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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설

이태원, 이재명, 이낙연, 박지현 등등...

by choco 2023. 2. 27.

방금 체포동의안 결과 보면서 의식의 흐름에 따라 막 쓰는 글. 

오늘 이태원에 갈 일이 있어서 가다가 해밀턴 호텔 앞을 지나는데 벽에 빽빽하게 붙은 포스트잇을 보면서 뭐라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 몰아침.  굳이 단어로 엮어보자면 가슴이 선득하면서 애이고 텅 비는 느낌?  거기서 돌아가신 분들 중 단 한명과도 일면식 없는 내가 이런 감정이니 가족들은 심장을 한점한점 저며내는 것 같겠다 싶었다.  잠깐 멈춰서 명복을 빌면서 지나치는 게 할 수 있는 일의 모두라는 게 참 허탈하고 미안하달까...  애도도 조심스럽게 해야하는 이 사회는 뭔가 정상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좀전에 민주당에서 이탈표 30표나 나온 체포동의안 결과를 보면서 실소. 

 후보 경선 때 이재명 지지자들은 이낙연 지지자들을 똥파리, 수박이라고 부르고 이낙연 지지자들은 이재명 지지자들을 찢빠, 이재명 후보를 막산이라고 부르면서 격렬하게 대립하더니 이재명 후보가 되자 '일부' 이낙연 지지자들은 결국 열혈 2찍으로 돌아섰다. 

일부라고 확실하게 못 박는 이유는 나 역시 이낙연 지지자였고 경선 때 이낙연 후보에게 표를 준 것은 물론이고 주변에도 그에게 표를 주자고 꽤 열심히 권유를 했었다.  후보 경선에서 졌을 때 심적인 타격이 전혀 없었다고는 할 수 없었다.  그렇지만 윤석열과 그 일당이 대통령이 되는 건 -지금 실시간으로 체험중인- 악몽이라고 확신했기 때문에 당연히 1찍.  이낙연 지지했던 내 주변도, 뒤로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결국 대선 때 이재명 후보에게 투표했다. 

내 주변 열혈 이재명 지지자들은 이낙연 후보가 경선에서 패배한 뒤 바로 선거 운동 도와주지 않았고 또 열심히 하지 않았다고 이를 갈았지만 솔직히 반대 상황이었으면 이재명 역시 이낙연 처럼 허탈감에서 벗어나는 칩거의 시간을 가졌을 거라고 확신. 그리고 이재명 지지자들에겐 만족하지 않을지 몰라도 그 나름으로는 최선을 다해서 도왔다고 본다.  (이 역시 이재명도 비슷했을 거라고 생각함.)

근데... 대선 패배 후 수습이 되어야 하는 골이 갈수록 심해지는 느낌. 

윤석열이 문대통령을 잘 챙겨줄 거라는, 절대 논술은 봐서는 안 될 논리 구조를 가진 그들 자칭 문파. 그들을 제외한 다른 이들에겐 '뮨'파라고 불리는 논리가 고장난 사람들은 제외한  나머지는 공화국 시민을 검사 왕국 노예로 만들고, 나라를 팔아먹으려고 작정한 윤산군이라는 공동의 적을 향해서 그래도 어느 정도는 뭉쳐야하지 않나 싶은데... 이번 체포동의안부터 오늘 투표까지 과정을 보면서 인간의 탐욕이 얼마나 뇌를 고장내는지 또 한번 배웠다. 

이재명 지지자들에겐 현재 이낙연은 윤석열과 동급, 혹은 그 이상급의 공적이 되어가고 있는 것도 좀...  앞으로 행보를 보면서 평가를 또 수정하겠지만 현재까지는 극렬 빠 팬덤을 가장한 2찍들이 이낙연 후보를 욕먹이는 형국이지 싶다.  이 판단이 맞기를 후보 경선 과정에서 지지했던 한명으로 간절히 바란다. 

작년에 대선 후보 토론을 준비하면서도 '정말 똑똑한 사람이구나' 라는 이상의 호감은 품지 않았던 이재명 의원를 당분간 묻지마 지지를 하기로 한 이유는 며칠 전, '함께 가야 하는 동지들이다. 수박이라는 말을 쓰지 말자'는 요지의 워딩 때문.  2년 가까이 죽어라 싸우고 있는 이낙연 빠와 이재명 빠들에게 내가 정말 내내 해주고 싶은 말이 바로 저거였음. 

죽을 힘을 다 해서 100%로 뭉쳐서 민주사회의 적인 검찰 & 기득권과 싸워도 이길까 말까 형국인데 적을 앞에 두고 우리끼리 총질하고 있으면 도대체 어쩌자고???!!!!의 갑갑함을 풀어주는 소리였다.  판을 만들어서 게임을 끌어갈 수 있는 사람이구나, 라는 믿음도 처음으로 생기고.   

할 수 있는 건 멀리서 조금만 더 버텨달라고 기도하는 것 뿐. 그리고 도를 넘는 헛소리 신고해주는 거 정도. 트위터가 참 좋은 게 차단이란 게 있어서 조금만 신경 쓰면 그래도 청정한 sns를 할 수 있다는 거지. 

대선 후반기에 등장했던 박지현.  대선 때 이 여성에게 민주당은 큰 빚을 졌다고 생각한 입장이라 점점 ??? 하는 행보에도 지지를 보내왔다.  좀 더 클 수 있는 자신을 너무 빨리 소모하는 게 아닌가 하는 안쓰러움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는데... 똑똑한 사람이니 그 나름의 생각이 있겠지만... 요즘은 내가 이해하기엔 좀 어려운 당신이랄까.  

2012년 이후 국민 비호감이 되어가던 때에도 안철수에게 진 빚을 떠올리며 기대를 가졌고 그에 대한 마지막 미련까지 버리는데 10년이 걸릴 정도로 정을 떼는데 좀 느린 편이다. 부디 박지현은 내게 제2의 안철수가 되지 않으면 좋겠다.  

왜 민주당에는 완벽무결한 순결성을 요구하는지 민주당 지지자라는 뮨파 포함 국민들은 가슴에 손을 얹고 고민 좀 해보면 좋겠지만 그런 성찰을 할 정도면 2찍을 할 수 없지. 상위 2찍들이야 자기들이 뿌리는 부스러기에 감지덕지하며 벌벌 기어야할 것들이 고개 빳빳이 들고 권리니 어쩌니 하니 속이 뒤틀리고 다 밟아줄 윤가 일당이 좋겠지만 마름은 고사하고 머슴 자리 놓고도 박 터지게 싸우는 사람들이 2찍하는 이유는 정말 불가사의. 

그나저나 학폭 가해 부자 정순신과 그 아들 정윤성은 이렇게 또 흐지부지???   저런 애가 성공하는 사회는 정말 끔찍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