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에 민주당이 그나마 붙어볼 건덕지가 있는 고건을 날리고 그래도 어찌어찌 비벼볼 실낱 같은 희망이라도 있는 손학규 대신 정동영을 대통령 후보로 뽑았을 때 그 암담함의 데자뷰랄까.
당시 정동영은 비전이고 뭐고 하나도 없이 이명박은 사기꾼, 쟤는 후보 자격 없음, 절대 안 됨만 내내 외치다가 처절하게 발렸는데 거기서 교훈을 얻은 사람이 민주당 지도부에는 없는 모양이다.
지금 하는 꼬락서니를 보면 윤석열의 온갖 허물과 자질 없음을 어필해 끌고 갈 모양인데... 그쪽 지지자들은 윤석열이 김정은의 절친이라는 증거가 나와도 일단 찍을 거라는 걸 단체로 다 잊었거나 잊기로 한 모양.
솔직히 오세훈이 그 생태탕 집에 갔지 안 갔겠냐. 그치만 도덕적 잣대가 저 공화당 - 민정당의 후예들에게 한없이 너그러운 국민들에겐 먹히지 않았다는 바로 올해의 그 쓴 교훈조차도 떠올리지 못하는듯.
당시 이명박은 죽어도 못 찍겠다는 내 주변 사람들은 투표장 안에서 피눈물을 흘리면서 정동영을 찍거나 (<-너무 끔찍해서 투표 날짜도 기억하는 12월17일 당일 저녁에 종로2가의 맥주집에서 만났던 지인의 고백) 나처럼 다시는 이런 물건을 우리 앞에 들이밀지 말라고 경고하는 의미에서 문국현을 찍었는데... 다시 하지 않아도 될 줄 알았던 그 고뇌를 내년에도 해야하지 싶네.
이쪽은 영혼까지 끌어모으고 중도층을 어떻게든 끌어와야 하는데 이재명으로 과연??? 되면 그나마 차악이겠지만... 정동영과 그의 친구들도 자신들이 될 줄 알았을 테지. 호불호를 떠나 밖에서 보기엔 정동영 시즌 2. 당시 정동영이 후보 됐을 때 열받은 친노 꾀돌이들이 다 엎어져서 나 몰라라 했는데 이번엔 어쩔라나. 하긴 다들 이제 늙어서 그때처럼 전선 제일 앞에 설 군번들은 아니지만.....
저 동네에 입당해서 경선 때 홍준표라도 찍어야하나 진짜 심각하게 고민 중.
큰 이변이 없는 한 내년 대선에는 -만약 출마한다면- 진영과 상관없이 그나마 사람으로 보이는 김동연 전부총리나 선거 때마다 빠짐없이 내게 웃음을 주는 허경영에게 드디어 한표를 줘야겠다.
지난 4년 반이 정말 꿈처럼 흘러갔네. 참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