예운전 시작. 마음의 준비가 없으니 더 놀라게 됨. 흔들리고 부딪히고 장난이 아니다. 다행이 그다지 길지 않게 끝났다.
베드윈 캠프 앞에서 낙타타기 체험. 가까이서 본 낙타는 참 귀엽게 생겼다. ㅎㅎ
충분히 가려진 얼굴이니 낙타를 탔다는 증거 겸 한컷. ^^;;; 솔직히 좀 무섭긴 했지만 내가 낸 55$에 포함된 것은 다 해야한다는 의지로 탔는데 낙타가 섰을 때나 등에 오를 때의 안정감은 코끼리랑 큰 차이를 못느꼈는데 일어서고 앉을 때 장난이 아니다. ㅠ.ㅠ 예전에 무슨 영화사 스튜디오에서 해본 강도 6.5의 지진체험이 딱 이것이다. 비명이 절로 나옴. 그래도 내 평생에 언제 타냐 싶어서 꿋꿋하게. ^^
낙타똥을 피해 모래밭을 힘들게 헤쳐 캠프장으로.
베드윈 캠프장까지 잠시 걷는데 역시 모래가 너무 부드럽고 깊어서 걷는 것 자체가 엄청난 운동. 할리퀸에서 많이 묘사되던 사막에서 뛰어서 달아나는 장면들... 사막 한번 가서 걸어보라고 해라. 뛰는것 절대 불가능. 뛰어 달아날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존경하겠다. 역시 현장 체험이 중요하다. 하긴 또 모래 성질이 단단한 사막도 있을 수 있겠지.
한쪽에 아랍 전통의상들과 텐트가 있어서 옷 입고 사진 찍어보게 되어 있는데... 어떤 x 이 입었을지 모르는 옷을 입고싶지는 않아서 그냥 걸린 옷만 사진찍었음. 서양애들은 찝찝하지도 않은지 열심히 입고 지네끼리 웃긴다고 난리를 치며 사진 찍어대고.
물담배를 피워보라고 마련해놨다. 이건 정말 아무도 안 하더라.
라마단 때문에 다들 굶주린 사람들이라 -관광객들도 만만찮은 하루였음.- 언제 바베큐하냐만 눈이 벌게서 기다리는 분위기. ^^; 그런데 라마단이라 안판다던 술을 판다. 내가 보기에 밸리댄스가 술보다 덜 향락적인 것 같은데...
조금이라고 밥을 빨리 먹기 위해 바베큐 그릴 가장 가까운 곳에 자리를 잡았다. 고기 굽는 냄새가 죽였음.
밥 언제주나만 기다리고 있는데 헤나를 체험해보라고 한다. 그래서 잽싸게 헤나 문신체험에 1착으로~
보통 팔뚝에 많이 하는데 다음날 해변에 갈 예정이라 가장 눈에 덜 띄는 손바닥에. 한 2주 정도 간다는데 너무 오래 남아도 귀찮지만 한국 돌아가서 보여줄 수 있을 때까진 남아있으면 좋겠다는 바램대로 아직도 흐릿하지만 남았음.
영국에서 재밌었던 것이... 호텔 입구의 식료품점을 아랍인들이 하는 것 같다. 내 헤나를 보더니 자기네 고향 것이라고 너무 좋아하면서 엄청난 친절 + 친한척. 좀 싸게 해줬는지 어쨌는진 모르겠지만... 런던 있는 내내 아는척하고 지내긴 했다.
드디어 밥. ㅠ.ㅠ
바베큐와 부페식으로 제공되는 식사는 투어치고는 훌륭한 편이다. 보통 투어에 포함되는 식사는 그냥 분위기와 한끼라는데 의미를 둬야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건 객관적으로 봐도... 한국에서 비싼 돈 주고 먹던 중동음식보다 낫다. 당연한 일인가?
특히 험무스. 너무 맛있다. 그리고 험무스 옆에 있었던 요구르트 비슷한데 그건 아닌 거 같은 하얀 걸쭉한 것도. 그것들이 그렇게 맛있는줄 알았으면 난 고기 안먹고 폴폴 날리는 안남미 볶음밥과 난, 험무스 등등만 먹었을듯. 그린 샐러드라고 하는 것도 야채를 다져 아랍식 소스를 뿌린건데 훌륭~ 고기랑 난에 싸먹으니 환상이다.
샐러드에 듬뿍 든 싱싱한 올리브 절임도 행복~
바베큐는 양고기, 닭고기 꼬치, 날개등과 아랍식 쇠고기 미트볼로 짐작되는 소세지 모양 고기 등 4-5가지가 제공되는데 좋아하지 않는 닭날개는 앞의 학생에게 증정해 맛은 잘 모르겠고 다른 것, 특히 양고기와 소세지는 훌륭.
그런데 한국 사람들은 양고기가 입에 맞지 않는 모양. 냄새 난다고 옆에 치우는 경우가 좀 있으나 객관적으로 냄새가 거의 없이 잘 요리한 양고기였다.
보통 식사와 함께 밸리댄스가 진행되는데 이날은 생략. 가운데에 카펫이 깔린 공간만 구경. 예전에 모로코 식당에서 본 기억이 있는 난 별반 아쉬움이 없었지만 좀 아쉬워하는 분위기. 하긴 밸리댄스 빠진다고 돈을 적게 내는 것도 아닌데 좀 억울하긴 하지. 밥 주기 시작하니 다들 쥐죽은듯 조용. ㅎㅎ
밥 먹고 분위기가 천천히 가라앉을 무렵 하늘의 달과 별을 즐기라고 캠프장 전체 소등. 괜찮은 아이디어인 것 같다. 달과 별이 가득한 까만 하늘을 보니 내가 사막에 있구나 느낌이 온다. 쌍쌍이 온 팀들은 괜히 로맨틱해질 것도 같음. 신혼여행으로 두바이는 정말 강추다.
보통 사막 사피라 투어는 9시 30분 정도에 끝난다는데 밸리 댄스도 없고 다들 일찍 파장하고 싶어하는 분위기라 8시 넘어서 슬슬 종료. 나도 일찍 끝나는 것에 환영이었다. 사막 모래먼지와 비행기 안에서 찌든 먼지를 너무 씻고 싶었음.
사막 곡예운전할 때 이정표도 없는 곳에서 어쩌면 길을 저렇게 잘 찾아가나 감탄했는데 밤의 사막은 익숙한 드라이버에게도 가끔은 실수를 하게 하나보다. 잠시 길을 잘못 들었다가 사막을 빠져나옴.
그리고 숙소로 돌아와 정리하고 씻는데 얼마나 많은 모래먼지가 묻었는지 샴푸하는데 거품이 잘 안난다. -_-;;; 쫌 황당했음. 사막을 배경으로 한 로맨틱한 영화는 이제 로맨틱으로 보이지 않을 것 같다. 일단 쟤네들이 제대로 씻었을까란 생각이 먼저 들듯. 너무 많은 것을 아는게 꼭 좋지는 않다. ^^;;;
밀라노를 드나들면서 이태리 남자들에 대한 환상에서 완전히 졸업하고 로마시대 배경부터 현대까지 모든 이태리 관련 로맨스와 이별했듯 이번 두바이 여행으로 아랍남자들이 나오는 할리퀸에도 졸업할듯.
낮에 아랍에미레이트항공 여승무원 기숙사 지나면서중심가에 있는 엄청 좋은 빌딩. 사진은 못찍었다 들은 얘기 하나.
물 좋고 탈없는(?)데다 나름 미모까지 받쳐주는 이 외국여인들과 연애질 좀 하고 싶어서 이 나라에서 좀 산다는 집 자제분들이 밤마다 페라리며 기타등등 명품카를 몰고 그 앞을 배회한다고 함. 폼 낸다고 이 더운 나라에서 가죽점퍼까지 챙겨 입으시고. 그놈의 연애가 무엇인지. 난 이 나라 왕자를 준다고 해도 이 더위에 가죽옷은 못입을듯.
10월이라 방심했는데 11월이나 되어야 인간이 살만한 기후가 될 것 같다. 물론 적응하면 못살 것도 없겠지만 적응하지 않아도 된다는데 감사.
정말로 긴 12일이 끝났다.
그래도 너무나 배가 고픈 상태여서 감사히 식사. 한식이 만만찮은 가격인데 솔직히 횡재한거긴 했다. 난 정말 어딜 가나 먹을 복은 있는 모양이다.
그러나 새옹지마라고 일찌감치 숙소에 들어가야 했는데 라마단 기간에 1시 퇴근인 러시아워에 걸리는 바람에 사막투어 픽업 직전에 간신히 숙소도착. 까딱하면 사막 구경도 못할뻔했다.
미친듯이 세수만 하고 디카 등등 충전시키고 신발만 갈아신고 모자들고 기다리니 픽업 차량 역시 길이 막혀서 늦는다. 그렇게 늦게 올줄 알았으면 샤워라도 할것을 찝찝한 그대로 사막으로.
사막 가운데 뚫린 도로.
여기를 보니 페라리며 포르쉐를 살만 하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를 태우러 온 차가 랜드로버 종류였는데
사막투어는 먼저 모래 사막으로 들어가기 전에 타이어의 바람을 빼고 튜닝을 한다. 이집트에도 비슷한 크루즈가 있는데 거기 차는 엄청 후져서 중간에 서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 여기 차들은 랜드로버, 랜드크루즈 등 엄청 좋은 차(라고 한다. 차에 관해서 잘 모름).
보통 사막에 들어가면 미개할 것으로 예상해 마지막 문명의 관문인 휴게소에서 볼일을 보려고 하는 것이 인간의 심리. 그러나 베드윈 캠프에 있는 화장실이 훨씬 깨끗하고 물도 잘 나옴. 모든 사람들에게 그냥 여기선 아주 급하지 않는 한 참으라고 말하고 싶음.
사막 크루즈 들어가는 차량들. 휴게실에서 기다리면서 찍었다. 저런 모래 언덕에서 곡예 운전을 한다. 이때까진 무슨 일이 일어날지 솔직히 잘은 모르고 있었다. 청룡열차도 안 타는 나로선 모르는게 나았을지도...
튜닝이 끝나면 차에 올라 사막으로~ 모래 언덕을 마구 질주하는 곡예 운전을 만끽(?)하고 난 뒤 모래 언덕에서 찍은 사막이다.
안전벨트 필수. 임산부나 노약자에겐 절대 권하고 싶지 않음.
그러나 이건 내 담에 해당하는 일인지 뒤에 탄 20살 청년들은 강도가 약해~ 하는 분위기. -_-;;;
함께 동행한 모 여행사 사장님을 보며 위로를 받았다. 내가 지나치게 겁이 많은 건 아닌듯.
광활한 모래 언덕. 드문드문 나무나 관목이 있었던 애리조나와 달리 여긴 정말로 사막이구나 하는 느낌이 온다.
여기선 문학이나 논픽션에서 묘사되는 사막이 주는 외경과 공포가 어느 정도 다가온다. 정말 사막을 헤매다 죽을 수도 있겠구나가 확실하게 느껴진다고 해야하나 ? 이정표가 될 것은 하나도 없고 평지가 아닌 모래 언덕의 연속.
운전사의 기술과 사막에서 길을 찾는 능력엔 정말로 감탄.
나중에 모래 언덕 한가운데에서 사진 찍으라고 내려주는데 너무 부드러워 발이 푹푹 빠진다. 일반적인 길에서 걷는 것과는 체력 소모가 차원이 다르다. 그리고 거의 차로 이동하고 걸은거리도 없는데 하루종일 물을 그렇게 마셔도 -몰래. -_-;;;- 화장실에 가고 싶지도 않고 계속 바싹 마른 느낌.
이제 누군가 사막을 헤매는 장면이 영화나 소설에서 나오면 감정이입이 엄청 될 것 같다.
욕 나오는 건 그 사막에 간간히 보이는 버려진 패트병들. 제발 한국 사람이 버린 것은 아니길. 그래도 그 패트병 덕분에 광활하고 막막한 사막이란는 공포는 사라졌음. ^^ 공포와 함께 낭만과 외경도 사라졌다는 것이 문제지만.
우리 차 운전자. 라마단이라고 하루종일 물 한모금 안마시면서 -아직 해가 떠있기 때문에 역시나 공복 상태이다- 초인적으로 운전까지 하는 철인. 종교의 무서움이랄지.... 길찾는 능력과 운전실력보다는 저게 빈속에서 가능했다는 사실이 내겐 더 강하게 다가왔다.
베드윈 캠프가 있는 사막으로. 여기는 아까와 달리 군데군데 풀이나 관목도 보인다. 모래 언덕이 완만해서 긴장을 풀고 있는데 다시 예고없는 곡예운전 시작. 마음의 준비가 없으니 더 놀라게 됨. 흔들리고 부딪히고 장난이 아니다. 다행이 그다지 길지 않게 끝났다.
베드윈 캠프 앞에서 낙타타기 체험. 가까이서 본 낙타는 참 귀엽게 생겼다. ㅎㅎ
충분히 가려진 얼굴이니 낙타를 탔다는 증거 겸 한컷. ^^;;; 솔직히 좀 무섭긴 했지만 내가 낸 55$에 포함된 것은 다 해야한다는 의지로 탔는데 낙타가 섰을 때나 등에 오를 때의 안정감은 코끼리랑 큰 차이를 못느꼈는데 일어서고 앉을 때 장난이 아니다. ㅠ.ㅠ 예전에 무슨 영화사 스튜디오에서 해본 강도 6.5의 지진체험이 딱 이것이다. 비명이 절로 나옴. 그래도 내 평생에 언제 타냐 싶어서 꿋꿋하게. ^^
낙타똥을 피해 모래밭을 힘들게 헤쳐 캠프장으로.
베드윈 캠프장까지 잠시 걷는데 역시 모래가 너무 부드럽고 깊어서 걷는 것 자체가 엄청난 운동. 할리퀸에서 많이 묘사되던 사막에서 뛰어서 달아나는 장면들... 사막 한번 가서 걸어보라고 해라. 뛰는것 절대 불가능. 뛰어 달아날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존경하겠다. 역시 현장 체험이 중요하다. 하긴 또 모래 성질이 단단한 사막도 있을 수 있겠지.
한쪽에 아랍 전통의상들과 텐트가 있어서 옷 입고 사진 찍어보게 되어 있는데... 어떤 x 이 입었을지 모르는 옷을 입고싶지는 않아서 그냥 걸린 옷만 사진찍었음. 서양애들은 찝찝하지도 않은지 열심히 입고 지네끼리 웃긴다고 난리를 치며 사진 찍어대고.
물담배를 피워보라고 마련해놨다. 이건 정말 아무도 안 하더라.
라마단 때문에 다들 굶주린 사람들이라 -관광객들도 만만찮은 하루였음.- 언제 바베큐하냐만 눈이 벌게서 기다리는 분위기. ^^; 그런데 라마단이라 안판다던 술을 판다. 내가 보기에 밸리댄스가 술보다 덜 향락적인 것 같은데...
조금이라고 밥을 빨리 먹기 위해 바베큐 그릴 가장 가까운 곳에 자리를 잡았다. 고기 굽는 냄새가 죽였음.
밥 언제주나만 기다리고 있는데 헤나를 체험해보라고 한다. 그래서 잽싸게 헤나 문신체험에 1착으로~
보통 팔뚝에 많이 하는데 다음날 해변에 갈 예정이라 가장 눈에 덜 띄는 손바닥에. 한 2주 정도 간다는데 너무 오래 남아도 귀찮지만 한국 돌아가서 보여줄 수 있을 때까진 남아있으면 좋겠다는 바램대로 아직도 흐릿하지만 남았음.
영국에서 재밌었던 것이... 호텔 입구의 식료품점을 아랍인들이 하는 것 같다. 내 헤나를 보더니 자기네 고향 것이라고 너무 좋아하면서 엄청난 친절 + 친한척. 좀 싸게 해줬는지 어쨌는진 모르겠지만... 런던 있는 내내 아는척하고 지내긴 했다.
드디어 밥. ㅠ.ㅠ
바베큐와 부페식으로 제공되는 식사는 투어치고는 훌륭한 편이다. 보통 투어에 포함되는 식사는 그냥 분위기와 한끼라는데 의미를 둬야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건 객관적으로 봐도... 한국에서 비싼 돈 주고 먹던 중동음식보다 낫다. 당연한 일인가?
특히 험무스. 너무 맛있다. 그리고 험무스 옆에 있었던 요구르트 비슷한데 그건 아닌 거 같은 하얀 걸쭉한 것도. 그것들이 그렇게 맛있는줄 알았으면 난 고기 안먹고 폴폴 날리는 안남미 볶음밥과 난, 험무스 등등만 먹었을듯. 그린 샐러드라고 하는 것도 야채를 다져 아랍식 소스를 뿌린건데 훌륭~ 고기랑 난에 싸먹으니 환상이다.
샐러드에 듬뿍 든 싱싱한 올리브 절임도 행복~
바베큐는 양고기, 닭고기 꼬치, 날개등과 아랍식 쇠고기 미트볼로 짐작되는 소세지 모양 고기 등 4-5가지가 제공되는데 좋아하지 않는 닭날개는 앞의 학생에게 증정해 맛은 잘 모르겠고 다른 것, 특히 양고기와 소세지는 훌륭.
그런데 한국 사람들은 양고기가 입에 맞지 않는 모양. 냄새 난다고 옆에 치우는 경우가 좀 있으나 객관적으로 냄새가 거의 없이 잘 요리한 양고기였다.
보통 식사와 함께 밸리댄스가 진행되는데 이날은 생략. 가운데에 카펫이 깔린 공간만 구경. 예전에 모로코 식당에서 본 기억이 있는 난 별반 아쉬움이 없었지만 좀 아쉬워하는 분위기. 하긴 밸리댄스 빠진다고 돈을 적게 내는 것도 아닌데 좀 억울하긴 하지. 밥 주기 시작하니 다들 쥐죽은듯 조용. ㅎㅎ
밥 먹고 분위기가 천천히 가라앉을 무렵 하늘의 달과 별을 즐기라고 캠프장 전체 소등. 괜찮은 아이디어인 것 같다. 달과 별이 가득한 까만 하늘을 보니 내가 사막에 있구나 느낌이 온다. 쌍쌍이 온 팀들은 괜히 로맨틱해질 것도 같음. 신혼여행으로 두바이는 정말 강추다.
보통 사막 사피라 투어는 9시 30분 정도에 끝난다는데 밸리 댄스도 없고 다들 일찍 파장하고 싶어하는 분위기라 8시 넘어서 슬슬 종료. 나도 일찍 끝나는 것에 환영이었다. 사막 모래먼지와 비행기 안에서 찌든 먼지를 너무 씻고 싶었음.
사막 곡예운전할 때 이정표도 없는 곳에서 어쩌면 길을 저렇게 잘 찾아가나 감탄했는데 밤의 사막은 익숙한 드라이버에게도 가끔은 실수를 하게 하나보다. 잠시 길을 잘못 들었다가 사막을 빠져나옴.
그리고 숙소로 돌아와 정리하고 씻는데 얼마나 많은 모래먼지가 묻었는지 샴푸하는데 거품이 잘 안난다. -_-;;; 쫌 황당했음. 사막을 배경으로 한 로맨틱한 영화는 이제 로맨틱으로 보이지 않을 것 같다. 일단 쟤네들이 제대로 씻었을까란 생각이 먼저 들듯. 너무 많은 것을 아는게 꼭 좋지는 않다. ^^;;;
밀라노를 드나들면서 이태리 남자들에 대한 환상에서 완전히 졸업하고 로마시대 배경부터 현대까지 모든 이태리 관련 로맨스와 이별했듯 이번 두바이 여행으로 아랍남자들이 나오는 할리퀸에도 졸업할듯.
낮에 아랍에미레이트항공 여승무원 기숙사 지나면서
물 좋고 탈없는(?)데다 나름 미모까지 받쳐주는 이 외국여인들과 연애질 좀 하고 싶어서 이 나라에서 좀 산다는 집 자제분들이 밤마다 페라리며 기타등등 명품카를 몰고 그 앞을 배회한다고 함. 폼 낸다고 이 더운 나라에서 가죽점퍼까지 챙겨 입으시고. 그놈의 연애가 무엇인지. 난 이 나라 왕자를 준다고 해도 이 더위에 가죽옷은 못입을듯.
10월이라 방심했는데 11월이나 되어야 인간이 살만한 기후가 될 것 같다. 물론 적응하면 못살 것도 없겠지만 적응하지 않아도 된다는데 감사.
정말로 긴 12일이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