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에도 한권 독파. ^^V
저자가 서문에서 밝혔듯 이 책은 미술사의 부스러기 이야기들, 재미있는 파편들을 모은 내용이다. 작가, 작품, 우리 미술, 해외 미술계의 유명한 에피소드, 감상과 우리 미술계에서 있었던 웃지 못할 얘기들이 집합된 읽을거리. 딱 그 수준으로 보면 될듯.
저렇게 카테고리는 잡혀있지만 그 공통적인 색채도 약하고 전체적인 연결성은 거의 없다. 그렇지만 재미는 있다. 어느 정도는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것도 있고 선데이 서울이나 여성 중앙 류 수준의 스캔들도 분명 존재는 한다. 하지만 그런 잡지들처럼 읽고 버릴 책은 아니다. 저자의 권유대로 그냥 미술과 한번 잘 놀아봤다는 느낌.
그리고 서구인이 쓴 미술책과 달리 우리 그림과 우리 화가에 대해서도 쏠쏠히 다루고 있어서 그 나름의 즐거움이 크다. 사실 난 이 부분에 가장 점수를 주고 싶다.
앞서 읽었던 책들에서 받은 여운과 아직 날아가지 않은 지식의 파편들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연관성 있는 주제를 잡으니까 지식이 좀 더 입체적이 된다고 해야할까? 내가 알고 있던 사실과 살짝살짝 상충되는 부분들도 있는데 그건 언젠가 제3, 제4의 책을 만나보면 다수결이나 확고한 음성에 의해 정리가 되리라 믿고 있다.
아쉬움이라면 매 내용에서 비중있게 얘기는 하면서 정작 그 그림은 나오지 않는 경우가 왕왕 있었다는 것이다. 도판 사용허가가 나지 않았다거나 등등 나름의 문제가 있었겠지만 그래도 그림을 말로 상상해야 하는 건 좀 김이 빠졌다. 특히 잘 모르는 그림일 경우에는 그 궁금증이 집중에 방해가 될 정도.
그야말로 영양가는 없지만 개인적으로 생각지도 않았던 수확이라면 치치올리나와 쿤스의 양육권 다툼의 결과를 이 책에서 알게 됐다는 것. 결국 치치올리나가 아들의 양육권을 빼앗긴 모양이다. -_-; 난잡하고 화끈하게 놀아난 걸로 치면 치치올리나를 능가할 인간이 쿤스인데... 방종의 정도가 압도적으로 차이가 있지 않은 한 아직도 세상은 남자의 손을 들어준다는 현실을 재확인하는게 좀 씁쓸.
본래 미술이랑 별로 친하기 않기 때문에 더 이상 쌓아놓은 미술책은 없다. 이제 신화나 역사 쪽으로 돌진을 해줘야 할듯. 며칠간 즐거운 그림책 읽기였다~ ^^
책/예술
그림 아는 만큼 보인다
손철주 | 생각의나무 | 2007.2.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