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까 저녁 때 내일 회의가 하나 잡히지 않았다면 더없이 가뿐한 금요일 밤이건만... 이 감독님은 새마을 운동 세대라 그런지 지금 대한민국은 주5일제 근무를 한다는 사실을 아직도 인지하지 못하시는 것 같다. 작년에 일 하나 할 때도 토요일에 미팅 잡았음. -_-; 주말에 일하는 거 무~지하게 싫어하지만... 그래도 먹고 살아야지.
2. 무시무시하게 오른 의료보험료를 보면 정말 심란하다. 지금 의사들이 다행히 미친듯이 반대해주고 있는 의료법이 통과되면 앞으로 의료비는 더 오를 것이고 거기에 발맞춰 의료보험료는 그것보다 더 많이 오를텐데. -_-; 유시민이 누구 편인지 이번에 극명하게 알았다고 해야할까. 그리고 엉뚱한 사안은 핏대 올리는 그 많고 많은 시민단체들은 다 어디에 가 죽어 있는지.
제발 의사들의 뻘짓이 이겨서 통과가 저지되길. 내가 의사들 편을 들 날이 올 줄이야.... 세상사 정말 요지경이다.
3. 한학기 다니고 졸업했지만 어쨌든 공식적으로 내 모교인 초등학교에 오늘 불이 났다. 집에 있었다면 요란한 사이렌 소리에 뭔 일이 났는지 놀랐었겠지만 마침 없었던 고로 나중에야 그 사건을 알았음.
예전에... 숙제 엄청 많은데 다 못했거나 준비 제대로 안 한 시험이 있기 전날이면 학교에 불나면 좋겠다는 상상을 많이 했었는데... ㅋㅋ 그 숙원(?)이 수십년 뒤에 풀린건가? 저 일로 봄방학이 땡겨질 것 같다는데 애들 좋겠군.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다니... 내일 뽀삐 데리고 산책 삼아 구경이나 한번 가볼까나...
4. 외할머니 병문안 갔다왔다. 할머니를 보면서 사람이 늙는다는 게 뭔지 하는 생각을 또 좀 많이 하게 됨. 그렇게 깔끔하고 총기 좋고 꼬장꼬장한 공주과 노인네였는데. 약해지고 늙음을 그대로 드러낸 모습을 보니 마음이 짠~.
할머니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으면서 제일 무심하고 데면데면해 할머니 눈에 눈물 나게 한 사촌동생 놈을 생각하니 괘씸. 성질 같아선 전화 걸어서 한바탕 퍼붓고 싶으나... 나보다 더 한성깔하시는 이모들이 벼르고 있는 고로 나까지 보탤 필요는 없다는 생각에 자제하기로 했다. 할머니 돌아가시면 제일 팍팍해질 놈이 지금부터 여기저기 비위를 맞춰도 시원찮을 판에 왜 저리 아둔하게 구는지. 하여간 사내놈들은 당장 자기 편한 것 말고는 두 치 앞도 못보는 게 공통점인 것 같다.
머리 검은 짐승한테 잘 해줘봤자 소용없다는 옛말도 떠오르고... 일단 나를 봐도 그렇다. 할머니 손을 엄청 많이 타고 자랐으면서 바쁘단 핑계로 1주일에 한번 겨우 병원에 출석도장 찍고 오는 게 고작이니. 남 욕 할 처지가 못되지...
5. 우리 부친... 선하고 알뜰하고 저 연세 치고는 나름 오픈 마인드라 선택의 여지없이 뽑기를 한 입장에선 행운이라고 인정을 한다.
그런데 오늘처럼 내 외가쪽 일에 심통을 부릴 때면 까칠한 소리를 한마디 해주고 싶은 걸 참느라 혈압이 오르락내리락 한다. 도움을 주지도 않고 또 도와줄 것도 아니면서 왜 그리 고약한 호기심만 가득한지. 부모 자식간에도 이렇게 혈압이 요동을 치는데 결혼한 여자들에게 이게 얼마나 큰 스트래스일지 간접적으로나마 체험을 하고 있음.
늙어서 나보다 아랫 사람에게 저런 모습은 절대 보이지 말아야겠다는 금과옥조를 오늘 하나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