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역사재단 한국고중세사연구소 | 동북아역사재단 | 2021.6.?~ 7.5
한 분야를 몰아서 읽다 보면 점점 눈에 익는 이름들이 생기는데 요즘 고구려 독서에서 내가 그렇다. 이 책은 고구려 중기의 역사와 사회를 여러 고구려 전문가들이 각자 분야별로 나눠서 논문 형식으로 정리한 글들을 모은 것인데 글을 쓴 이름들 상당수가 친숙하다. (물론 이건 나 혼자만의 일방적인 친숙함. ^^) 특히 직전에 2권을 연달아 읽었던 김현숙 박사님의 글은 복습을 하는 느낌.
1부는 중앙집권체제 정비와 왕권 강화, 2부는 영토 확장과 지방 통치에 관한 내용인데 나 포함 우리가 많이 배워왔던 고구려 역사는 전기와 후기에 집중되어 있구나를 느끼게 해준다. 전기에 수없이 등장해 고구려 지배 계급의 특징으로 알고 있었던 나부 체계가 중기에는 이미 와해되어 집안 중심의 귀족 지배 체제로 바뀌었다는데.... 이 나부를 기초로 끄적이고 있었던 입장에서 살짝 맨붕이 왔었다. (뭐 이건 어찌 되겠지....)
고구려 중기의 주요 용어나 체제에 대한 정리를 하려면 이 책을 보라고 권하고 싶다. 이걸 읽으니 머리에 그림이 정확하게 그려지기 시작함.
일반 독자로서 가장 감사한 것 중 하나는 한자에 음을 꼭 달아준 것. 이 책 끝내고 바로 읽기 시작한 고구려 음식 관련 책에는 중요한 명사나 고유명사가 한문으로만 써있다. 고대 역사를 다른 책들의 한자는 가뜩이나 난해하고 어려워 이미 알고 있는 단어를 제외하곤 해독 불가능이라 옥편을 꺼내야하나 고민하면서 힘들게 진행하고 있는데 이건 술술 잘 읽어짐.
어린 시절 한 때 사학과 가고 싶었는데 안 가길 잘 했음. 갔으면 한문 공부하다가 만세 불렀을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