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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2/단상

간신히 간신히

by choco 2021. 1. 21.

아리랑 고개를 넘어가고 있는....

섭외 때문에 지난주 지지난주는 정말 스트래스로 돌아가시기 딱 직전이었다.
될듯될듯 꽉 막혀서 너무 안 되니까 스트레스로 굶어도 전혀 배고프지도 않고 정말 안 죽으려고 억지로 먹고 잠도 졸리긴 하지만 오지 않는 총체적 난국.
월요일부터 어찌어찌 풀려나갈 기미가 보이고 대충 가닥이 잡힌 어제부터 다시 식욕이 도네.
정신과 육체가 엎치락뒤치락 서로를 지배한다는 걸 실감한 시간이었음.

어쩌다 겹치기가 되어버린 잔지바르 촬영본은 내 데탑이 외장하드랑 충돌을 해서 노트북으로 쪼그려 앉아 한번 겨우 훑었다.
코로나만 아니면 최소 3주에서 1달동안 현지에 머물면서 찍을 예정이었는데 일주일만에 후다닥 말아와서 이 정도지 본래대로라면 한번 다 보는데도 밤 샜을듯.
카카오로 넘어가면서 사라진, 내 경험상 가장 좋은 영상매체였던 다음팟을 그리워하면서 내 노트북에는 곰플레이어를 깔았다가 (ms에 탑재된 미디어 플레이어는 촬영 파일을 못 읽음) 부친의 과거 노트북에 다음팟이 아직 살아있는 걸 발견하고 그걸로 재생. 5초 간격으로 리와인드, 포워딩이 되고 경험상 안 열리는 파일이 없었던 다음팟을 요상한 걸로 바꾼 카카오는 정말 반성해야 함.

작년에 독일계 교수님의 영어를 번역하다가 하얗게 불태운 서브작가와 어디 영어가 가장 알아듣기 어려우냐를 토론했었는데 이번에 보니 아프리카가 최강인 것 같다.
고유명사라도 좀 챙겨보려고 영상 안에 있는 인터뷰를 잠깐씩 들어보는데...... 와.....진짜 내가 영어 못 하는 걸 감안하더라도 정말 들리는 게 거의 없음.
번역자가 마감을 왕창 늦췄길래 인터뷰가 많나? 했는데 그 이유가 아닌듯.
그나저나... 내가 편구 줘야하는 건 27일인데 영어 번역이 29일에 넘어오면 어쩌라고???
내가 잘 모르는 동네라 안전하게 인터뷰 위주로 오디오 깔고 그림으로 덮으려고 했는데 가능할지 모르겠다.

촬영본 보면서 느끼는 게.... 유럽이랑 아프리칸들은 정말 코로나가 안 무서운 건지 아니면 죽어도 좋아~인지?
코로나로 폐쇄된 유령도시를 걱정하면서 갔더니 진짜 뭔 쓸데없는 걱정.
마스크 쓴 사람은 촬영팀 빼고 딱 한번 찍혔을 정도로 노마스크에 아이부터 노인까지 관광객들이 넘쳐남.
세상은 넓고 사람들은 다양하다는 걸 다른 의미로 느끼게 해주는 촬영본이었다.

그나저나... 저 밋밋한 그림을 어떻게든 재밌게 이으려면 인터뷰가 맛깔나야 하는데 걱정이다.

2개가 교대로 나를 볶고 있는데... 둘 다 무사히 마감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