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문재인 대통령 정부의 노인 정책을 보면서 문득 드는 생각.
자한당의 어깃장에 수없이 칼질을 당하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어찌어찌 지켜낸 부분들이 노인들의 숨통을 조금은 틔어주는 복지 정책인데... 물론 그 지원을 받은 노인들의 상당수는 전혀 고마워하지 않고 그 기운으로 태극기를 들고 거리로 나와 대통령 욕하고 지금 정부 욕하면서 자기들 먹을 거 뺏어가는 자한당을 열렬히 지지하고 있고, 눈곱 만큼이라도 여유가 있으면 자한당 지원에도 쓰고 있지만. 그래도 꾸준히 노력하는 거 보면 당연한 일이긴 하지만 그 당연함이 당연하지 않았던 이명박근혜의 시간을 오래 살아와서 그런지 대단해 보인다.
지난 2012년 대선 끝난 다음 날 아침에 내가 가장 먼저 한 일이 저 강북 쪽 어느 동네에 독거노인들 무료급식이랑 생활 지원하는 곳에 내던 후원금 중단시키는 전화한 것. 그거 다 끊어버리고도 분이 안 풀려서 내가 꼬셔서 함께 후원하던 사람들에게 다 연락 돌려서 다른 데로 돌리게 한 거였는데. ^^;;;; 지금 생각하면 속이 좀 좁았구나... 하는 뒤늦은 깨달음이 살짝 밀려오긴 하지만 그 시점에는 정말 내가 밤 새서 번 돈으로 박근혜 찍으러 가는 노인들 밥 먹는데 보태고 싶지 않았음.
그때 후원금은 저소득층 어린이들 지원하는 곳으로 돌렸는데 그 어린이들은 공부 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눈곱만큼이라도 걔네들 자라는데 보탬이 되면 좋을 텐데. 그 어린이들이 잘 자라면 결국 직접적인 교류는 없더라도 내 노후에 보탬이 되니 냉정하게 보면 나는 후원도 철저하게 내 이득에 기반해서 했던 거네.
나도 늙은 부모가 있으니 길 가다 힘든 노인들 보면 안 됐고 개개인으로 보면 이해가 되긴 하는데 모여서 태극기 휘두르며 너무 학을 떼게 만들어 주신 덕분에 아직도 개인적으로 뭔가 도움이 되고 싶지는 않고.... 내 그릇의 최대치는 정부에서 계속 잘 좀 보살펴 주기를 바라며 정책을 응원하는 것이지 싶다. 대신 거기에 들어가는 세금은 아까워하지 않고 내겠음. (근데 건보료 인간적으로 너무 올랐다. ㅠㅠ)
10대까진 만화나 영화를 보면서 위대한 히어로나 지도자 주인공이 된 상상을 많이 해봤었는데 지금 나는 그런 위치나 근처에 안 가서 다행이다. 냉철하게 보면 난 딱 박근혜 과임. 게으르고 사람 싫어하고 이상한 결벽증이 있고 사소한 원한을 절대 잊지 않고 쪼잔하고. 그래서 여러 부분, 특히 화장실에서 박근혜가 많이 이해가 되긴 했다는. ㅎㅎ
이 결벽증을 고치기 전에는 난 인도 여행은 못 가겠지.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