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도 수정이 아니라 대본 두개. -_-V 본래 월~수요일까지 널널하게 나눠서 할 예정이었는데 갑자기 일정들이 당겨지는 바람에.... 주말에 탱탱 놀지 말고 미리 했으면 좋았겠냐는 말은 이제 내 주변 누구도 하지 않는다. 왜냐. 이00 라는 인간에게 절대 불가능한 미션이란 걸 알기 때문에.
그리고 이번엔 좋은 핑계가 있다. 토요일에 포름 알데히드 샤워를 받는 바람에 일요일은 회복하는데 써야 했다는... ㅋㅋ
2. 토요일에 동계 체전 피겨 보러 태릉으로 고고~
중학교 때까지 이 동네에서 거기까지 한번에 가는 버스가 있어서 (물론 당시에서 1시간 넘게 한없이 가긴 해야했다) 3년 내내 소풍 장소로 한번씩 가야했던 그곳. 그리고 한번도 가보지 않았는데 교통 체계가 바뀐 걸 제외하고는 거의 바뀐 게 없는 것 같다. 하긴 육사와 태릉 선수촌이 그렇게 떡~하니 자리 잡고 있는데 거기에 뭘 하겠냐.
70-80년대 드라마나 재연 씬 찍을 곳 누가 헌팅한다면 거길 알려줘야겠음.
3. 작년 9월에 현대카드에서 한 아이스쇼를 제외하고 피겨 경기를 보러간 것도 얼마만인지. 10년이 더 넘은 것 같다. 자리 잡아놓겠다는 Y 님의 배려로 느즈막히 출발해서 B조 여고부 이상 웜업할 때 딱 맞춰서 도착. 조금만 일찍 가서 동원군의 깜찍한 야구딘스런 스텝을 봤어야했는데.... -_-;
10년 전에 갔을 때는 국가대표라는 여자 선수도 더블을 뛰었는데 이제는 B조에서도 상비군은 트리플이 1-2씩은 들어가주는 걸 보니 감개무량. 그리고 스케이트 실력 자체와 상관없는 느낀점은.... 저 선수들 부모님은 뭘 드셨길래 저리 쭉쭉빵빵한 자식들이 나왔을까. ㅠ.ㅠ 우리랑 완전히 골격 자체가 다르다.
공연장이나 이런 경기장 와서 절감하는건데... 확실히 종자 개량이 된 모양이다.
4. 엉덩이 무게가 1톤이 넘는 나를 태릉까지 움직이게 한 이동훈군. 너무 잘 했다. ㅠ.ㅠ 점프로 더블 악셀 하나만 팝업하고 나머지는 모조리 클린하게 성공. 어쩌면 그렇게 쉽게 뛰는지. 점프 높이가 높으니까 트리플을 뛰어도 쿼드를 뛰는 것 같은 착시가 느껴지게될 정도다.
그런데 말 타면 호령하고 싶다고... 맨날 팝업하던 점프들을 다 성공시키니까 이제는 안무 디테일을 좀 살리지, 저렇게 설렁설렁 말고 분위기 좀 더 강렬하게 하면 안되나. 스핀이 좀 빠르면 좋겠다. 3-3은 기본으로 붙이고 쿼드도 넣어줘야 하지 않나 등등의 시커면 욕심들이 불끈불끈....... -_-a
올해 도쿄 세계 선수권에서 3-3에 쿼드 넣어서 오늘 정도로만 타주면 좋겠다는 소박한(?) 소망을 가져본다. 내년엔 당연히 위에 있는 모든 요구사항을 수용해줘야.... ㅎㅎ;
5. 연아양의 종달새는 잡지만큼 좋은 별책부록을 받은 느낌. ㅋㅋ 그녀가 링크에 들어서면 주변의 공기 자체가 달라지는 것 같다. fsu에서 한 팬 투표에서 올해 여자 선수 프리 프로그램 중에 가장 멋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는데 민족주의나 팬심과 상관없이, 그냥 피겨팬으로서 진심으로 동감.
룹 다시 되찾고 스파이럴이랑 스핀 보강하면 은퇴할 때까지 세계 최고 수준을 유지할 것 같다. 투자 하나 한 것 없는 이 나라에 무슨 복이 있어서 저런 아가씨가 뚝 떨어졌는지. 하긴... 저 아가씨 플러스 똑똑하고 독한 모친이 옵션으로 따라 붙어서 가능했겠지. 언론에 밀려서 아픈 애 어영부영 출전시켜서 완전히 망치지 않고 버텨준 그 뚝심이 정말 고맙다.
6. 신예지양의 재발견. 화면이란 게 사람을 부~하게 보이게 해서 그런지 TV로 볼 때는 좀 부담스럽다고 해야하나? 하늘하늘한 연아양이나 최지은양에 비해 좀 떡대가 있는 예지양의 스케이팅이 그다지 눈에 들어오지 않았는데 실제로 보니 참 시원시원하고 디테일이 곱다. 정상권의 현역과 비교한다면 로셰트와 비슷한 느낌?
프로그램에서 트리플을 한두개 정도만 더 확실히 뛰어주면 사대륙 정도 레벨에선 10위권 안에서 충분히 놀아줄 수 있을 것 같은데... 다음 시즌을 기대~
최지은양은... 개인적으로 이번 시즌은 스킵하고 내년을 대비했어야 했다는 생각이 마구 드는 중이라. 경기 볼 때마다 안쓰러움. 나이도 어린데 왜 저리 자기 몸을 망가뜨려 가면서 억지를 부리는지. 아라카와나 슬여사처럼 길게 타겠다고 생각하면 안될까?
7. 태릉의 포름 알데이드 샤워.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는데 여긴 소문보다 더 거~~~하다 못해 조금만 더 하면 다들 괴물로 변신할 것 같다.
관람석에 앉은지 10분도 안 되어서 코끝이 아릿해지더니 점점 찌릿찌릿. B조 경기가 끝날 즈음에는 미간이 슬슬 아려오기 시작한다. 다행히(?) 그리 길지 않은 시간만 있어서 가벼운 두통 정도에서 난 스톱했지만 아침부터 있었던 사람들은 머리 깨지고, 목 아프고 난리가 났던 모양.
120억 짜리라는데 도대체 어디서 얼마나 빼먹었길래 그런 엄청난 경기장이 나왔는지. 갑자기 전모 패밀리 건설회사의 부실공사로 서울대 문화관에서 우리 동기가 하나 죽었던 사건이 떠올라 천정에 떨어질 거 없는지 몰래 올려봤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