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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설

대인배....

by choco 2019. 12. 23.

이번 문재인 대통령 정부의 노인 정책을 보면서 문득 드는 생각.

자한당의 어깃장에 수없이 칼질을 당하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어찌어찌 지켜낸 부분들이 노인들의 숨통을 조금은 틔어주는 복지 정책인데...  물론 그 지원을 받은 노인들의 상당수는 전혀 고마워하지 않고 그 기운으로 태극기를 들고 거리로 나와 대통령 욕하고 지금 정부 욕하면서 자기들 먹을 거 뺏어가는 자한당을 열렬히 지지하고 있고, 눈곱 만큼이라도 여유가 있으면 자한당 지원에도 쓰고 있지만.  그래도 꾸준히 노력하는 거 보면 당연한 일이긴 하지만 그 당연함이 당연하지 않았던 이명박근혜의 시간을 오래 살아와서 그런지 대단해 보인다.

지난 2012년 대선 끝난 다음 날 아침에 내가 가장 먼저 한 일이 저 강북 쪽 어느 동네에 독거노인들 무료급식이랑 생활 지원하는 곳에 내던 후원금 중단시키는 전화한 것.  그거 다 끊어버리고도 분이 안 풀려서 내가 꼬셔서 함께 후원하던 사람들에게 다 연락 돌려서 다른 데로 돌리게 한 거였는데.  ^^;;;;   지금 생각하면 속이 좀 좁았구나... 하는 뒤늦은 깨달음이 살짝 밀려오긴 하지만 그 시점에는 정말 내가 밤 새서 번 돈으로 박근혜 찍으러 가는 노인들 밥 먹는데 보태고 싶지 않았음. 

그때 후원금은 저소득층 어린이들 지원하는 곳으로 돌렸는데 그 어린이들은 공부 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눈곱만큼이라도 걔네들 자라는데 보탬이 되면 좋을 텐데.  그 어린이들이 잘 자라면 결국 직접적인 교류는 없더라도 내 노후에 보탬이 되니 냉정하게 보면 나는 후원도 철저하게 내 이득에 기반해서 했던 거네.

나도 늙은 부모가 있으니 길 가다 힘든 노인들 보면 안 됐고 개개인으로 보면 이해가 되긴 하는데 모여서 태극기 휘두르며 너무 학을 떼게 만들어 주신 덕분에 아직도 개인적으로 뭔가 도움이 되고 싶지는 않고.... 내 그릇의 최대치는 정부에서 계속 잘 좀 보살펴 주기를 바라며 정책을 응원하는 것이지 싶다.  대신 거기에 들어가는 세금은 아까워하지 않고 내겠음.  (근데 건보료 인간적으로 너무 올랐다. ㅠㅠ)

10대까진 만화나 영화를 보면서 위대한 히어로나 지도자 주인공이 된 상상을 많이 해봤었는데 지금 나는 그런 위치나 근처에 안 가서 다행이다.  냉철하게 보면 난 딱 박근혜 과임.  게으르고 사람 싫어하고 이상한 결벽증이 있고 사소한 원한을 절대 잊지 않고 쪼잔하고.  그래서 여러 부분, 특히 화장실에서 박근혜가 많이 이해가 되긴 했다는.  ㅎㅎ 

이 결벽증을 고치기 전에는 난 인도 여행은 못 가겠지.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