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놓은지는 꽤 됐는데 이상하게 손도 안 가고 해서 내내 굴러다니던 책.
한가할 때 책 좀 읽어주자는 의미에서 잡았다.
꽤 잘 팔리는 책이니지만 판매 사이트나 주변의 평가가 아주 박한 편이었던 것도 안 읽었었던 이유 중 하나였다. 내가 직접 읽어본 결과는 별 한 두개 받을 정도로 졸작은 아닌 것 같음. 내게 별을 주라면 2개 반 정도.
내 눈에도 확실한 역사적 오류를 몇개 발견하지 않았다면 사실 3개나 3개 반은 충분히 줬을 거다. 그러나 상상력이나 야사가 동원되도 되는 픽션이 아니라 역사책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왔다면 널리 퍼진 오류가 아니라 명확한 역사 확인은 필수적이다. 그 부분에서 점수가 확 깍였음.
그걸 제외하고는 말 그대로 조선왕조실록이나 정사에서 잘 만나기 힘든 내용들이 쉽게 정리가 되어 있다. 물론 그 내용의 깊이나 독창성을 놓고 따지라면 높은 수준은 아니다. 예전에는 신문, 요즘에는 인터넷에 굴러다니는 재야 고수들의 엄청난 정보량과 비교해볼 때 대단히 깊거나 높지는 않지만 그걸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한 권으로 묶어 풀어놨다는 점에서는 점수를 줄만하다.
이 책에 대해 결론을 내리자면 쉽고 재밌으나 가려 받아들이는 능력이 필요하다.
역사 전공자가 아닌 사람이 쓴 역사서의 장점과 단점이 이렇게 한권에 극명하게 드러나기도 쉽지 않겠다. ^^
크게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적은 소소한 내용들이지만 -학력고사나 각종 고시에는 절대 나올리 없는 내용들이니까- 사실과 오류의 확인은 작가가 못해도 편집 쪽에서라도 감수를 받는 식으로 해줬어야하지 싶다. 아무리 그래도 역사인데...
재미와 깊이를 동시에 줬던 비전공자 김진송씨의 근대사 책들과 내심 비교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