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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설

이런저런 근황 끄적

by choco 2024. 6. 25.

미래의 내게 읽을거리를 주기 위한 기록... 이라고 아름답게 덧칠하고 있으나 실은 배가 고파 일을 못 하겠어서 시간을 보내기 위한 몸부림.  아주 눈곱만큼이라도 생산적인 일을 해보자는 의미이기도 함. 

요즘 핫한 박용우 교수 다이어트 3주차에 접어들어서 월요일에 베리류의 과일은 풀렸다.  다이어트 기록은 나중에 따로 쓰기로 하고, 일단 이번 주에는 2번 24시간 금식을 해야해서 어제부터 시작.  4시에 먹을 수 있는데 시간 진짜 안 가는구나.  

내가 어릴 때 읽던 위인전이나, 우리나라를 배경으로 한 동화책 주인공들이 수도물로 배를 채울 때 얼마나 슬프고 암담했을지 40년이 흘러서 알게 된다.  난 자발적으로 하는 거고 이 시간만 지나면 원하는 만큼 먹을 수 있지만 그 기약없는 굶주림을 이겨내야 하다니... 학생들 무상 급식은 정말 절대로 지켜줘야 함. 더불어 돈이 없어서 한끼만 드신다는 노인들의 문제도 해결해야 하는데 내 세금 다 어디로 갔나.  윤산군과 그 일당들은 곱게 죽어선 안 됨. 

내가 학생일 때 기아 체험이라고 한국전쟁이 일어난 오늘 6.25에 점심 한끼 굶으며 고통을 체험하게 하는 학교들이 있었는데 (우리 학교는 해당 안 됨) 전쟁과 상관없이 주변의 불편과 아픔을 아주 조금이라도 경험해보는 의미에서 나쁜 교육은 아니었던 것 같다.  물론 지금 그런 거 했다가는 학대라고 뒤집어질 테니 불가능. 

뭔가 하나 더 쓸 일이 있었는데 그건 배 고픈 얘기 쓰다가 잊어버렸고, 또 하나 기록할 일은 새 작업실 계약했다.  계약금은 어제 보냈고 건물주가 해외 출장 중이라 돌아오면 계약서 쓰는 걸로. 

작업실 새로 구하면서 내가 얼마나 온실 속 화초였는지  새삼 또 실감.  산 좋고 물 좋고 정자 좋을 수 없다는 건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건 물건 대비 정말 미친 임대료임. 

내 예산 대는 다 치명적인 결함이 있다.  근사한 테라스가 있다는 물건은 계단을 한없이 올라간 산 중턱에 있는 건물 + 건물 계단 3층 (내 도가니... 왜 1000/55 였는지 알았음.),  넓고 주차 되고 엘리베이터도 있다는 건물은 관리가 안 되어서 복도에 불은 들어오지 않고 엘리베이터에 내리자마자 공용 화장실 냄새 진동하는데 1000/70 (-_-;;;). 1000/60 은 관리하는 시늉은 한 모양이나 너무 좁아서 패스. 그나마 적당한 위치에 새로 수리해서 깨끗하고 건물도 관리가 좀 된 8평 짜리는 1000/80!!!  거기에 관리비 더하면 최소 90만원. 

결국 예산을 좀 더 올려서 가장 가까운 곳으로 결정. 물론 여기도 구옥을 개조한 3층이라 겨울에 어떨지 장담 못 하나 위치가 깡패이고 일단 넓어서.  곰팡이 발견되면 바로 처치할 수 있게 외벽이 닿는 곳에는 책장 안 두고 안쪽 벽에만 책장 둬야겠다.  경험 많은 친구가 계약서 쓸 때 하자 특약 넣으라고 함.  곰팡이로 인한 재도배를 세입자 보증금에서 까는 @#@$^한 건물주도 있다고 함.  

여하튼 저 모든 물건은 다 원룸으로 나왔으나 전입은 불가능. 근생을 주거용으로 임대하는 건데... 보증금이 적으니 만약 사고 나도 월세 안 내고 보증금 다 깔 때까지 대충 뭉갤 수는 있겠지만 내가 주거용을 구하러 다닌다면 저것도 굉장히 불안한 요인 중 하나였겠다 싶음. 

지금 작업실에서처럼 부디 새 작업실에서도 아무 사고 없이 잘 지낼 수 있기를.  

뒤늦게 생각나서 덧붙이는 마지막 기록. 

매년 꿀을 사먹던 양봉장인 조승현 농부님이 소천하셨다고 한다.

좋은 꿀 먹게 해주셔서 감사하고 부디 평안하시길. 남은 가족분들도 힘내시길 멀리서 기원한다. 

요즘 진짜 제대로 된 꿀, 특히 밤꿀은 사먹기 힘든데 농부님이 돌아가셔서 이제 또 품질과 가격이 맞는 꿀을 찾아서 삼만리를 해야겠구나. 

마지막 꿀이라고 올라왔던데, 두병만 사서 쟁여놓을까 고민 중.  올 가을에 밤꿀 나오면 사려고 했는데... 정말 인생 무상.