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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설

근황

by choco 2021. 12. 21.

1. 글을 써도써도 끝이 안 남. 

달려도 달려도 70%인 마의 구간을 간신히 벗어났나 싶었는데 다시 80% 구간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올해 마감은 튼 것 같고 내년 설 전에 마감하는 걸 목표로 달려야겠다. 

500쪽은 이미 넘었고 까딱하면 600쪽도 넘지 싶은데...  그래도 길게 써도 되는 시대가 와서 다행.  

 

2. 어제 난리 난 신지예 보면서...  한동안 잊고 있었던 부르조아 페미니스트란 단어가 떠올랐음. 

나의 정체성을 페미니스트로 규정하면서도 20세기 내내 여가부, 이대, 법조계 등등의 페미니스트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이유가 바로 그녀들의 자기 계급 지향성이랄까, 유리 천장을 깨기 위해 노력한다면서 어느 단계로 가면 치마 입은 명예 남자가 되어버리는 행태. 

그게 더 지저분하게 변질된 21세기의 모습을 페미니스트란 정체성으로 먹고 살다가 한계에 도달해 명예 남자의 구간으로 진입하는 신지예를 보면서 재현 중. 

주장하는 바에는 종종 동조했으나 왠지 인상이 쫌 별로라 표는 안 줬던 내 감, 혹은 촉에 감사. 

국짐에선 대놓고 쓰다 버리겠다고 하던데 페미니스트는 아니었지만 역시 쓰다 버려진 손수조 2가 되지 싶다. 

 

3. 파도파도 끝없이 나오는 김건희, 혹은 김명신의 사기 인생을 보면서 리플리 증후군도 떠오르고.... 

그녀의 이력서 식으로 과대 포장하면 나도 꽤 괜찮은 이력이구나란 자기 도취마저 갑자기.  수십년 전과 바로 몇년 전에 강사 임용 떨어졌던 학교에도 붙었겠다 싶은.  근데 검사 남편이 없어서 그러면 안 되는구나. 내가 그러면 바로 은팔찌겠지. 

양평에 집 있는 지인에게 들은, 그 지역 유명인사(?)였다던 김건희 모친(=윤석열 장모)에 관한 동네 주민들의 증언들도 줄줄이 떠오르는데...  이건 사실적시 명예훼손이 있는 나라라서 만나는 지인들과 나누는 걸로. 

줄리 가지고 김어준이며 여기저기서 헛발질이던데 솔직히 줄리였는지 호스티스였는지 아니면 섬마을 ㅈㅂ였는지는 의미없음.  몸 팔던 여자라도 결혼해서 잘 살면 그걸로 된 거지 과거를 갖고 주홍글씨 달아서 조리돌림하는 건 반대 입장. 근데 본인도 저렇게 줄줄이 사기를 치고 그 어머니는 남들 줄줄이 패가망신 시키는 전문인 모녀 사기단인 건 조리돌림이 아니라 돌팔매를 맞아도 할 말 없지. 

근데 저 난리를 치는 국짐에게 지고 있는 민주당 후보를 보면.... 솔직히 이쪽도 카레맛 똥인 것 같음. 저쪽은 카레맛 설사고.  똥맛 카레만 되도 찍어주겠구만.  -_-;;;  

 

4. 설강화.... 

하태경, 김문수의 방송국 버전인지 아니면 부채의식을 극단적인 자기변명으로 지우려는 시도인지는 모르겠으나 그 시대를 살아왔고 배워온 입장에서 제정신은 아닌 걸로 보임. 

정 그 시대를 배경으로 로맨스를 쓰고 싶었다면 운동권 남자와 안기부 부장의 딸이나 운동권 여성과 안기부 직원이었으면 저 난리는 안 났을 테구만.  운동권인척 잠입한 안기부 직원도 괜찮았을 것이고.  그러다가 감화가 되든지 죽든지 다치든지.  그러면 저들이 주장하는 로맨스과 시대의 아픔을 한꺼번에 그릴 수 있는 거 아니었나?

가장 화나는 것은 동백림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남주의 배경. 윤이상 작곡가가 그 일로 얼마나 큰 고초를 겪었고 죽을 때까지 한국 땅으로 돌아오지 못한 것은 물론이고 이명박근혜 때는 그나마 그의 이름빨로 명성을 구축한 윤이상 음악제가 잘 나가는 꼬라지를 보지 못해 망하게 하려고 난리굿을 피웠던 걸 생생하게 기억하는 입장에서 욕이 랩으로 나옴. 

본래 역사는 보수반동으로 인한 수많은 퇴행을 겪으면서 진보한다는 걸 배우긴 했지만...  그 보수반동은 이명박근혜가 마지막이고 그 이후는 잔불 끄기라고 믿었던 내가 얼마나 낙천적이고 낭만적이었는지 요 근래 보면서 실감 중. 

1789년(이던가?) 혁명부터 왕정과 공화정이 끊임없이 치고 박으며 교대했던 프랑스 혁명사를 읽으면서 마음을 다스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